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국영화 관세’ 예고에…해외촬영 많은 할리우드 당혹
외국 영화에 100% 관세를 물린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에 미국 영화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영화 제작비를 증가시켜 티켓 가격만 올릴 것”이란 비판도 일고 있다.
이는 현재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 미 영화 제작사들은 지난 수십년간 해외 촬영분을 늘려왔다. 톰 크루즈의 신작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영국·몰타·노르웨이·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촬영했다.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블록버스터 ‘썬더볼츠*’의 주요 장면도 말레이시아에서 촬영했으며 음악은 영국에서 녹음했다.
할리우드가 해외 촬영을 계속해온 이유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수익을 대부분 해외에서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해 북미 시장 수입은 88억 달러(약 12조2232억원)였던 반면, 해외 수입은 211억 달러(약 29조3079억원)에 달했다. 그러다 보니 제작사들은 수익성을 고려해 해외에서 촬영하거나 특정 지역의 인기 배우를 캐스팅했다.
호주·영국과 일부 유럽 국가에선 할리우드 제작사가 자국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하도록 세제 지원도 했다. 실제 호주는 세금 지원 등으로 지난해 ‘스턴트맨’,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등의 영화 촬영을 유치했다.
반면 미국 내 영화 제작은 줄었다. 비영리재단 필름LA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할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의 영화 제작은 40%나 줄었다. 촬영·분장 등 미국 내 관련 일자리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영화 관세는 외국 정부가 할리우드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표적으로 했다”고 짚었다. 트럼프 입장에선 외국 정부가 자국에서의 촬영을 유도하려고 할리우드에 주는 인센티브에 관세를 물리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영화 관세 도입 시 예상되는 제작비 급등이다. 미 영화산업계는 비용 상승에 따른 제작 편수 감소, 영화 티켓 가격 인상 등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크 영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대 교수는 ABC방송에 “미국 내 영화 제작 비용만 더 늘고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비판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영화 관세 계획을 밝힌지 이튿날인 5일(현지시간) “나는 (영화)산업을 해치려는 게 아니라 돕고 싶다”며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그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관세를)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최종 결정된 사안이 아니고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 발 물러섰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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