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오면 말해 봐야지" SKT 유심 교체 어려운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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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우 기자]
지난 4월 22일, 국내 최대 통신사인 SK텔레콤의 서버가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2300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지금까지도 불안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기업의 대응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피해 규모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고, 실질적인 정보 보호 조치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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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심 재고 없음 SKT 대리점 앞에 유심 재고가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
| ⓒ 홍정우(본인) |
이번 SKT 해킹 사건에서 가장 대표적인 피해 예방 정책은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였지만, 이 역시 SKT 공식 앱인 T월드를 통해 신청해야 해 노인분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았다. 많은 노인분들이 해당 앱을 사용하는 방법조차 몰랐기 때문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2024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 활용 능력은 전체 평균의 60~7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심 보호 서비스'처럼 대부분 온라인상에서 제공되는 보안 서비스는 노년층에게는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얼마 전, 나는 SKT를 이용하는 할머니께 전화를 드려 이번 해킹 사건에 대해 여쭤보았다.
나 : "할머니, SKT 쓰시잖아요. 혹시 이번에 SKT 해킹된 거 알고 계셨어요?"
할머니 : "어… 뉴스에서 들었다. 뭐 신청해야 된다카던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못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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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분들과 만남 경로당의 어르신분들과 만나 SKT사건과 디지털 교육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 ⓒ 홍정우 |
어르신들은 대부분 앱 사용법을 전혀 모르신다고 하셨으며, 사용할 엄두도 내지 못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딸이 다음 주에 오면 말해 봐야지"라며 자녀의 도움만을 기다리는 분도 계셨다. 이처럼 노년층은 유심 보호 서비스와 같은 디지털 보안 기술에 익숙하지 않아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해킹이나 스미싱 같은 사이버 범죄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노인분들 디지털 소외 해결 방안은 없을까?
내가 만났던 분들 중 다섯 분은 광진구 정보화 교육센터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디지털 교육을 받고 계셨다. 그러나 이분들 역시 "수업을 들어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금세 잊어버려서 다시 복잡한 디지털 기기를 쓸 수 없게 된다"며 어려움을 호소하셨다. 또 많은 분들이 "살 날도 많이 남지 않았는데 굳이 디지털 기기를 배워서 뭐하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디지털 교육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시는 경우도 많았다. 이처럼 아무리 디지털 교육이 확대된다고 해도,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노인분들이 따라잡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교육뿐만 아니라 '사람의 관심과 도움'이다. 이는 단지 노인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역시 머지않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노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고, 그때도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지금 노인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남의 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일상 속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이 있다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드리는 것, 서로 묻고 알려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미래의 우리가 노인이 되었을 때 살아가게 될 사회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의 확장으로 해킹 사고나 기술적 장애는 더욱 자주 발생할 것이다. 그렇기에 미래의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를 위해서 디지털 취약계층, 특히 노년층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술은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노년층이 디지털 세상 속에서 외롭지 않고, 누구나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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