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책사' 이병태 "버려지더라도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

12일 더불어민주당에선 ‘홍준표’가 키워드로 부상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 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캠프에 조인(join·합류)한다”고 알리며 관심이 집중된 것이지만, 이 교수 영입이 느닷없는 건 아니라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 전 대구시장에게 공개 ‘러브콜’을 보내왔다. 지난 10일 홍 전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녕군을 찾아 “민생을 위해 유능하고 충직한 사람을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잘 쓰는 것을 통해 성과를 내고 평가받고 싶다”며 “그 속에 홍 전 시장 같은 훌륭한 분들이 함께해 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고, 많이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홍 전 시장이 하와이행 비행기에 오르는 날이었다.
12일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홍 전 시장을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상대 진영에 있는 분이지만 밉지 않은 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보수정당을 위해 평생 헌신해 오신 홍 선배님께서 결국 뜻을 펼치지 못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하셔서 참으로 안타까웠다”고 썼다.
이 후보는 “(홍 전 시장의) 제7공화국의 꿈, 특히 좌우 통합정부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전진하자는 그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며 “어떤 정당을 지지했든 누굴 지지했든 간에, 작은 생각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길 바란다”는 말도 남겼다. 그러면서 “돌아오시면 막걸리 한잔 나누시지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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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영입 추진 주역은 이언주

이 교수 영입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것은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언주 최고위원이다. 이날도 이 최고위원은 이 교수와 점심을 먹으며 이 후보 캠프 참여를 최종적으로 설득했다고 한다. 이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이 교수에게 규제 개혁과 관련한 이 후보 직속 위원회 자리를 줄 가능성이 높다”며 “이 교수가 민주당과 맞는 부분도 있고, 격론을 벌여야 할 부분도 있는데 우리는 다 열려있다고 이 교수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 합류 소식을 알린 이 교수의 페이스북 글은 두 사람의 오찬 이후에 올라왔다. 그는 이 글에 “호랑이굴에 들어가서 상처뿐인 상태로 버려지더라도 경제적 자유를 위한 마지막 외침을 해보고 제 사회적 기여를 끝내고자 한다”며 “제가 믿는 바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그만두고 잊힌 은퇴자의 삶을 살고자 결심했다”는 결의를 담았다.
민주당을 떠났다가 지난해 2월 총선을 앞두고 재영입된 이 최고위원은 2021년 대선 국민의힘 경선 때 홍준표 경선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었다. 홍 전 시장과 이 최고위원은 그 이후에 연락을 주고받아 왔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민주당이 이 교수 영입에 나선 걸 홍 전 시장도 모르진 않았을 거란 얘기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이 주도한 이 교수 영입에 대해선 당내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이 교수가 자유시장주의를 강조하는 사람이니 일부 보수표를 끌어오는 효과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논란이 많은 사람이어서 걱정”이라며 “그런 걸 다 고려하면 사실 이득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19년 SNS에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정책에 대해 “치매인가? 정신분열증인가?”라고 쓰는가 하면 “친일은 당연한 것”이라는 메시지도 남겨 그때마다 논란을 불렀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 교수 영입은 중도 확장에 필수적이지도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윤성민·성지원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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