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가 밝힌 대선 불출마 결정의 진짜 이유
[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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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 |
| ⓒ 이영광 |
지난 14일 서울 문래역 근처 허 전 대표 사무실에서 그와 만나 왜 후보 등록을 포기했는지, 현재 정치권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4월 23일 개혁신당 탈당과 함께 대선 출마 선언했지만 결국 후보 등록 안 하셨어요. 심경이 어떠세요?
"예비 후보로 뛰었던 건 후회 없고요. 많이 배웠고, 지지해주신 분께 감사한 마음과 더불어 죄송한 마음입니다. 분명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근데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냉정했고, 싸움은 시작도 전에 수많은 고비를 맞았습니다. 저희가 작은 인원이지만 명분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당장의 정의를 외치면서 모두 소진되는 것보다는 정치 개혁의 불씨를 지키고 동지들의 삶도 보호하는 게 더 책임 있는 정치라는 생각해서 후보 등록을 안 했죠. 우리의 시작은 '함께'였고, 이 멈춤 또한 '함께'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포기도, 후퇴도 아닙니다. 더 멀리, 더 단단하게 가기 위한 준비입니다."
- 의미가 있었다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일까요?
"이번 대선 도전은 단 하나의 이유에서 출발했습니다. 가짜 개혁을 넘어서, 진짜 정치의 가능성을 국민께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정당도 자금도 없이, 오직 국민과의 약속 하나만을 들고 시작한 길인데요. 그 길 위에서 제가 두 가지 진실을 마주했어요. 첫째가 정치는 국민으로부터 다시 시작될 수 있겠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실히 느꼈고요,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작을 짓밟는 구조가 생각보다 훨씬 더 거대하다고 느꼈어요."
- 일각에선 '이준석 공격하려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런 이유만은 아닙니다. 이준석 의원도 '제 입장에선 젊은 시절의 노력이 부정당하는 느낌이기 때문에 기분이 상한다. 그래서 다시는 대통령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제 스스로 대통령 돼 가지고 나라를 바꾸기로 결심했다'라고 말했던데요. 저도 그런 맘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5년간의 제 정치개혁 노력이 한 사람에 의해 부정당한 느낌이었거든요. 미래와 청년이라는 가면을 쓰고 국민 속이는 정치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했었고요. 검증해 나가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어느 후보든 마찬가지겠지만 (이준석 후보가) 미래라든가 새로움이라든가 그리고 한국 정치의 대안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문제점들이 많지 않습니까? 우리가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도 하죠. 자기 당내 민주화도 지키지 않는데 어떻게 큰 정치를 할 수 있겠어요. 거짓말이죠. 정당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한다면 국가 운영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 하고 있죠."
- 개혁신당은 시작할 때부터 '이준석 당'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잖아요.
"신당이니 시작은 이준석의 당은 맞을 수 있어요. 그래서 당시 '이준석 당'이라고 저도 얘기했어요. 하지만 이준석 개인만을 위한 정당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개혁신당은 세금을 받죠. 그러면 공당이 돼야 되는 게 정상이죠. 그리고 민주주의 후퇴라는 것은 독재하는 거잖아요. 그래선 안 되죠. 예를 들면 이번에 4.2 재보선 때 나가고 싶어 하는 정치인들이 있었어요. 근데 그것을 완전히 막아버렸잖아요. 자기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사람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거죠. 저는 그런 걸 생각한 게 아니죠. 처음에는 우리가 추구하는 기치가 있었죠. 양당과 차별화된 그리고 우리만의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겠다는 걸 가지고 우리가 뭉친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개혁신당은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근데 그들(양당)보다 더 심하게 하고 있었던 거죠.
이번 대선 경선 때도 어차피 이준석 후보가 될 거지만 외부 다른 사람들 데려와서 같이 경선 하려고 했어요. 그런 식으로 그림 그려나가는 게 공당에서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 생각하거든요. 근데 그걸 안 했고 그렇게 이야기했던 제가 쫓겨나는 그림이 그려진 거죠. 저는 그걸 민주화의 후퇴라고 생각합니다."
- 제 기억에 의원님이 대표 출마할 때 '이준석 대통령 만들기 위해서'라고 발언했던 것 같은데요.
"진심이었고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그거 하려고 제가 국민의힘을 나온 것도 있고요. 왜냐하면 저는 세대교체가 돼야 하고 그 세대교체의 희망이 이준석 후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근데 제가 이번 사태를 당하면서 실체를 들여다본 거잖아요. 실체적 진실을 들여다보고 실망한 거죠."
- 개혁신당 안에 있었을 때 뭐가 가장 문제였나요?
"제가 이번에 쫓겨나면서 느낀 게... 비열하고 잔인하고 공정하지 않고 구태스럽다는 거였어요. 겉으로는 '청년', '미래', '새로움'을 얘기하지만, 구태보다 더 구태스러운 모습이 제일 문제 아닌가 해요. 예를 들어 윤석열에게 쫓겨난 뒤 자신이 피해자라면서 그 문제를 계속 얘기하고 있잖아요. 근데 정작 본인은 저에게 더 심한 가해자가 되었잖아요. 윤석열보다 더 심하게요."
