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명 빅텐트' 선 그은 이준석 "노무현 정신 계승자, 이재명 아닌 나"
[곽우신,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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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 ⓒ 남소연 |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반이재명' 빅텐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분명히 했다. 사실상 국민의힘과의 '손절'을 못 박고 나선 셈이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 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를 향해 바짝 날을 세웠다. 다만, 이재명 후보와 '정책적 방향성'이 달라 경쟁하는 것일 뿐, '이재명은 절대 안 된다'라는 프레임에 동참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보다 자신이 더 나은 대안이라는 점에서는 자기 확신이 있었다. 특히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며, 이재명 후보보다 오히려 본인이 노무현 정신을 구현하는 정치 여정을 밟았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준석 후보 비판의 방점은 '친정'이라 할 수 있는 국민의힘에 찍혀 있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와 연을 끊지 못하고,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을 영입해 '후보갈이'를 시도한 모든 촌극이 그를 자조하게 만들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과의 '동지 의식'은 없다면서 이 당은 "고쳐 쓸 수 없다"라고 선언했다.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자 마자 '펭귄' 인형을 꺼낸 그는 본인이 '퍼스트 펭귄'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래는 일문일답 형태로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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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 ⓒ 남소연 |
"지난 2017년 대선 때도 보수 정당이 무너진 공간에 안철수 후보가 자리를 먼저 하고, 거기에서 확장력을 가져갔다. 지금 국민의힘은 그때보다 더 무너졌는데도 안 무너진 척하고 있다. 무너졌는데도 허장성세를 부리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이 결코 이 상황에서 어떤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하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 단일화 소동으로 인해 국민의힘이 이슈를 잡아먹었다.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를 보며, 국민의힘 대표 출신으로서 소회도 남다를 것 같은데.
"한 3년 전까지만 해도 어쨌든 저걸 고쳐서 정치를 쇄신해 보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당 대표직에 도전했다. 실제로 어느 정도 고쳐서, 국민으로부터 얼마만큼의 사랑은 받는 정당으로 바꿔놨다. 그런데 윤석열이라는 괴물 하나가 등장했을 때, 그 괴물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저렇게 다 망가뜨려 놓은 걸 보면..., 계엄이 터졌을 때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꼴 좋다'라고 이야기했었다. 그게 그냥 단순히 비웃는 게 아니라, 나한테는 자조적인 이야기였다. '그렇게 무리수를 두더니 결국에는 자기 발등들을 자기들이 찍었구나'라는 생각에 비통했다.
한편으로는 국민의힘은 고쳐 쓸 수 없다는 게 명확해졌다. 이제 저것은 더 이상 쓸 수 없는 덩어리가 돼버렸다. 매번 경선하면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가 증명이 된 정당이고,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계엄을 통해서 국민에게 상처를 줬는데도 끊어내지 못한다. 저 사람들이 얼마나 윤석열과 얽혀 있는지를 증명하는 거 아니겠느냐? 그 정도로 정치적으로 자생할 수 있는 판단을 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펙 좋고, 허우대는 멀쩡하지만, 아무 세력도 없고, 신념도 없고, 자기 말 잘 들을 만한 한덕수를 꽂아다가 선거 치르려고 한 것이다. 이미 지난 대선 때 다 나왔던 시나리오를 재탕한 것이다."
- 이준석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함께 할 일은 절대 없다는 말인가?
"지금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저렇게 이상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데, 동탄에서 제가 선거를 뛸 때도 많은 주민이 저한테 이렇게 물어봤다. '혹시 당선시켜 주면은 윤석열이랑 붙어먹는 거 아니야?' 그런데 지난 1년이 증명한 게 뭐겠느냐?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계엄이나 탄핵 국면에서 항상 저는 최고의 강도로 메시지를 내서 그런 행동이 잘못됐음을 얘기했다. 동탄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도 국민과 한 약속은 그거 하나이다. 윤석열과 같은 대한민국을 수렁에 빠뜨린 인물, 그리고 구태 정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국민의힘 세력과 그렇게 같이 가서 실망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언론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후보에게 '단일화' 문제를 반복해 물어본다. 상황을 가정해 보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율과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합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넘어서거나 혹은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면? 보수 진영에서 '그래도 이재명은 막아야지 않겠느냐'라는 강한 요구가 있어도 완주할 것인가?
