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걷던 여수 '추도'에 가다

정병진 2025. 5. 1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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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기암층리, 수많은 공룡 발자국을 간직한 섬

[정병진 기자]

지난 10일, 여수의 '추도'에 다녀왔습니다. 추도는 여수 화양면 낭도 부근의 작은 섬입니다. 거리상으로는 낭도에서 배를 타면 20~30분이면 닿는 가까운 섬이지만, 오랜 세월 동안 정기 여객선이 없어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었습니다.
▲ 낭도 여객선터미널 여수 낭도 여객선터미널
ⓒ 정병진
그러다가 3월 말부터는 자동차와 사람을 함께 실을 수 있는 정기 여객선이 운항을 시작하면서 점차 여행객이 늘고 있습니다. 이 섬에 들어가려면 낭도 여객선터미널에서 표를 구매한 후, 출항 시간에 맞춰 배를 타면 됩니다. 평일 하루 세 차례 정기 여객선이 왕복 운항합니다.
▲ 여객선에서 본 사도 여객선 위에서 바라본 사도
ⓒ 정병진
여수 '추도'로 가는 여객선은 낭도에서 출발해 사도를 거쳐 갑니다. 사도는 '공룡 발자국'으로 유명한 섬입니다. 이곳에는 규화목(硅化木, Petrified Wood)도 남아 있습니다. 이는 약 8천만 년 전 백악기 후반, 나무가 화산재와 퇴적물에 묻혀 오랜 시간에 걸쳐 화석처럼 변한 것입니다.
우리는 사도에 내리지는 않았고, 단지 거쳐갔을 뿐입니다. 사도는 예전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겁니다. 섬 자체에 우물이 없어 식수는 외지에서 사다 먹는 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추도의 돌담 추도 마을 입구의 돌담
ⓒ 정병진
▲ 마을 안 돌담길 추도 마을 안 돌담길
ⓒ 정병진
우리가 탄 여객선은 사도에서 출발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추도에 도착했습니다. 추도에서 내리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돌담'이었습니다. 마치 산성을 쌓기라도 한 듯, 돌담이 마을 앞에서부터 안길까지 이어져 있었습니다.
태풍과 강풍이 잦아 주민들이 쌓았다고 합니다. 해변의 몽돌을 주워 만든 이 돌담은 돌 하나하나에 예스런 정취가 느껴졌습니다.
▲ 돌계단 층리 조각으로 만든 돌계단
ⓒ 정병진
특히 마을 안길로 올라가는 계단은 일부러 조각한 듯한 반듯한 층리 조각들로 만들어져 있어 더욱 정감 있었습니다. 시멘트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자연석만으로 이렇게 계단을 만든 곳은 찾기 어려울 겁니다.
▲ 기암층리 추도의 기암층리
ⓒ 정병진
▲ 기암층리 마을 정면 왼쪽 약 60m 지점의 층리 골짜기
ⓒ 정병진
▲ 층리 발톱(?) 쇠톱날 같이 날카롭게 깎인 층리 조각. 마치 기계로 정교하게 잘라 만든 거 같다.
ⓒ 김성례 제공
추도의 가장 큰 아름다움은 기암층리(奇岩層理)입니다. 지층을 연구하려는 지질학자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섬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곳의 층리는 중생대 백악기, 즉 적어도 6천 6백만 년 전, 공룡이 살던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추도에는 사도보다 훨씬 더 많은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었습니다. 그중에는 무려 84m에 이르는 공룡 보행렬도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발자국이 있는 곳에 별다른 표시가 없어, 직접 보아도 그것이 공룡 발자국인지 확신하기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섬에서 무려 3천 개 이상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우리가 본 흔적도 그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겠지요.
▲ 공룡 발자국(?) 공룡 발자국으로 추정되는 흔적
ⓒ 정병진
추도의 현재 주민은 6세대 9명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갔을 때는 92세의 어르신, 상회를 운영하는 아주머니, 폐교된 분교의 풀을 베고 있던 아저씨를 뵐 수 있었습니다. 마을 안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밭이 두세 개 보입니다. 완두콩과 땅콩을 재배 중이었지만, 그 작은 밭으로 생계를 꾸리기란 어려워 보였습니다. 주로 어로 활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듯했습니다.
섬은 전반적으로 아직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부러 가져간 쓰레기 봉투와 집게를 이용해 해변 쓰레기를 일부 수거하기도 했습니다.
▲ 여객선에서 본 추도 떠나는 여객선에서 본 추도
ⓒ 정병진
수천만 년의 역사적 흔적을 간직한 추도의 비경을 뒤로하고, 우리는 오후에 섬을 떠났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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