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세월호 막말' 재조명에 유족 "대선 후보라면 사과부터 제대로"
[박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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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태 김순례 정진석 차명진에 대한 다섯글자평 치켜든 집회 참가자 지난 2019년 4월 20일 자유한국당이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인사 실패와 국정 운영을 규탄하는 장외집회를 열었다.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라는 이름을 붙인 이번 집회에는 전국 253개 당협이 총동원됐다. 집회 후 청와대 인근인 효자동 주민센터까지 가두행진을 벌인 한 참가자가 5.18 막말에 대해 "김진태 김순례는 할 말 한거다"라고, 또 세월호 막말 논란에 대해선 "정진석 차명진은 바른 말 했다. 내 하고픈 말 대신해 감사하다"라고 적은 피켓을 얼굴 위로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그 앞으로 김문수 전 지사의 얼굴도 보인다. |
| ⓒ 남소연 |
"김문수 같은 사람이 대선 후보로 나오는 건 국민을 얕잡아 보는 거 아닌가요? 다음 대통령은 본인이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할 줄 알고 바로 사과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죠."
11년 전 세월호 참사로 딸 진윤희씨를 잃은 김순길씨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과거 막말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김문수는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가 있던) 경기도의 도지사였으면서 책임감 있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그 후 행한 숱한 막말에 대해 사과한 적도 없다"라며 "김문수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했다.
김 후보의 '세월호 막말'은 지난 14일 JTBC가 당시 영상을 공개하며 재조명됐다. 영상 속 그는 2020년 4월 11일 총선에 출마한 차명진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며 "차명진 찍고 나오면 모든 진실이 밝혀진다. 세월호 OOO(유족과 자원봉사자를 폄훼하는 목적의 거짓 사건-기자 주)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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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 ⓒ 공동취재사진 |
김 후보는 지난 2018~2019년에도 세월호 천막 농성을 두고 "죽음의 굿판"이라고 폄훼하거나 세월호 유족의 집회를 옹호하는 이들을 "악마", "사탄"에 비유한 바 있다.
사과할 기회가 있었으나 스스로 그 기회를 걷어차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난해 8월 26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는데,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제가 된 발언을 언급하며 세월호 유족을 향해 사과하라고 요구하자 "(세월호 사건에 대한 추모는) 과도하다. 10년이 넘었는데 계속 그렇게 하면 되겠나"라고 일축했다.
<오마이뉴스>는 15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출근길 인사를 진행하는 김 후보를 쫓아가 '세월호 유족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묻고자 했으나 수행원의 저지로 답을 듣지 못했다(관련기사: "내부총질 말라" "김용태가 당 베렸다" 김문수 지지자들의 성토 https://omn.kr/2djjz).
세월호 유족은 위와 같은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봤을까.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김순길씨와 이날 오후 전화로 인터뷰했다. 아래는 통화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김문수가 대선 후보? 국민 얕잡아 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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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참사 11주기, 박근혜 7시간 대통령기록물 정보공개청구 기자회견 지난달 30일 세월호참사 11주기를 맞아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김순길 사무처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 ⓒ 4.16연대 |
- 어제 언론 보도로 김문수 후보의 과거 세월호 막말이 재조명됐습니다.
"저도 보도가 나간 걸 봤어요. 보도된 영상을 보면 (당시) 김문수가 말한 사건이 '세월호 천막에서 유족이랑 자원봉사자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건 이미 거짓으로 판명된 사건이에요. 비슷한 시기, 같은 발언을 했던 차명진 전 의원에 대해서 법원이 허위사실 적시로 명예훼손한 것이라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어요."
- 김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김문수는 해당 사건이 거짓으로 드러났는데도 본인이 했던 발언을 사과하지 않고 있어요. 저는 이런 사람이 대선 후보라고 나오는 것 자체가 국민들을 얕잡아 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나중에 김문수가 대선에서 승리해서 대통령이 됐다고 가정해 봅시다. 김문수 같은 사람은 참사가 일어나고 그에 대한 국가 책임이 분명히 드러나더라도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거예요. 자신들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떻게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요?"
- 세월호 참사 당시 김 후보는 단원고등학교가 있었던 경기도에서 도지사로 있었던 걸로 압니다. 당시 참사 현장을 찾아 "여기는 경기도가 아니"라고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네, 맞아요. 그때도 책임감 있는 행보를 보여주지 않았어요. 김문수가 당시 참사 현장을 찾았는데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안에서는 영향력이 있지만 여기는 경기도가 아니라서 한계가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어요. 그런데 그건 책임 회피죠. 참사 지역이 어디든 자기가 도지사로 있는 지역의 학생들이 희생된 거잖아요.
분명 경기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지원도 있을 텐데 그런 것부터 찾아보려고 하지 않고 '자기 지역이 아니'라며 선을 그은 거예요. 김문수라는 사람은 예전에도 재난 참사에 공감하지 못하고 예방과 책임을 다하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봐요."
"다음 대통령은 '이런' 사람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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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내란 사태 고개 숙인 국무위원들, 끝내 사과하지 않은 김문수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지난 2024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서 12.3 윤석열 내란 사태에 대해 허리 숙여 사과했다. 이날 서영교 더불어민주당(서울 중랑구갑) 의원이 “이제 와서 윤석열의 쿠데타를 막지 못했다고 사과하는 것은 참으로 비겁하다”라며 “다시 한번 국민 앞에서 허리를 90도 굽혀 사죄하라”고 한 총리와 국무위원들에게 요구했다. 한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끝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
| ⓒ 유성호 |
- 김 후보는 지난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서 인사청문회에 참석했을 때 세월호 유족에게 끝내 사과하지 않기도 했어요.
"올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과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언행으로 상처 받은 사람이 있다면 사과해야죠. 그런데 김문수는 사과할 줄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아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 공감 능력이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과는 '김문수 측'이 아니라 김문수가 직접 해야죠. 잘못을 인정하는 건 대변인이나 관계자들이 대신 할 수 없는 거예요. 당사자의 진심 어린 사과가 가장 잘 와닿는 거거든요. 그런 사과는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인정할 수도 없고요."
- 대선이 3주도 안 남았습니다. 다음 대통령은 어떤 덕목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돌아가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2014년 여름에 세월호 참사 유족들을 만나서 위로하신 적이 있어요. 그때 누군가 노란 리본을 떼라고 하니까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힘든 사람들을 먼저 돌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고민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하고요. 또 본인이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할 줄 알고 바로 사과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죠. 어떤 재난 참사든 최대한 진상을 규명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그리고 국민들이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게 (참사) 예방과 대처에 최대한으로 예산을 투입해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요."
- 마지막으로,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다음 대통령이 될 사람에게 미리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세월호 참사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일어난 재난 참사와 국가 폭력들을 인정하고 사과해 주세요. 모든 참사에 대해서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해야 합니다. 가령, 대통령기록관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의 행적을 유족들이 정보공개 청구하자 또다시 비공개 결정을 통보했어요. 더해, 재난 참사에 책임 있는 자들이 반드시 그 책임을 지게 해야 해요. 그래야만 반복되는 참사가 없을 거예요. 다음 대통령이 꼭 그런 일들에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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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약속시민대회 광장 분필사진 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약속시민대회"기억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에 참여한 참가자가 바닥에 분필로 "remembering is resisting" 기억하는 것은 저항하는 것이다 라는 문구를 적었다. |
| ⓒ 4.16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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