"나는 '이재명을 막아야 한다'라는 목표 자체가 왜 나오는지 이해하지만, 공감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재명은 절대 안 된다'가 아니라, '내가 이재명 대표보다 훨씬 나은 대안이기 때문에 당선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자질이라든가, '사법 리스크'로 불리는 여러 법적 상황이라든가 이런 건 차치하자. 정책적으로 나와 이재명 후보가 이견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이재명을 막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이준석의 정치는 지금까지 증오로 이어져 온 대립 구도와는 조금 달라야 한다는 지점이 있다. 이재명 후보와는 '경쟁'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나는 이미 그 방식으로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에서 이겨왔다."
- 단순히 '이재명을 막아야 한다'라는 명분으로 '반이재명' 단일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뜻인가?
"내가 가끔 반쯤 농담조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이재명 대표의 정책을 내가 싫어하고 거기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하지만, 거꾸로 이재명이 저한테 직접적인 해코지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윤석열 아니면 '윤핵관'이라는 사람들은 저랑 정책적 방향은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이 사람들은 저를 정치적으로 죽게 하려고 했던 사람들이다.
그러면 나에게 굉장한 모욕을 주며 정치적으로 죽이려고 했던 사람들에게 내가 동지 의식을 갖거나, '같이 해야겠다'라고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은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보수 진영에 있는 분 중 '사감을 드러내지 마라' 이런 이야기를 한다. 사감을 드러낸 건 윤석열과 윤핵관이다. 단 한 번이라도 윤석열이나 윤핵관에게 적시에 지적을 했던 사람들이어야 저한테 사감과 같은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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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새벽 전남 여수시 금호피앤비화학 여수2공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
| ⓒ 개혁신당 제공 |
"정계 개편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보수 진영의 내실과 구조가 동시에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개혁신당 입장에서 만약에 정계 개편 기회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그 길로 가야 되는지는 의문이다. 국민의힘이 대선 이후 치열한 내홍을 겪게 되거나 공중분해 과정을 거친다면, 개혁신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개혁신당이 지금까지 의사 결정 구조가 빠르고, '맞는 말'을 하면서 올 수 있었던 데는 구성원 간의 이견이 적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구태를 답습할 만한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 사람들이 '개조'가 안 된 상태로 같이 하게 된다면, 똑같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 이삭줍기하더라도 골라서 하겠다?
"애초에 이삭이 별로 없다.(웃음) 개혁신당은 선명한 다른 길을 갈 것인지를 두고 고민해 봐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힘의 인적 구조상 자신의 잘못된 선택이나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에, 정계 개편 자체가 조금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 안 그래도 김상욱 국회의원이 국민의힘 탈당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의원은 개혁신당하고 같이하기 어려운 사람인가?
"김상욱 의원을 개인적으로 잘 알기 때문에, 만나서 할 수 있을 때마다 '다선 의원이 되고, 정치를 좀 쉽게 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면 민주당으로 가는 게 좋겠다'라고 먼저 이야기했다. 다만 '만약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고 좀 어려운 길을 가보겠다. 이런 생각이 있으면 개혁신당이 답일 것이다'라고도 이야기했다. 김상욱 의원에게는 어려운 선택이다 보니까 우선 무소속으로 지내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결국 김 의원이 어떤 꿈을 가졌느냐에 따라 개혁신당에 올지, 민주당으로 갈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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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 ⓒ 남소연 |
"결국 중요한 건 미디어다. '3자 구도'가 확실히 정립되고, 국민의힘의 막장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하던 아이디어들, 대한민국을 위한 제언들이 충분히 미디어에 부각될 것이다. 지금도 정책이나 콘텐츠에 있어서는 우리가 내는 정책들이 정확하고 또 꼭 지금 시점에 필요한 내용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TV 토론도 이미 준비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워낙 달변이기도 해서, 특별히 TV 토론을 못 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한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가는 정책 방향성이 나랑 워낙 선명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국민들께 그런 부분을 확인시켜 드릴 것이다. 예를 들면, 이재명 후보의 경제관은 제가 배워온 주류 경제학의 세계에서는 용납이 될 수 없는 괴짜 경제에 가깝다. 농어촌 기본소득 정책도 황당하다. 예산 소요가 최소 5조 원 정도는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매표지 어떻게 국가를 위한 진지한 제언일 수 있겠느냐? 경마식으로 가면 나는 10조 원 이야기 못 하겠느냐? 무책임한 공약이기 때문에 이야기 안 하는 것이다."
