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무관 탈출' 대 '첫 리버스 스윕', 0%의 기적은 누가?

이준목 2025. 5. 1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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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농구] 15일 오후 7시 경남 창원체육관서 6차전

[이준목 기자]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서울 SK 나이츠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경기. 서울 SK 자밀 워니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초의 우승'을 꿈꾸는 창원 LG와 '최초의 7차전 리버스 스윕'을 꿈꾸는 서울 SK가 나란히 0%의 기적에 도전한다. 두 팀은 오는 15일 오후 7시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리는 6차전을 앞두고 있다.

LG가 1-3차전을 3연승으로 내리 가져갈 때만 해도 시리즈가 조기에 싱겁게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렸던 SK가 심기일전해 대반격에 나서면서 4-5차전을 연이어 잡고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LG는 1997년 창단 이후 수원 KT,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신 포함)와 더불어 아직 단 한번도 챔프전 우승을 차지해보지 못했다. 2000-01시즌과 2013-14시즌 챔프전에 올랐지만 각각 수원 삼성(현 서울)과 울산 현대모비스의 벽을 넘지못하고 분루를 흘렸다. 매년 단기전인 플레이오프만 되면 번번이 작아지곤 했던 LG로서는 무려 28년만에 '무관의 한'을 풀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KBL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LG처럼 한 팀이 1-3차전을 내리 쓸어담은 사례는 올시즌 이전까지 총 4번이 있었다. 2005-2006시즌 서울 삼성(vs. 울산 현대모비스), 2012-2013시즌 울산 현대모비스(vs. SK) 2014-2015시즌 현대모비스(vs. 원주 DB), 2020-2021시즌 안양 정관장(vs. 부산KCC)까지, 4팀은 모두 4차전까지 내리 쓸어담고 4연승 무패로 최종 우승에 성공했다.

반면 V4에 도전하는 SK는 사상 최초로 '3연패뒤 4연승'이라는 기적의 리버스 스윕에 도전한다. 프로농구 역사상 챔피언결정전은 물론이고 플레이오프 전체를 포함해도 7전 4선승제 시리즈에서 먼저 3연패를 당하고 시리즈를 뒤집은 팀은 전무하다. 앞서 똑같은 상황에서 모두 스윕패를 당했던 4팀들과 달리, 시리즈를 6차전까지 끌고 온 것만 해도 SK가 최초다.

한국보다 프로농구 역사가 훨씬 오래된 NBA(미국 프로농구)에서도 7차전 리버스 스윕은 한번도 나오지 않은 이변이다. 그나마 비슷한 사례는 1995-96시즌 챔피언결정전이다. 당시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시카고 불스는 정규시즌 72승을 거두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시애틀 슈퍼소닉스를 3연승으로 압도했다.

시애틀은 4-5차전에서 게리 페이튼과 숀 캠프의 활약에 힘입어 2연승을 거두며 끈질기게 시카고를 물고 늘어졌다다. 하지만 6차전에서 결국 시카고가 승리하고 통산 4번째 우승을 거머쥐면서 시애틀의 대역전드라마는 아쉽게 불발로 끝났다. 이후 시카고는 1996-97시즌과 1997-98시즌까지 내리 석권하며 조던이 은퇴할 때까지 두번째 쓰리핏(3연패)를 달성한다.

다른 종목까지 범위를 넓히면 200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CLS)에서 보스턴 레드삭스가 뉴욕 양키스에 3연패를 당하고도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4연승으로 리버스 스윕을 달성한 바 있다. 당시 보스턴은 월드시리즈에 올라 무려 86년 만에 정상을 차지하며 '밤비노(베이브 루스)의 저주' 징크스를 청산한 시즌이기도 하다. 12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7차전 리버스 스윕은 아직까지 이 시리즈가 유일하다.

확률만 보면 LG가 유리하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확률적으로는 LG
가 1승만 남겨놓고 있는데다 6차전이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아직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 LG는 올시즌 홈에서 정규리그-플레이오프를 합쳐 23승 8패로 승률이 무려 .742에 이른다.

그러나 6차전까지 내주게 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SK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최종 7차전은 SK의 홈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게 된다. 김선형, 오세근, 자밀 워니 등 우승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 포진한 SK에 비해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LG로서는 심리적인 부담이 커진다.

LG는 지난 2경기 연속 참패를 당했다는 후유증이 크다. 3차전까지만 해도 LG가 탄탄한 수비와 높이를 바탕으로 SK를 압도하는 흐름이었지만, 4차전부터 SK의 수비력이 살아나며 오히려 LG를 꽁꽁 묶었다. LG는 4차전(48-73)에서 역대 챔프전 사상 한 경기 팀 최소득점(48점)의 불명예 신기록을 수립했고, 5차전(56-86)에서도 무려 30점차의 완패를 당했다.

LG는 MVP급 활약을 펼치던 칼 타마요와 야전사령관 양준석이 4차전부터 SK의 고강도 압박에 봉쇄당하며 고전하고 있다. 높이를 활용한 골밑 공략에 강점이 있는 LG는 4-5차전에서 SK에 리바운드 싸움에 오히려 열세를 보였고, 페인트존보다 3점 시도의 비중이 더 높아졌으나 적중률은 20%대에 그쳤다. 에이스 아셈 마레이 역시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자 골밑에서 위력이 크게 반감됐다. 워니처럼 팀플레이가 풀리지 않아도 개인능력만으로 어떻게든 공격의 돌파구를 만들어낼 선수는 없다는 것이 LG의 약점이다.

SK는 워니가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그동안 부진하던 정규리그 MVP 안영준이 5차전에서 21점으로 부활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태훈은 수비에서 양준석을 꽁꽁 묶으며 오재현의 빈 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

하지만 강력한 몸싸움 위주의 수비농구로 인해 체력 소모가 컸기 때문에 6차전에서도 높은 에너지 레벨과 고강도 압박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많은 찬스가 난 것에 비하면 여전히 아쉬운 3점슛 성공률, 워니의 부담을 덜어줄 안정적인 2옵션의 부재 역시 SK가 극복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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