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서 ‘브롤스타즈’를…청소년과 가족 함께한 특별한 e스포츠 대회
10일, 교회 교육관에서
‘브롤스타즈’ 모바일게임 대회 개최…170여명 참석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10일, 경기도 과천교회(주현신 목사) 교육관에는 묘한 긴장감과 기대감이 흘렀다. 마지막 가족컵 토너먼트 결승전. 무대에 나선 부모와 아이들은 저마다 휴대전화를 들곤 모바일게임 ‘브롤스타즈’에 집중했다.
“아빠, 조금만 더 진입해줘요.” “오른쪽에서 적이 오고 있으니 조심해.” 부모와 아이 사이에는 쉴 새 없이 브리핑(요약 보고)이 오갔다.
1~2분 동안 이어진 치열한 결투 끝에 게임 승패가 갈렸다. 부자지간으로 참여한 한 팀은 서로 부둥켜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패배한 다른 팀들은 아쉬워하면서도 추억을 만들어서였는지 행복한 미소를 띠곤 무대에 내려갔다.
과천교회와 시냇가하늘숲 청소년꿈터(위원장 방주석 장로)는 이날 과천 청소년 문화 축제 ’과천 e스타‘를 개최했다. 올해로 5회차를 맞이한 이 행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청소년 문화 활동을 회복시키기 위해 기획된 e스포츠 대회다. 총상금 200만원 상당의 대회에는 과천교회 교인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170여명이 참석했다.
대회는 청소년컵(3인 1팀)과 가족컵(2인 1팀)으로 각각 진행됐다. 가족컵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팀을 이뤄 출전해 세대 간 소통과 협력의 장이었다. 실수할 땐 위로와 격려를, 승리했을 땐 칭찬을 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현직 프로게이머를 방불케 했다. 세 시간 동안 펼쳐진 대회 끝에 토너먼트 1위의 영예는 이즈리얼팀(청소년컵)과 팽드거모티팀(가족컵)에게로 돌아갔다.
앞서 주최 측은 1부 순서에서 ‘게임 리터러시’ 강의도 진행했다. 게임이 단순 오락이 아닌 문화로 이해하도록 돕고, 건전히 즐기는 방법들을 제시했다. 강사로 나선 이기섭 에이블경기도장애인e스포츠협회 이사는 “게임은 청소년들에게 협력, 창의성, 도전정신을 길러주는 현대 문화의 하나”라면서 “게임도 바르게 활용하면 배움과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대회를 위해 매해 장소를 제공한다. 다음세대 교육관을 대회장으로 탈바꿈했는데, 설교가 오가던 강단과 대형 스크린은 각각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중계석과 중계화면으로 만들었다. 교회가 직접 건전한 게임문화를 형성하며, 다음세대의 꿈을 펼치도록 돕는다는 취지에서다.
주현신 과천교회 목사는 “우리 다음세대가 교회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치고, 지역사회 안에서 소통하며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음세대를 위한 문화와 사역에 지속해서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모두 호평을 이어갔다. 청소년컵 우승의 주역이었던 이즈리얼팀 소속 양지호(15)군은 이번 대회가 첫 대회라고 밝혔다. 양군은 “교회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곤 마음 한편으로 기도했는데, 실제 기도가 이뤄졌는지 친구들과 함께 우승해 기쁘다”면서 “피시(PC)방은 보통 어두컴컴하고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교회는 화려하고 밝은 분위기여서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과천=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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