- 국민의힘 후보와의 TV 토론은 어떨 것 같은가?
"나는 솔직히 김문수 후보의 정치가 뭔지 모른다. 도대체 김문수 후보의 정책이 뭔지를 알 수가 없어서 TV 토론 준비를 할 수가 없다. 기존에 발표한 것들을 보면, '노인 무임승차 제도를 버스까지 확대하겠다' 이런 건데 애초에 말도 안 된다. 도대체 무엇을 갖고 상대에게 질문하고 정책 선거로 이끌어 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보다 나은 보수 대안이라는 점은 이해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민주당보다 나은 대안인지도 증명되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유동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많은 국민이 이번 계엄 정국을 두고 '내란은 지속되고 있다'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기고만장하게 개 산책을 다니면서 사진 찍히는 모습을 보면 '저 사람이 왜 아직 자기 죄에 대한 반성을 안 하고 일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해 역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다. 지금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 중에는 '국민의힘이 싫어서' 지지하는 분들도 상당하다. 국민의힘의 퇴행적 행보나 '올드'한 주장 때문이다.
동시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사법적으로 누구를 감옥에 잡아넣고, 누구를 방탄하고, 이런 것이 '허업'이라는 것을 이제 알아가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적극적으로 자기 방탄에 팬덤 정치를 활용하는 데 대해 걱정하는 분들도 많다. 팬덤을 통해서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없다. 이재명 후보가 글로벌 경제 무대나, 과학기술 패권 경쟁에서 '개딸'을 동원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지식과 논리와 상식에서, 민주당을 지지해 온 화이트칼라층에게 더 선명한 대안은 개혁신당이 되고 있다. 미래 의제를 다루면서, 특히 젊은 세대 위주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민주당 지지층에게도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보다 더 나은 선택일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단도직입적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질문해 보셨으면 한다. 지난 5년간의 정치 행적을 봤을 때 누가 '노무현 정신'을 구현하고 있는가? 이재명인가? 이준석인가? 내가 반복적으로 노무현 정신을 이야기하는데 어려운 것에 도전해서, 가치를 지키면서 정치 철학을 이어가는 것이다. 정치를 하면서 일반적인 보수 정치인과 다른 것은, 5월 광주의 아픔에 대해서 잘못된 얘기를 한 적도 없다. 역사적으로 성찰적 보수들이 할 만한 행동을 해왔다고 자신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젊은 세대에게 있어 멋있음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일부 극우에게는 조롱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런데 저는 그런 극우적 움직임에 함께한 적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연설하실 때 '바람 부는 대로 누워라'·'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어머니의 말을 들었다고 하셨다. 하지만 그 말에 따르지 않고 '이의 있습니다'를 외친 사람이 노무현이었다. 지금은 대한민국 정치 전체가 비겁해졌다.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 말기부터 철저히 주류 정치에 편입하려 애썼다. 본인의 정치 철학보다 권력구조 속의 유불리를 더 우선한 선택들이 이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인천 계양을'이라는 민주당이 거의 진 적이 없는 지역에 들어갔다. 반면 저는 서울 노원 상계동, 경기도 동탄 등 정치적으로 어려운 곳에서 도전했고, 노무현 대통령도 당세가 약한 '꼬마 민주당'에 남아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
예전에 YS가 노무현 대통령을 부산 동구의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줬을 때, 3당 합당이라는 정치 공학이 벌어지자, 노무현 대통령은 그게 옳지 않다며 '이의 있습니다'라고 했다. 나는 그런 모습이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 가는 길에 손 들고 반대한, 충분히 기득권이 될 수 있었던 국민의힘 성골 당 대표 이준석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그게 진짜 노무현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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