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반침하 피해 예방 위해 선제적 점검과 기술 지원 필요"
[정진희 기자]
전국 곳곳에서 지반침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이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조례안이 경기도의회에서 통과됐다. 사전에 사고를 인지하고 예방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5일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지하안전 관리 및 유지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해 전국 최초 시행 중인 '경기도 지하안전지킴이 제도'를 명문화해 제도적 틀을 갖췄다. 지하안전지킴이는 토질·지질·구조 분야 등 전문가 42명이 지하안전평가 대상(10m 이상 굴착) 현장에서 2인1조로 안전관리계획 준수 여부 등 현장 자문을 하는 제도다.
또 경기도와 시군, 관계기관이 협의체를 구축해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GPR(지표투과레이더)탐사 등의 지반침하 발생에 대한 기술지원도 하도록 했다. 도지사에게는 지하개발사업 현장에 대한 점검과 자문 책임이 부여된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일명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대형 굴착공사장 중심으로 다시 제작해 법률·공익성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김영민 도의원(용인2)은 "지반침하에 따른 피해 예방을 위해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기술 지원을 하자는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굴착공사가 진행되는 지하개발사업에 대한 안전관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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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민 도의원 김영민 도의원은 지하침반 사고와 관련 “선진국들은 지반침하를 자연재해로 인식, 사전예방과 정보공개 토대로 대응체계 운영”한다고 지적했다. |
| ⓒ 경기도의회 |
"최근 발생한 주요 지반침하 사고를 통해 원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지난달 21일 발생한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지반침하 사고는 해당 도로를 지나던 온수 배관의 파열이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다. 이처럼 지하 매설물 손상으로 인한 사고는 전체 지반침하 사고의 약 50.2%를 차지하며 가장 빈번한 유형이다.
특히 노후 하수관 손상이 전체의 39.3%로 나타나 구조적 열화에 따른 균열·침하·붕괴 등이 주변 지반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달 11일에 발생한 신안산선 공사장 붕괴 사고는 대규모 굴착공사로 인해 지반의 평형상태가 무너진 전형적인 사례로 지반 침하가 구조적 위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는 굴착에 따른 지반 지지력 상실, 지하수위 변화, 차수(遮水) 불량, 굴착면 관리 부실 등이 지적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하 공동이 형성되고 지반 안정성이 급격히 저하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심도 터널이나 대형 개발 현장에서는 이 같은 위험요인에 대한 사전 검토와 관리가 필수적이다."
- '경기도 지하안전 관리 및 유지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최종 의결됐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이번 조례 개정안은 경기도 내 지반침하 사고를 예방하고 지하안전 관리를 체계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지하안전지킴이' 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그간 도 차원에서 운영해 온 전문가 점검 체계를 조례에 명문화해 앞으로는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
또한 도지사가 지하안전평가 또는 소규모 지하안전평가 대상 현장에 대해 실태점검과 기술지원을 직접 실시할 수 있도록 해 사전 예방적 관리 기능을 강화함과 동시에 관계기관과의 공동 대응체계를 가동할 수 있도록 협력 기반을 제도화했다. 이에 사전 예방 사고 대응의 신속성과 실효성을 높이게 됐다.
이번 개정을 통해 경기도 지하안전 관리체계가 기존의 사후 대응 중심에서 사전 예방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서울시는 일명 '지반침하 안전지도'를 대형 굴착공사장 중심으로 다시 제작해 법률·공익성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경기도의 계획은 어떠한가.
"서울시의 '지반침하 안전지도' 제작 추진은 매우 의미 있는 정책적 시도라고 평가한다. 경기도 역시 지하안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는 '지하안전지킴이' 제도를 통해 굴착 깊이 10m 이상인 대형 공사현장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시군별로 GPR(지표투과레이더) 장비 구입을 지원해 지하공간 위험요소를 자체 진단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력, 수자원공사 등과 '지하 시설물 안전관리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시군 단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 지하안전관리지도'와 같은 데이터 기반 관리는 경기도에서도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현재 각 과에 퍼져있는 지하시설물 데이터와 국토교통부의 지하공간 통합지도 등을 활용해 경기도형 지하안전관리지도 제작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경기도 지하안전관리지도'가 완성된다고 하더라도 해당 데이터 공개는 개인정보 보호, 시설보안 문제, 공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으로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최적의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 주요 선진국들은 지반침하에 대해 어떠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나.
