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나는 1등할지 3등할지 모르지만 김문수는 확실히 2등”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13일 대구를 찾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계엄에 대해 진짜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일찍 대구를 찾아 보수 표심을 공략했다. 지난 10일 대선 후보 등록 직후에 이어 사흘 만의 재방문이다. 이 후보는 대구 죽전네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끝낸 뒤 경북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를 찍는 표는 사표일 뿐만 아니라 미래로 가는 표도 아니다. 이준석은 1등 할지 3등 할지 모르지만, 김문수를 찍으면 확실한 2등”이라며 “저라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포퓰리즘을 견제할 수 있는 이준석에게 투자해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김 후보는 2016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게 큰 표차로 낙선했다. 대구 시민들이 이미 국회의원 한 번 하기에도 부적격자라고 인정했던 후보”라며 “9년 가까이 지나 이미 흘러간 물이 새로운 물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김 후보가 12ㆍ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한 것에 대해선 “진짜 계엄이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즉각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본인은 그 반탄(탄핵반대) 세력에 힘입어서 후보된 사람이기 때문에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이날 윤 전 대통령 출당 요구에 대해 “도리가 아니다”라고 한 데 대해선 “그게 김 후보 이중 정체성의 본질”이라며 “양의 머리를 세 겹 쓴 후보다. 이런 후보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대표 시절 이른바 ‘윤핵관’을 겨냥해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들어 비판했다가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윤석열에 대한 도리는 그렇게 찾는 사람들이 국민에 대한 도리는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나”라고 김 후보 발언을 재차 비판했다.

이 후보와 가까운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걸 놓고 '단일화 포석'이란 해석이 나왔지만, 그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지명자가 제 성격을 알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것(단일화)을 하자고 연락도 못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대구에서도 여러 차례 단일화 관련 질문엔 “김 후보께선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일축했다.
이날 3당 후보가 나란히 대구를 찾은 가운데, 이 후보는 “압도적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이 후보는 대구 칠성시장 앞에서 “이재명 후보가 경제정책이랍시고 내놓는 걸 보면 AI 정책 해법으로 몇백 조를 투자한다든지, 시대에 맞지 않게 박정희주의에 경도됐다”며 “제발 진보진영의 박정희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이 시대에 맞는 경제정책을 내세워달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경북대 학생들과 학식을 먹으면서도 “안동 출신 대통령 후보가 나왔는데 어떠냐”, “대구에서 창업하면 어디에서 하느냐” 등 지역 민심을 민감하게 청취했다. 칠성시장에서 한 상인이 “얼굴은 수척해졌는데 손에 힘이 좀 생겼다”고 하자 이 후보는 “다행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일부 상인들은 “싸우지 말고 이재명만 이겨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후 대구ㆍ경북의사회와 가진 의료현안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서 의대 증원을 통해 ‘낙수의사론’으로 의사 기대수익을 낮춰서 지방으로 의사를 보낸다는 생각은 애초에 동작하지 않을뿐더러, 특성도 이해하지 못한 정책”이라며 “지역 의료는 낙수정책을 통해 떠밀려 가게 하는 게 아니라 지원책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면책 ▶보건과 복지 부처 분리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한쪽이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40대 기수론처럼 낡고 무능하고 부패한 기성 정치권을 과감히 밀어내고 젊고 참신하고 능력 있는 정치지도자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며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영입이 사실상 무산된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에 대해서도 “미래세대를 위해 본인의 지식과 재능을 보태주실 생각이 있다면 다시 한번 (캠프 합류를)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구=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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