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농촌기본소득 전국 확대될까…"5년간 87조원 소요"
전국의 농어촌을 대상으로 한 이재명표 기본소득의 실험 계획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농어촌주민수당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7일 전북 진안의 자영업자를 만난 자리에선 “농어촌기본소득도 어렵지 않다”며 “도가 지원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해서 1인당 월 15만~20만원 정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장사가 잘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액수도 언급했다. 지난 12일 발표된 10대 공약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한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정책본부장은 “전통적인 기본사회 공약이었던 기본소득은 농어촌주민수당이라든가 직불금 확대 등의 형태로 깔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 후보가 공약한 농어촌주민수당은 보편적 지원이 핵심인 기본소득과 대동소이하다. 현재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인 농어민수당과 달리, 농어업 종사자뿐 아니라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이 지급 대상이다.
굳이 부연하자면 공익적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조건 없이 지급하는 기본소득과 학술적 개념에선 차이가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소멸위험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그곳에서 국토 관리, 지역사회 유지 등 공익 기여 행위를 한다고 보고 지급한다는 의미에서 수당이라고 표현했다”며 “해당 지역 주민 모두에게 준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기본소득과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미 국회에는 이 후보의 구상과 유사한 법안이 여럿 발의돼 있다. 이 중 지난해 12월 3일 임미애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농어촌기본소득법안이 이 후보의 구상과 가장 가깝다는 평가다. 이 법안은 농어촌 지역에 거주(직전 1년 이상)하는 주민 개인에게 연간 180만원 이상을 매월 현금이나 지역화폐로 지급(월 15만원 이상)한다는 게 골자다. 신생아의 경우 거주 기간에 상관없이 지급 대상자가 된다.
여기서 ‘농어촌’이란 전국 모든 읍·면 지역을 포괄하는 것으로, 국회예산정책처는 지급 대상자 수를 총인구의 18.7%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 5년간 총 86조8071억원(연평균 17조3614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고 추계했다. 올해 정부 총예산(약 673조3000억원)의 12.9%를 차지하는 규모다. 민주당은 농어촌주민수당을 소멸위험지역 등 인구 감소세가 뚜렷한 농어촌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라 실제 소요되는 재정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전국 최초로 농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추진했던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의 경우 인구 유입 효과 등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청산면에 사는 주민 1인당 월 15만원을 ‘청산면에서만 3개월 내 쓸 수 있는 지역화폐’로 5년간 지급하는 것으로, 올해 예산은 68억원이다.
“농어촌기본소득을 지급하면 농촌 인구가 늘어나지 않겠느냐”(지난 7일 경청투어)는 이 후보의 말처럼 사업 첫해 청산면 인구(2022년 12월 말 기준)는 4217명으로 전년 동기(3895명) 대비 8.3% 늘었다. 그러나 이후 2023년 4176명→2024년 4068명 등 2년 연속 인구가 줄었다. 2022년 대비 감소 폭은 3.5%로 연천군 전체 인구 감소 폭(2.8%)보다 컸다. 연천군 소재 면 8곳 중 청산면보다 인구 감소 폭인 큰 곳은 신서면(8.0%)·중면(7.3%)·군남면(3.9%) 등 3곳에 불과했다.
다만, 농어촌기본소득의 목표가 절대 인구수 증가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이 후보가 경기지사일 때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을 지낸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고문은 13일 통화에서 “실질적인 인구 증가 효과를 보려면 기본소득 지급액을 충분하게 현실화하고 지속성도 담보해야 한다”며 “그보다는 상점가가 조성되고 소비가 늘어나는 등 정주 여건과 활력이 달라졌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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