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다이' 이준석? 그 뒤엔 풍찬노숙한 '원조 스톤들' 있다 [대선 인사이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자신의 정치 인생을 가른 주요 변곡점 중 하나로 2023년 12월 서울 상계동 숯불갈빗집에서의 국민의힘 탈당 선언을 꼽는다. 국민의힘 대표에서 축출된 뒤 잠행하던 이 후보는 갈빗집 환풍기를 배경으로 나홀로 탈당 회견에 나섰다. 개성이 강한 이 후보의 ‘독고다이’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원조 이준석계의 지원 없이는 지금의 이준석도 없었다”는 말이 나온다. 대표직 박탈 뒤 개혁신당을 창당해 이번 대선의 ‘빅3’ 후보로 발돋움한 배경엔 이 후보의 개인기 못지않게 함께 풍찬노숙한 원년 멤버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당과 대선 캠프에서도 주요 보직을 맡아 이 후보를 돕고 있다.

개혁신당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인 김철근 사무총장은 대표적 원년 멤버다. 그는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캠프의 대변인을 지내는 등 원래 ‘안철수 사람’이었다. 그러다 2019년 바른미래당 시절 당시 사석에서 안철수 의원에게 비속어를 썼다는 이유로 징계 위기에 놓인 이 후보를 두둔하면서 두 사람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2021년 5월 국민의힘 대표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힌 이 후보가 “형님 저 선거 좀 도와주세요”라고 하자, 김 총장은 흔쾌히 “도와줄게요”라고 답하며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한 배를 탔다.
이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대표로 선출되자 김 총장은 대표 정무실장으로 중용돼 ‘이핵관’(이준석 핵심관계자)으로 불렸다. 이 후보가 성 접대 의혹 등으로 당 윤리위의 징계를 받고 대표직에서 쫓겨났을 때도 함께 고초를 겪으며 이 후보 곁을 지키다 개혁신당에 둥지를 텄다. 이후 당 살림과 선거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으로 이 후보를 뒷받침하고 있다.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과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천하람 원내대표도 원조 이준석계다. 사실상 ‘1인 정당’에 가까운 개혁신당에서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천 원내대표의 존재는 당의 외연 확장에 기여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천 원내대표와 이 후보의 인연은 2021년 말 전남 순천의 한 빵집에서 시작됐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로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갈등을 빚던 이준석 후보가 잠행 도중 순천에 들렀고,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이던 천 원내대표와 만났다. 보수 쇄신을 주장하던 천 원내대표와 이 후보의 생각이 맞아떨어지면서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2023년 말 이 후보는 천 원내대표에게 “개혁신당에서 잠수함으로 치면 CO(함장)는 내가, XO(부함장)는 네가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탈당해 이 후보와 손잡았다. 천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밀덕(밀리터리 매니어)인 이 후보다운 비유였다”고 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이기인 최고위원도 천 원내대표와 함께 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개국 멤버’다. 이 최고위원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친이준석계 타이틀을 달고 최고위원에 도전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멤버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성남시의원과 경기도의원을 지낸 이 최고위원은 이 후보가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경기 화성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 적극적으로 도왔고, 결국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 후보는 통화에서 “경기 지역 풀뿌리 선거를 치러본 이 최고위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박유하 후보 수행팀장은 2021년 국민의힘 대표 선거 때부터 이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다. 수행 업무 특성상 대외적으로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이 후보와 가장 많이 밥 먹은 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후보를 오래 보좌한 측근으로 통한다. 2021년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입당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와 함께 당시 대표이던 이 후보를 처음 만났을 땐, 박 팀장이 대표 수행 자격으로 배석하기도 했다.
이 후보 측은 “이준석 캠프는 원조 이준석계와 개혁신당에 새로 합류한 인사들이 뭉친, 작지만 강한 소수 정예 캠프”라고 강조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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