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직접 지은 시가 걸린 곳... 발 돌리기 어려웠던 이유
[문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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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계종택 조선 중기의 문신정온(鄭蘊, 1569~1646)이 태어난 집으로, 현재의 건물은 그의 후손들이 순조 20년(1820)에 다시 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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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3동은 본래 안의현에 속한 명소들이었지만, 행정구역 개편으로 인해 원학동은 거창군에, 화림동과 심진동은 여전히 함양군 안의면에 속하게 되었다. 세 곳 모두 유서 깊은 선비 문화, 자연 풍광, 정자 건축 등이 어우러진 유적지로 지금도 많은 관광객과 문화 탐방객이 찾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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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동암 원학동 초입에 자리하고 있다. 커다란 바위에는 '원학동(猿鶴洞)'이라는 음각 글씨가 굵고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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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여정은 정온 종택, 수승대, 용암대 등이다. 위천을 따라 자동차로 약 20여 분을 달리다 보면 동계 정온 종택에 이르게 된다. 이곳은 조선 중기의 동계 정온(鄭蘊, 1569~1646)이 태어난 집으로, 현재의 건물은 그의 후손들이 순조 20년(1820)에 다시 지은 것이다.
정온은 조선 중기의 유학자이자 언관으로, 광해군 때 영창대군 피살과 폐모론을 비판하다 유배되었다. 병자호란 당시에는 화의를 반대하다가 강화도 함락 후 자결을 시도했으나 생존하였고, 이후 덕유산에 은거하며 생을 마감했다. 그의 강직한 절의는 숙종 때 높이 평가되어 영의정에 추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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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온고택 사랑채, 정온 15대 종손인 정종수 씨가 종택을 안내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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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온종택에 걸린 현판들은 각기 다른 역사적 인물들에 의해 쓴 글씨로, 그 의미와 상징성이 깊다. 사당에는 정조임금이 지은 어제시가 걸려있다. 사랑채 충신당(忠臣堂)의 현판은 추사 김정희가 쓴 글씨로, 강직하고 기품 있는 추사체로 정온의 충절을 기리고 있다.
매화옥(梅花屋)의 현판은 대원군이 쓴 글씨로, 매화꽃의 절개와 고고함을 통해 정온의 불굴의 충절을 표현한다. 모와(慕窩)의 현판은 의천왕 이강이 썼다. 정온이 말년에 기거한 모리재를 염두에 두고 쓴 것으로 보인다.
동계 정온의 15대 종손 정종수(84세)씨를 만났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30여 년 전 노모를 모시기 위해 내려와 고택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노모는 작년에 돌아가시고 아내와 둘이서 고택에 거주하고 있다. 사당, 사랑채 등 이곳저곳 안내해 준다.
주택은 사람이 살아야 비로소 숨을 쉬는 공간이다. 오래된 나무와 흙벽, 기와로 지어진 집은 사람의 온기와 손길이 닿을 때 비로소 제 자리를 지킨다. 그래서일까, 고택들의 문이 굳게 닫혀 있거나 먼지가 쌓여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저분들이 계시지 않으면, 이 집들을 누가 돌보고 지켜낼 수 있을까.
정온 고택을 나와 반구헌과 능허정을 거쳐 수승대로 향했다. 반구헌은 정온의 후손인 정기필이 조선 헌종 때 관직을 사직하고 고향에 돌아온 뒤, 거처와 재산이 마땅치 않아 당시 안의 현감의 도움으로 지은 집이라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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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구헌 정온의 후손으로 조선 헌종 때 영양 현감을 지낸 정기필이 관직을 사직하고 고향에 돌아왔지만 재산과 거처가 없어 당시 안의 현감의 도움으로 이 집을 지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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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능허정 조선 초기 확계 정옥견(鄭玉堅)이 은거하여 소일하던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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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능허정 거창 위천 강가에 있는 정자. 봄에는 벚꽃 등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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