"선진국들은 지반침하를 자연재해의 하나로 인식하고, 사전예방과 정보공개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는 지반침하가 빈번한 지역 특성을 반영해 '플로리다 지질조사국(Florida Geological Survey)'을 중심으로 위험지역을 지도화하고, 주민이 싱크홀 의심 현상을 즉시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 시 싱크홀 위험 여부를 고지하는 것을 법으로 의무화했으며, 싱크홀 전용 보험제도(Sinkhole Insurance)도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일본은 국토교통성을 중심으로 매년 '지반침하지역 보고서'를 발간해 전국 위험지역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공개한다. 특히 지하공간에 설치된 상·하수도, 지하철 등 시설물에 대해 체계적인 정밀조사와 구조개량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규모 공사 시에는 별도의 지반안전성 검토가 의무화돼 있다.
영국은 'NUAR(National Underground Asset Register)' 제도를 통해 모든 지하 인프라 정보를 디지털로 통합 관리한다. 이를 통해 지하 시설물의 위치, 상태, 관리 주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 굴착공사나 개발 과정에서 지반침하를 예방하고 있다.
독일은 '지질위험 지도(Gefahrenkarte)'를 활용해 특정 지역의 지질 리스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도시개발·공공시설 투자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개발 사업의 경우 사전 지반조사를 의무화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지반침하를 단순 사고로 보지 않고, 데이터 기반의 위험지역 사전 식별과 주민 대상 정보공개 및 교육, 법·제도적 안전장치 마련과 더불어 보험·재정지원 체계 구축 등을 종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도 이러한 해외 사례를 참고해 단순 점검 수준을 넘어 지하공간 전반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사전 예방 중심의 종합 대응체계를 구축해 갈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
- '지하안전법'에 따라 지하시설물에 대해 연 1회 이상의 지반침하 육안조사와 5년마다 1회 이상의 GPR(지표투과레이더) 탐사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한 보완 사항이 있나.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지하시설물 관리자를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육안점검과 5년마다 1회 이상 GPR(지표투과레이더) 탐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기본적인 관리체계는 마련돼 있으나, 실질적인 이행과 점검 품질 관리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의 지하시설물에 대해서는 GPR 탐사 주기를 탄력적으로 단축하고, 고위험 지역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밀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현재의 GPR 탐사는 대부분 단순 점검에 그치고 있으며 탐사 이후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 안전대책에 반영하는 관리·활용 체계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이런 관리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앞으로는 GPR 탐사 데이터를 일원화해 통합 관리하여야 하고 이를 활용해 위험요소 분석 및 선제적 대응계획 수립에 활용하는 체계 구축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장비를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실무자 대상 전문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각 지자체에서 실질적인 탐사 기술력과 분석 역량을 쌓을 수 있고 이를 토대로 GPR의 품질 관리가 가능해진다. 이를 위한 인력교육과 정보 체계 일원화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반침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노후 하수관로 보수 예산 증액 여부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
"경기도는 하수관로 총 연장 3만3914km 중 20년 이상 경과한 노후 하수관로 1만6985km (50.1%)를 대상으로 2015년부터 정밀조사를 실시해왔다. 현재까지 1만1494km(67.7%)에 대해 정밀조사를 완료했으며 이 중 보수 필요성이 있는 866km 구간에 대해 2017년부터 총 1조 143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보수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국비와 시군비를 50:50으로 부담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재정이 열악한 시군에서는 공사 추진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에 경기도는 노후 하수관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23년부터 지원비율을 국비 60%, 도비 20%, 시군비 20%로 조정했다. 이를 통해 시군의 재정 부담을 대폭 경감하고, 보다 안정적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도비를 직접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는 전국 최대 면적과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SOC 기반시설 역시 다른 지역보다 방대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노후 인프라 관리의 난이도와 재정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하수관로 교체 사업은 단순한 유지보수를 넘어 장기적이고 대규모 재투자가 필요한 분야로 경기도는 도청의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도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비대상 구간은 단순 경과연수 기준이 아닌 노후도, 구조적 위험성, 주변 환경영향 등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과학적으로 선별하고 있다. 앞으로도 경기도가 노후 하수관 교체를 위해 중장기 투자계획을 수립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하수관로 보수·개량을 추진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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