윤석열 탈당에 "안타깝지만 존중" "원죄 지울 수 없어"

곽우신 2025. 5. 1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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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유세 기반 마련"... 개혁신당 "민주주의에 대한 또 한번의 모독"

[곽우신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세 번재 공판을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문수 후보가 자유롭게 유세할 기반이 마련됐다." -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결국 국민의힘을 자진 탈당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윤씨의 결단을 높게 평가하며 추켜세웠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역전의 발판을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당장 보수 진영 안에서도 엇갈린 평가와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윤씨의 탈당 의사를 존중해 수용할지, 당 지도부의 방침은 17일 오전 현재까지 명확히 나오지 않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탈당 입장을 냈는데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서 뜻을 존중한다"라고 밝혔다. "여러가지로 앞으로 (내가) 대통령이 되어서, 저희들이 (윤석열씨의) 뜻을 잘 받아들여서 단합하고, 더 혁신해서, 정말 국민의 뜻에 맞는 그런 당으로, 그런 선거운동으로, 그런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판을 잘 받고 건강을 잘 유지하시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는 탈당과 관련한 사전 논의가 "없었다"라며 "여러가지 질문이 많이 있겠지만 간단히 말하겠다"라고만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기자들과의 구체적인 질의응답은 피한 것이다.

윤석열 "당 떠나지만 백의종군"... 국민의힘 "스스로 결단하신 것"

윤씨는 17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라며 "그동안 부족한 저를 믿고 함께 해주신 당원 동지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존속될 것이냐, 붕괴되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라며 "제가 대선 승리를 김문수 후보 본인 못지 않게 열망하는 것도 이번 대선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길지 않은 정치 인생을 함께 하고 저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탈당 이유를 밝혔다.

윤씨는 "저는 비록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며 "동지 여러분께서는 자유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을 더욱 뜨겁게 끌어안아 주시기 바란다. 각자의 입장을 넘어 더 큰 하나가 되어 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특히 "제가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며 "이번 선거는 전체주의 독재를 막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이다. 국민의힘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 주시라"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저는 여러분과 늘 함께 하겠다"라며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 절대 잊지 않겠다"라고도 부연했다.

그러자 신동욱 선거대책본부 대변인단 단장은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일주일 간 언론의 관심이 저희 생각보다 윤석열 대통령 탈당에 집중되어 있어서 김문수 후보의 장점과 진면목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분석과 안타까움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 문제가 마무리된 만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2주간의 선거 운동 기간 동안 김문수 후보가 자유롭게 유세할 기반이 마련됐다"라고 자평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서 저희 당 내에서도 다른 의견 가진 분 많았는데, 오늘을 계기로 다 화합하고 힘을 합쳐서 대통령을 만드는 데 동참해주시길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측도 이 문제에 대해서 고심이 많았던 것으로 듣고 있다"라며 "오늘 메시지에도 '반드시 김문수 후보를 돕겠다'는 표현 있는데, 어떤 방식이 이번 대선에서 당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고민·고뇌가 깊었던 것으로 듣고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소통 과정에서 일치하지 않는 이런 점도 노정 됐었는데, 그런 부분에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것이 당과 지지자들을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이라고 보고 대통령이 결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는 평가였다.

친윤계 "안타깝지만 존중"... 한동훈 "김문수 후보 결단 필요"
▲ 박관현 열사 묘역서 울먹인 김문수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고 박관현 민주열사의 묘를 참배하며 울먹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당내 반응은 계파별로 다소 엇갈렸다. 김기현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한다"라며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나라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계기로 '반윤석열'이라는 명분도 사라졌다"라며 "끊임없는 반목과 불신, 갈등과 증오의 정치 속에서 위기에 처한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법치를 바로 세워나가기 위해서는 이 나라를 제왕적 독재 체제로 끌고 가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퇴진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나경원 국회의원도 본인의 SNS에 "윤석열 대통령의 대의를 위한 결단, 그 뜻을 존중한다"라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모아 주시라. 이유불문, 하나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사로움은 뒤로하고 대의를 위해 함께 총력을 다 해야만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안철수 의원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 결단 존중한다"라며 "이제 정말 하나로 뭉쳐야 한다"라고 짧은 게시글을 올렸다.

