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피눈물 나, 군이 도구로 이용됐다"
[안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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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 ⓒ 헌법재판소 제공 |
13일 서울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여 전 사령관은 이날은 비교적 적극적으로 진술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일 공판에서 여 전 사령관은 군검사의 질문에 여러 차례 진술을 거부했다.
이날 공판에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변호인이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모든 군사활동은 장관이 책임진다고 했는데, 지금 자기만 책임을 지고 있는 게 아니라 부하 장군들과 대령들 모두 책임을 지고 있지 않느냐,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여 사령관은 "정말 안타깝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말 마음속에 피눈물이 납니다. 피눈물이 날 정도로 고통스럽습니다. 저만 이런 게 아니라, 제가 누굴 원망하고 할 수 있는 그런 말도 못하겠는 게, 부하들 중에도, 이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 제 부하들을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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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12월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 무장한 계엄군들이 투입되고 있다. |
| ⓒ 유성호 |
여 전 사령관은 "집단항명수괴죄에 대한 처벌은 어마어마하다. 대통령께서 텔레비전에 나와갖고 전 국민을 상대로 계엄을 선포한 상태에서 군인들은 두가지를 고민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그랬다"라며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나, (명령을) 거부를 한다든지, (임무수행을) 지체한다든지 했을 때에, 그냥 항명인 것뿐만 아니라 지휘관들이나 부서 책임자나 이런 사람들은 집단항명의 수괴가 된다. 그게 굉장히 부담스럽다. 저는 그렇게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다만 움직일수밖에는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전 사령관 변호인이 '명령체계에 따라 어쩔 수 없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묻자 여 전 사령관은 "군이 이번 일에 도구로 이용됐고"라면서 "헌재에서도 지적을 했지만, 군이 소극적으로 신중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저는 명령에 따라서 하긴 했지만, 다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 현장에 나가서는 군인답게 멈출 때엔 멈추고 안 할 것은 안 한 그런 부분도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그리고 정말 피눈물나게 고통스럽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부하들에 대해서는 정말 선처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은 이날 비상계엄을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군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당일 저녁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삼청동 안가로 불러 계엄을 선포할 거라고 말했다. 그와 같은 시간에 방첩사령관이 정성우 방첩사 1처장에게 조지호 경찰청장의 연락처를 알아보라고 했다.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은 계엄선포를 미리 알았는데, 핵심 역할인 방첩사령관이 TV를 보고 알았다는 게 가능한 것이냐"라고 따졌다.
여 전 사령관은 자신이 비상계엄 당일 이경민 참모장, 정성우 처장이랑 계속 함께 있었다면서 "나눴던 대화가 '설마 계엄령을 하겠냐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런 취지의 대화를 계속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마음 한켠에 혹시라도 (계엄령을) 하면 어떡하나, 전혀 준비도 안 돼 있고 비상상황이 되면 조지호 경찰청장이 내 카운터파트인데 이 사람 전화번호도 내가 모르니 그 사람 전화번호도 알아봐라 이런 취지였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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