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선두' 박세웅, '안경 에이스' 계보 잇는다
[양형석 기자]
롯데가 안방에서 SSG에게 낙승을 거두며 어린이날 패배를 설욕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6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7안타를 때려내며 6-0으로 승리했다. 어린이날에 당했던 1-7 패배를 설욕하며 3연패의 늪에서 빠져 나온 롯데는 이날 한화 이글스에게 1-3으로 패한 4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단독 3위 자리를 지켰다(21승1무16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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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이 투구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KBO리그에서 '안경 쓴 에이스'를 대표하는 투수는 단연 KIA 타이거즈의 '대투수' 양현종이다. KIA를 상징하는 빨간 테의 안경이 트레이드 마크인 양현종은 지난 2013 시즌이 끝난 후 라식 수술을 받으면서 시력이 좋아졌다. 하지만 안경이 주는 좋은 기운 때문에 수술 후에도 꾸준히 알 없는 안경을 착용한 채 마운드에 올랐고 2014년부터 작년까지 무려 10년 연속 170이닝 투구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사실 양현종 이전에 '안경 에이스'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은 바로 롯데였다. 롯데는 1984년 창단 첫 우승 당시 고 최동원이라는 절대적인 존재감의 안경 에이스가 있었다. 최동원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엄청난 혹사에 시달렸음에도 프로 입단 첫 해 38경기에 등판해 16번의 완투를 포함해 208.2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그 해 롯데가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최동원의 성적은 9승16패4세이브에 그쳤다.
그렇게 프로에서 첫 시즌을 마친 최동원은 1984년 51경기에 등판해 무려 284.2이닝을 던지며 27승13패6세이브2.40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올렸다. 그리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에 등판해 4번의 완투와 함께 4승1패1.80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4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그 후 최동원은 1987년까지 5년 연속 200이닝을 던지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철완'으로 군림했다.
1984년 첫 우승 이후 7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던 롯데는 1992년 두 번째 우승이자 현재까지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번에도 주역은 '안경 에이스' 염종석(동의과학대 감독)이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1992년 롯데에 입단한 염종석은 윤학길, 고 박동희와 함께 롯데 마운드의 트로이카로 활약하면서 13번의 완투 경기를 포함해 17승9패6세이브2.33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염종석은 그 해 가을 야구에서도 6경기에 등판해 2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홀로 4승을 수확하며 1992년 신인왕과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휩쓸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루키 시즌에만 235.1이닝을 던지며 롯데에 자신의 어깨를 바친 염종석은 1993년(10승) 이후 은퇴할 때까지 한 번도 두 자리 승 수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렇게 롯데에서 '안경 에이스'는 자랑이자 아쉬움의 상징으로 남았다.
첫 등판 패배 후 내리 7연승 질주
경북고 시절부터 고교 정상급 우완 유망주로 주목 받던 박세웅은 연고 구단 삼성이 상원고 좌완 이수민을 지명하면서 신생 구단 kt 위즈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 9승3패123탈삼진4.12를 기록하며 퓨처스 북부리그 다승,탈삼진1위에 오른 박세웅은 2015년 KBO리그를 이끌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 받으며 1군 무대에 데뷔했다. 하지만 박세웅은 6경기에서 4패만 기록하고 5월 롯데로 트레이드 됐다.
2015년 2승, 2016년 7승을 기록한 박세웅은 롯데 이적 3년째가 되던 2017년 12승6패3.68을 기록하며 롯데의 토종 에이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박세웅은 2018년 팔꿈치 부상으로 14경기 등판에 그쳤고 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으면서 2019년에도 60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다. 그렇게 기대에 비해 활약이 다소 아쉬웠던 박세웅은 2020년대부터 롯데의 선발진을 이쓸며 꾸준한 활약을 선보였다.
2020년 3년 만에 규정 이닝을 채우며 8승을 기록한 박세웅은 2021년 10승9패3.98, 2022년10승11패3.89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고 2022년10월 롯데와 5년 최대90억 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 박세웅은 작년 6승11패4.78로 부진했지만 데뷔 후 가장 많은 173.1이닝을 소화했다. 그만큼 롯데의 토종 에이스로 책임감이 커졌다는 뜻이다.
어느덧 프로 데뷔 12년 차, 롯데 유니폼을 입은 지 11년째가 되는 박세웅은 올 시즌 개막 후 8경기에서 7승을 기록하면서 데뷔 후 최고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박세웅은 3월23일 LG 트윈스와의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4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한 후 7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따내고 있다. 박세웅은 6일 SSG와의 경기에서도 7이닝2피안타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롯데의 3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박세웅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투구로 다승 선두를 질주하며 롯데를 상위권으로 이끌고 있지만 최동원과 염종석을 기억하는 롯데 팬들이 자이언츠의 '안경 에이스'에 거는 기대치는 매우 높다. 게다가 롯데는 최근 '좌승사자' 찰리 반즈가 기복 심한 투구로 2군에 내려기면서 박세웅의 책임이 더욱 커졌다. 과연 박세웅은 '안경 에이스'의 무게를 견디고 올 시즌 롯데를 8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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