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100만 원도 안 되는데... 은퇴 후 경조사비 부담이네요
급격한 고령화와 충분치 않은 노후대비는 노후생활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1955년생, 은퇴 후 전업 살림을 하는 남편으로서의 제 삶이 다른 퇴직자와 은퇴자들에게 타산지석과 반면교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기자말>
[이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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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 후 쪼들리는 살림에 늘어나는 축의금은 부담스럽다. |
| ⓒ 픽사베이 |
재작년, 작은 아들이 결혼하면서 혼주로서 느낀 게 적지 않았다. 은퇴 이후 처음 맞는 경사인데 예상보다 많은 하객이 식장에 왔었다.
은퇴 이전에는 될수록 경조사를 챙기는 편이었지만, 이후에는 뜻하지 않게 병치레하느라 주변을 돌보지 못했다. 그래서 잊고 지낸 사람이 많았다. 자연히 아는 사람들과도 연락이 끊기고 멀어져갔다.
하지만 당시 예식에 내가 초대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축의금을 보내와, 적잖이 당황 했었다. 감사한 마음에 식이 끝난 뒤 그분들에게 별도로 음료쿠폰을 보냈다.
누군가는 내게 덕담을 건넸다. "당신이 평소 경조사에 많이 찾아가니 하객들도 많이 온 것 같다"고.
쪼들리는 살림에도... 장례식은 되도록 간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내게도 몇 가지 원칙은 있다. 특별히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결혼식엔 참석하지 않고 축의금만 보내고 있다. 사이가 애매하다면, 오히려 가지 않는 게 혼주를 돕는 것이라는 게 내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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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게도 몇 가지 원칙은 있다. 특별히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결혼식엔 참석하지 않고 축의금만 보내고 있다. 장례식은 드물지만 가능하면 꼭 빠지지 않고 거의 참석하는 편이다. |
| ⓒ nate_dumlao on Unsplash |
내 경우 경조사는 한 달 적으면 1건, 많을 때 5건도 있다. 한 달 평균이 2~3건이다. 한 달 평균 경조사비는 최소 20만~30만 원이다.
문제는 경조사비를 여기서 더 줄일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아내에게 타 쓰는 용돈이 20만 원 정도인데, 따로는 한 푼도 쓰지 못하고 이게 고스란히 경조사비로 나가는 일이 4~5월 다반사이다. 물론 용돈으로 교통비와 간단한 식사비 등으로 지출하지만, 나가는 경조사비가 내 용돈을 늘 상회한다는 뜻이다.
'기브 앤 테이크'가 전부는 아니니까
나는 은퇴 즈음 모든 경제권을 아내에게 넘기고 용돈도 타 쓰고 있는 입장이다. 해서 작든 크든 경조사비는 아내와 상의하고 있다. 아내는 내게 용돈을 대체 어떻게 쓰고 있는 거냐고 핀잔을 준다.
"자기 살림 처지도 모르고 기마이('선심 쓴다'는 일본어) 쓴다"는 얘기다. 즉 상대가 품앗이하지 않았는데 왜 굳이 인사하느냐는 것이다. 축의금 대장을 보고, 받은 만큼만 보내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기브 앤 테이크' 식이다.
물론 일리는 있는 말이다. 사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긴 하다. 그러나 친소관계를 떠나, 인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가 생긴다. 때로는 일부러 찾아 돕는 조그만 정성도 필요하다고 본다.
5년 전 기억이 떠오른다. 동네에서 서로의 아버지끼리 가까워 알던 분이 있었는데, 그분의 장모가 돌아가셨다. 나는 뒤늦게야 이 소식을 접하고 아버지 명의로 그에게 부의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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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로는 일부러 찾아 돕는 조그만 정성도 필요하다. 동네 지인의 장모 부고, 오며가며 얼굴 아는 처지라 자식으로서 부의금을 전했는데, 그는 "동네 사람 중 부조한 사람은 아버지뿐이다"라며 크게 감동했다.(자료사진) |
| ⓒ zyljosa on Unsplash |
한 대학동창은 "부모를 여의고 자식들 모두 혼인시킨 후 이를 계기로 대부분 관계를 정리했다. 이제 더 이상 경조사비를 주고받을 일도 없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시원하게야 들리지만, 그러나 이런 뜻대로만 할 수 없는 것이 경조사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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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엔 개인 용돈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마음의 빚을 지는 것만큼 초라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자료사진). |
| ⓒ krakenimages on Unspl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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