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vs 한덕수·김문수·이준석?... 단순 '더하기'는 무리다 [김봉신의 여론감각]

김봉신 2025. 5. 1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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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별 후보 지지도 비교분석] 단순합산보다는 가상대결이 현실적... 이준석 지지세, 한덕수로 모두 가지 않아

[김봉신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진짜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 직능본부’가 주최한 민생정책 협약식에 참여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이희훈
최근 대선 관련 여론조사가 쏟아지는데, 일부 여론조사의 결과를 두고 필자에게 연락을 해 설명을 해달라고 하는 독자가 여럿 있었다. 조사 결과를 언론사 기자가 해석해 올린 글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보수 후보 합산'보다는 가상대결이 현실적

그중에서도 전국지표조사(NBS, 2025년 5월 2주) 결과를 해석한 기사와 관련, 필자에게 문의하는 독자가 꽤 있었다. 해당 기사는 주요 4명 후보의 적합도를 설문한 결과를 이재명 대 보수 후보 합산으로 보여주고 오차범위 이내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는 이재명 43%, 한덕수 23%, 김문수 12%, 이준석 5% 등으로 나온 결과를 이재명 43% 대 보수 후보 3명 합계 40%라고 의미 부여를 한 것이다.

이런 분석은 해석과 분석을 담당하는 기자의 몫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이같은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 현실적으로 한덕수와 김문수가 동시에 출마하는 경우보다는 둘이 단일화를 하겠다고 하니 3자 가상대결로 봐야 할 것 같다. 둘째, 이준석 후보가 한덕수나 김문수와 단일화를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셋째 NBS는 후보 문항에서 재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에 후보 적합도가 다른 조사와는 다를 수 있어서 다른 조사 결과도 함께 제시하는 게 좋겠다. 넷째, 기타 혹은 없다/모름/무응답의 분석이다.

마지막 고려사항은 판별분석 등 통계적 분석을 해야 해서 이 글의 범위를 넘는 것 같으니 다음 기회에 살펴보자. 위의 첫째와 둘째는 결국 구도를 어떻게 보느냐, 여론조사에서는 어떤 구도를 대상으로 조사를 하느냐의 문제인데, 지금처럼 보수 후보 3명을 합산하는 방식보다는 3자 가상대결로 보면서 이준석이 갖는 파괴력을 생각해보는 게 더 나은 방법 같다.

때문에 3자 가상대결을 중심으로 NBS 결과 외에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함께 비교를 하면서 의미를 찾아보자. 결국, 그게 '보수 후보 합산' 방식보다는 더 현실적일 수 있겠고, 이재명 적합도와 비교 분석도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

후보 '재질문'이 없는 NBS는 핵심 지지자 중심

NBS는 후보 관련 문항에서 재질문을 하지 않는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서는 지지하는 후보나 적합한 후보를 묻는 문항에서 '없음-잘 모름' 응답자에는, '그래도 조금이라도 호감이 있는 인물이 누구냐'라고 한 번 더 질문을 해서 후보를 선택케 한다. 물론 정치 고관여자 중심으로 추출하는 ARS 조사에서는 재질문이 없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전국지표조사에서는 재질문을 하지 않으니 일부 후보의 지지도가 미세하게 낮게 나타나는 현상이 발생한다. 아래는 최근 주요 조사의 후보 지지도이다.

무선 RDD ARS 방식: 오마이뉴스ㆍ오마이TV 의뢰, 메타보이스 5월 7~8일 조사
재질문 없는 3자 가상대결 - 이재명 49.5%, 한덕수 30.5%, 이준석 5.1%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 JTBC 의뢰, 메타보이스(서던포스트 공동) 5월 4~5일 조사
재질문 있는 3자 가상대결 - 이재명 48%, 한덕수 31%, 이준석 8%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 서울경제신문 의뢰, 한국갤럽 5월 6~7일 조사
재질문 있는 3자 가상대결 - 이재명 50%, 한덕수 34%, 이준석 7%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 NBS 전국지표조사(자체) 5월 5~7일 조사
재질문 없는 3자 가상대결 - 이재명 44%, 한덕수 34%, 이준석 6%

최근 몇몇 여론조사 결과를 위와 같이 살펴보면, 오차범위 내의 차이이기는 하지만 전화면접에서 재질문이 없는 경우에 이재명 후보의 지지도(적합도)가 약 4~6%포인트 낮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즉, NBS에서 후보 관련 재질문을 하지 않는다면 이미 마음 속에 확고히 투표할 후보를 결정한 응답자만 지표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재질문이 확장성 수준 보여줘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 남소연
즉, 이재명 후보는 후보를 결정한 '조기 결정자' 외에도 '망설이는 임박 결정자'가 조금 더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로서는 전체 중에서 4~6%가 된다. 한국갤럽과 NBS만을 비교하면 6%포인트의 차이가 바로 그러한 망설이는 임박 결정자일 수 있겠다.

그런데, 한덕수 후보는 재질문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 전화면접 두 조사(NBS와 한국갤럽) 중에서 차이가 없다. 재질문에 의한 지지도 상승 효과는 나타나지 않아서 확장 가능성은 후보 등록 후에 더 분석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김문수 후보의 경우에도 한덕수 후보가 얻는 지지도와 아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생략한다.

