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작부터 고개 든 네거티브 공방… 또 진흙탕 빠질 순 없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더불어민주당은 ‘김문수 망언집’을 발표했다. 선거대책위원회 신속대응단이 작성한 42쪽 문건은 국민의힘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을 모아 망언이라 규정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난 3월 내놨던 ‘이재명 망언록’ 내용을 거론하며 민주당 이 후보의 옛 발언을 무기 삼아 반격했다. 선거운동 시작부터 두 정당이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면서 자칫 지난 대선처럼 흑색선전·인신공격·비방전의 진흙탕에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윤석열 이재명 후보가 맞붙었던 지난 대선은 상대 후보에 대한 혐오와 불신을 경쟁적으로 퍼뜨린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였고, 그 후유증을 우리는 고통스럽게 경험했다. 극한 대결의 혐오 선거는 새 정부 출범 후 극단적 대결 정치로 이어져 결국 대통령 탄핵 사태를 불렀다. 그래서 열리는 조기 대선인데, 다시 네거티브 공방전이 펼쳐진다면 정치의 복원은 기약할 수 없다. 후보들이 캠프에 확고한 지침을 내려 네거티브 선거전의 유혹을 차단해야 한다.
3년 전과 같은 진흙탕 선거의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탄핵 과정에서 벌어진 극심한 진영 대립의 여진이 채 가시지 않은 데다, 이재명 후보는 ‘내란 종식’, 김문수 후보는 ‘반(反)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워 첨예한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더욱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까지 주요 후보 모두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호감도가 호감도를 크게 웃돌아 ‘누가 더 싫은지’ 가려내는 무대로 전락할 소지가 다분하다. 정치의 실종을 부른 지난 대선의 후폭풍을 유권자는 뼈저리게 절감했다. 네거티브 전략이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상황임을 각 선거캠프는 유념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지난 대선과 달리 주요 후보 가운데 새 얼굴이 없다는 특징을 가졌다. 오래전부터 정치를 해온 터라 유권자가 후보들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다. 네거티브 행태를 ‘후보 검증’으로 포장할 명분이 그만큼 약한 상황에서 네거티브 전략을 꺼낸다면 말 그대로 흑색선전임을 자인하는 꼴이 될 것이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강해질 그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을 후보들이 중요한 전략으로 삼기 바란다.
대선이 3년 만에 열리는 까닭을 곱씹어야 할 때다. 그간의 갈등과 대립이 정권의 몰락을 낳아 치르는 이 선거에서 유권자는 갈등을 치유하고, 대립을 해소할 통합의 리더십을 찾고 있다. 거꾸로 분열을 조장하는 네거티브 선거 행태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길이다. 통합을 외치며 정책과 비전을 경쟁하는 선거를 후보들이 만들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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