- 갈등을 빚은 건 언제부터인가요.
"처음엔 김철근 사무총장이 사임했을 때부터라고 생각했는데, 보니까 제가 당선됐을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김철근 전 사무총장을 사무총장에 연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그 후에도 당의 일을 도와주지 않았는데 저는 투트랙으로 원내외를 분리해서 외연확장 시키려는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죠.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냥 당을 키우기 위한 일을 도와주지 않았던 거죠. 그리고 전당대회 당시 '누가 됐어야 되는데 허은아 돼서 망했다'와 같은 말을 이준석 후보가 했다는 말이 돌았어요. 그게 진짜였다는 걸 지금은 느끼죠."
- 왜 이준석 후보가 직접 당대표로 출마 안 했다고 보세요?
"두 가지 같아요. 첫 번째는 당시 선거가 없는 당 대표예요. 이번 계엄만 없었으면 눈에 띄지는 않고 그냥 일만 해야 되는 당 대표예요. 그러니까 자기가 하고 싶지 않았을 거고. 두 번째는 그래서 바지 사장으로 누군가를 두면 본인은 리더십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 이준석 후보 측에서 의원님에 대한 공격이 많았던 것 같은데 어땠나요?
"엄청났죠.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요. 고소 고발은 당연한 거예요. 그래서 제가 어느 순간부터 비열한 이준석 후보의 말과 댓글이나 문자 폭탄 같은 걸 보면서 이러다가 진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국민의힘에서 린치 당할 때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비열하고 잔인하다고 저는 느낍니다."
- 얼마나 심하길래 그런 생각을 하죠?
"믿었었기에 그런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천아용인이라면서 끈끈하게 지내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당하는 거니까 더 그랬던 것 같고요. 그리고 제가 당 대표 될 정도였으니까 저를 지지했던 분들도 계신 거잖아요. 그런 분들이 당을 지키기 위해 참으며 대처하는 저보다는 진실이 아닌 목소리 큰 자들의 말을 믿으며 '너 그런 줄 몰랐다'고 하면서 욕하시더라고요. 진실이 이렇게 숨겨질 수 있구나 하면서 잠시 힘들었지만 지금은 괜찮습니다."
- 후회하시나요?
"제가 걸어온 길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했고 진실로 믿었고 그렇게 움직였기 때문에 지금 제가 정치인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 이준석 후보의 여성 혐오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쫓겨날 때 이들이 제일 먼저 말한 게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이 후보가 직접 얘기했다기보다 이 후보 가장 측근들이 저에게 얘기 했고요. 이준석 후보는 제가 메이크업비를 당비로 써도 되냐고 물었다는 둥 3시간 울었다는 둥 여성이기 때문에 할 만한 발언들을 했습니다. 다 사실이 아니거든요. 저는 그 친구 앞에서 울면서 비례를 얘기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필요할 때 하는 메이크업도 제 돈으로 하지 당비 써본 적이 없어요. 근데 왜 그런 말을 해서 선동하는 걸까요? 제가 여성이니까 그런 말한 건가란 생각도 들어요."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는 이준석 후보에게 고마운 점도 있어요. 이 후보 덕분에 제가 정치를 끝까지 해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됐거든요. 우리가 지금까지 열심히 걸어오면서 민주화를 이루어냈고 그게 후진되지 않게 해야죠. 그리고 제가 늘 했던 얘기인데 저희 사무실 앞이 청과물 시장이거든요. 저희 아버지가 그곳에서 과일 가게하셨어요. 단칸방에서 시작했던 허은아가 전문대 출신으로 박사까지 하고 사업도 하고 또 국회의원도 했잖아요. 그런 것들은 우리가 아무리 욕 해도 이 나라에 기본적인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예측 가능한 사다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하는데 노력하는 그리고 소통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고요.
또 그 안에서 자꾸 분열하는 게 아니라 통합해야 하고요. 저는 인구 소멸이라는 것도 서로 사랑하기 시작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먹고 사는 게 각박하고 양극화를 막아야 되지만, 우선 세대, 지역, 남녀가 서로 혐오가 아닌 서로 아끼고 사랑하다 보면 더 희망적, 긍정적으로 삶을 살아 가다보면, 우리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고요. 그래서 정치가 후진화 돼서는 안되고 분열을 넘어 회복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걸어왔던 길에서 배운 것을 살려 진정성 있는 정치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해요."
- 문제는 혼자 할 수는 없다는 거잖아요. 혹시 국힘으로 돌아가나요?
"함께하는 사람들하고 무소속으로 있는데 국힘으로 갈지 민주당으로 갈지 우리끼리 새로운 길을 걸어가야 할 지 그 부분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토론 중입니다. 대선 중이다 보니 다들 좋은 말 많이 하잖아요. 근데 진짜 지켜 나갈 수 있는 의지와 진정성이 있는 당인지에 대해서도 저희가 검증이 필요하죠. 여유롭게 멀리 보고 준비해 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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