결국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재명 후보의 경우, 없음 혹은 잘 모름 응답자에게 재질문을 했을 경우에 추가적인 지지도 상승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며, 이는 선거일에 임박해서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는 '임박 결정자'가 대세론과 인물론에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과 함께 해석할 필요가 있겠다.

그럼, 보수 후보 합산은?

자, 이제 자신은 절대로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힘주어 강조해온 이준석 후보가 보수 후보라는 테두리에 함께 하면서, 지지세가 합산된다고 할 때를 생각해보자. 위의 4개 조사에서 한덕수와 이준석이 얻는 지지세(적합도)를 합해서 보수 후보라고 하면 아래와 같다.

○ 오마이뉴스ㆍ오마이TV 의뢰, 메타보이스 조사: 이재명 49.5% 대 보수 후보 35.6%
○ JTBC 의뢰, 메타보이스(서던포스트 공동) 조사: 이재명 48%, 대 보수 후보 39%
○ 서울경제신문 의뢰, 한국갤럽 조사: 이재명 50% 대 보수 후보 41%
○ NBS 전국지표조사(자체): 이재명 44% 대 보수 후보 40%

위의 3개 조사에서는 ARS이거나 혹은 재질문을 하는 전화면접이라서 확장성이 반영된 결과이고, NBS는 재질문을 하지 않는 전화면접조사이니 확장성이 빠져 있다고 보면 되겠다. 3개의 결과는 보수 후보를 합하더라도 오차범위를 벗어나 이재명 후보가 우세하다.

현재 시점에서 확장돼 있는 지지세를 소거한 NBS 조사 결과에서는 오차범위 이내로 붙은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이마저 이준석 후보가 보수 후보와 단일화한다는 가정과 함께, 단일화 시 이준석 후보의 지지세가 모두 한덕수 후보에게로 간다는 다소 무리한 전제가 있다.

이준석 후보 없는 양강대결에서도 이재명 우세

그러면, 위의 NBS 3자 가상대결에서 한덕수와 이준석이 얻는 지지세를 합산해서 보수 후보의 지지세라고 할 수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위의 4개 조사 중 서울경제신문이 의뢰해 한국갤럽이 조사한 결과에는 양강대결이 있다. 아래의 결과를 확인하자.

○ 양자 가상대결: 서울경제신문 의뢰, 한국갤럽 조사
전체 중 이재명 53%, 한덕수 39%
3자 가상대결에서 이준석 지지자 중 이재명 37%, 한덕수 45%, 없다 19%

이준석 후보가 빠진 상황을 가정한 양자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는 한덕수 후보에게 14%포인트 우세하다. 이준석 후보가 포함된 3자 가상대결에서 이준석 후보를 지지했던 응답자 중 45%가 한덕수로 갔지만, 37%는 이재명에게로 움직였다. 일방적으로 어느 후보에게로 전체가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자, 여기까지를 보면, '보수 후보 합산' 방식이 갖는 분석적 의미가 아예 없지는 않겠으나, 몇 가지 전제가 모두 충족돼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런 문제를 모두 고려하면 이처럼 보수 후보의 현재 지지세를 모두 합한 단일한 지지도로 놓는 게 무리인 듯 싶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SK텔레콤 유심 정보 해킹 사태에 대해 류정환 SK텔레콤 부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NBS 결과는 무엇을 말해 주고 있는가

그렇지만, NBS 조사 결과가 주는 의미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일단, 현재 시점에서 확장된 지지세가 걷히는 경우도 있을 수는 있으니 그런 경우에 단단하게 굳어진 지지세의 수준을 알려 주는 정보 가치가 충분한 것 같다.

그리고, 직전 조사 대비 한덕수 후보의 다자 적합도가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물론 이는 한동훈 후보가 포함돼 있던 직전 조사에서 한동훈 후보가 경선 탈락으로 없어진 효과이기는 하지만, 김문수보다는 한덕수에게 좀 더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국민의힘 전략가들이 구상하는 전략이, ① 경선 컨벤션효과 ② 김문수와 한덕수 단일화 컨벤션효과 ③ 깜깜이 기간 포함 막판에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 등을 순차적으로 이어 컨벤션효과를 증폭하는 방식이 아니고, 어쩌면 '노이즈마케팅(noise marketing)' 방식으로 언론 노출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지지세를 키우는 전략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봤다.

이런 노이즈마케팅에 의하면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에 대한 언론 노출량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러한 내용은 다음에 더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이때 필요한 것은 사실 '메가 이슈'인데, 과연 어느 캠프에서 어떤 '한방'을 준비하고 있는지 기대해보겠다.

[인용 여론조사]

○ 오마이뉴스ㆍ오마이TV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2차
오마이뉴스ㆍ오마이TV 의뢰, 메타보이스가 5월 7~8일에 무선 RDD(100%)를 이용한 ARS 조사 방식으로 1,004명을 조사. 표본오차는 ±3.1%포인트

○ JTBC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4차
JTBC 의뢰, 메타보이스(서던포스트 공동)가 5월 4~5일에 통신 3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1,010명을 조사. 표본오차는 ±3.1%포인트

○ 전국지표조사(NBS) 2025년 5월 2주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가 2025년 5월 5 ~7일에 통신 3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1,000명을 조사. 표본오차는 ±3.1%포인트

○ 서울경제신문-한국갤럽 조사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5월 6~7일 통신 3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1,014명을 조사. 표본오차는 ±3.1%포인트

*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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