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출신지역 정권따라 달라졌다" 대체로 사실 [오마이팩트]
[김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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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2일 오후 첫 지방 일정으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으나 광주시민사회 저지로 묘역은 참배하지 못했다. 한 권한대행은 묘지 밖 공터에서 20여 분간 서서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라고 외쳤으나 시민들은 "내란공범 한덕수 물러나라"며 끝까지 길을 내어주지 않았다. 2025. 5. 2 |
ⓒ 김형호 |
이런 이중적 행태는 과거 '고향 세탁' 논란을 다시 소환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논평에서 "한 전 권한대행이 김영삼 정부에서 특허청장으로 임명되었을 때 1996년 12월 25일 조선일보는 '서울 출신'으로 소개했다. 한 일간지는 가판에서 '전북 출신'이라 했지만 공보관실의 요청에 의해 '본적 서울'로 바꾸었다고 한다"라면서 "그런데 오비이락인지 DJ 정부부터는 '전북 출신'으로 표기된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권에 따라 한 전 권한대행의 출신 지역 보도가 달라졌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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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출신 지역 언론사 표기(1996~1998년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차관급 인사 보도) 김영삼 정부에선 주로 서울 출신, 김대중 정부에서 전북 출신으로 보도했다. 아래 왼쪽부터 조선일보, 경향신문, 동아일보 보도 |
ⓒ 김시연 |
그는 초중고를 모두 서울에서 졸업했고 1970년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한 뒤 경제기획원, 상공부 등을 거쳐 김영삼 정부 때인 지난 1996년 12월 25일 차관급인 특허청장에 처음 임명됐다. 당시 대부분 언론은 한 전 권한대행 출신지를 본적을 따라 '서울'로 표기했다. 1997년 3월 7일 통상산업부 차관으로 임명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만 해도 영남 출신 대통령이 계속 정권을 이어받으면서 호남 출신 관료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했다. 그런데 1998년 호남 출신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 전 권한대행도 1998년 3월 9일 김대중 정부 초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았는데 이번에는 대부분 언론이 그의 출신지를 '전북'으로 표시했다.
<오마이뉴스>가 1996년과 1998년 사이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올라온 차관급 인사 관련 5개 매체 기사를 모두 조사했더니, 김영삼 정부 시절 출신지를 '서울'로 적었다 김대중 정부에서 각각 '전북'으로 바꾼 매체는 <조선일보>(전북 임실)와 <한겨레신문>(전북 전주)이었다. <동아일보>의 경우 특허청장 때는 '전북 군산'으로 적었다가, 통상산업부 차관 때 '서울'로 바뀌었다가 통상교섭본부장에서 다시 '전북'으로 적었다. 반면 <경향신문>과 <매일경제>는 각각 일관되게 '서울'과 '전북'으로 적었다.
이때만 해도 언론사마다 한 전 권한대행 출신 지역이 서울과 전북을 오갔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를 맡고 2009년 이명박 정부 주미 대사를 거쳐, 2022년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호남 출신 관료'로 자리 잡았다.
한덕수 "본적이 서울로 돼 있어 그냥 쓴 것... 출신지 수정 요청한 적은 없어"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2022년 5월 2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후보자와 비슷한 시기에 공직 생활을 같이 하셨던 분들은 후보자를 다 서울 분으로 알고 계시고 전라북도 전주분이라고 나중에 김대중 정부에 들어서 말씀하셔서 깜짝 놀랐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한 전 권한대행은 "(어렸을 때 가족이 전주에서 서울로 옮겨서) 원적(출생지)은 전주고 본적은 서울"이라면서 "제 신상이 나오는데 (본적은) 서울로 돼 있으니까 대부분 분들이 그냥 서울이라고 써 버렸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스스로 출신지를 서울로 해 달라고 요청한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적은 절대로 없다"면서 "제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최 전 의원이 "1970년 이후에 유신 시절의 엄혹한 시기에 공직 생활을 하셨던 분 입장에서 고향이 본인의 경력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 측면이 있다"라고 묻자, 그는 "아니, 그래도 어떻게 자기의 고향을 다른 데라고 얘기를 하나. 저한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그러한 마음의 자세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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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출신 지역, 정권 따라 달라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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