반면, 윤씨와의 절연을 줄곧 얘기해 왔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여전히 미진하다는 태도를 취했다(관련 기사: 대선 D-18 '윤석열 탈당' 진전없는 국힘... 입장차 계속 https://omn.kr/2dl5q).

그는 "저는 우리 당 승리를 위해 최소한 '① 계엄 반대(이미 지난 12월 말 당차원의 계엄에 대한 사과는 있었으니, 지금은 계엄으로 인한 탄핵 반대에 대한 당의 입장 선회가 핵심입니다), ②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당의 절연, ③ 자통당 등 극단 세력과의 선 긋기'가 필수적이라고 확신한다"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 후보 토론이 열리는 5월 18일까지 김문수 후보가 그 3가지를 결단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라며 "그러나 그 3가지를 결단하고 수용할 것인지는 김문수 후보의 몫이다. 김 후보의 결단을 다시 요청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미 말씀드렸듯이 저는 3가지 과제가 수용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당을 위해 적극적으로 할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다음 주에는 현장에서 국민들과 만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준석 "탈당한다고 원죄 지울 수 없다, 김문수는 사퇴하라"
▲ 이준석, 스승의 날 맞아 대한초등교사협회와 간담회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스승의 날인 15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모임공간에서 '서이초 사건과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이란 주제로 대한초등교사협회 소속 교사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이정민
개혁 보수를 표방하고 있는 개혁신당은 날을 바짝 세웠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부정선거 망상에 빠져 이 사달을 일으킨 장본인이 자유, 법치, 주권, 행복, 안보를 운운하는 것이 역겹다"라며 "탈당한다고 비상계엄 원죄를 지울 수 없고, 헌재의 탄핵 인용이 김정은 독재국가 같다던 김문수 후보의 시대착오적 인식이 가려질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달에 공동책임이 있는 후보가 윤석열과 함께 물러나는 것이 이준석과 이재명의 진검승부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김문수 후보의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개혁신당 선거대책본부의 김대현 대변인 역시 "망상과 비겁함으로 끝까지 보수를 유린한 윤석열"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그의 탈당 메시지에는 민주주의를 짓밟은 비상계엄 음모에 대한 반성도, 국민 앞에 진심 어린 사과도 없었다"라고 직격했다.

그는 "자신이 벌인 헌정 파괴의 책임을 끝까지 외면한 채, 비겁하고 치졸하게 빠져나간 것"이라며 "이는 탈당이 아니라 정치적 도피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또 한 번의 모독"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역시 공범"이라며 "윤석열이 헌정을 유린하고 보수를 파괴하는 동안에도 그들은 침묵했고, 비호했고, 끝내 '정중한 탈당'이라는 희대의 코미디로 마무리했다"라고 직격했다. "지도부는 윤석열에게 제명은커녕 한 마디 책임도 묻지 못한 채 질질 끌려다녔고, 결과적으로 그를 '스스로 탈당한 정의로운 인물'로 위장하는 데 일조했다"라며 "민주주의 앞에 부끄럽지도 않은가?"라는 지적이었다.

이어 "윤석열은 단지 민주주의를 유린한 수준에 그치지 않았다. 그가 파괴한 것은 '보수' 그 자체였다"라며 "김문수에 대한 지지는 곧 윤석열의 부활에 동조하겠다는 선언이며, 비상계엄 정권의 재현을 용인하겠다는 폭거"라고 강조했다. "윤석열의 정치가 남긴 것은 폐허뿐"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거기서 다시 시작할 것이다. 보수의 몰락은 윤석열로부터 시작됐지만, 보수의 회복은 이준석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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