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약 안 보이고 사법 리스크와 단일화만 요란한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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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 위기 속 재판 방어에만 매달리는 민주당
단일화에 ‘올인’하다 후보 활동 중단 맞은 국민의힘
21대 대통령선거가 27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은 대선후보들이 어떤 정책을 준비해 나라를 이끌어 가려는지 알지 못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국정 운영 청사진 제시는커녕 오로지 당리당략에 매몰된 모습을 매일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3~4일 실시한 중앙일보·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어떤 보수 진영 후보와 맞서도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이쯤 되면 민주당은 우리나라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법하나 당력을 온통 법원 압력에 쏟고 있다. 민주당은 15일로 잡힌 이 후보의 파기환송심 기일을 연기하라고 재판부를 압박하는가 하면, 탄핵·청문회·입법을 총동원해 사법부 공격에 나설 태세다. 민생 현장을 돌고 있는 이 후보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도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일이 있다”며 법원 압박에 가세했다.
무소속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매달리는 국민의힘은 어제 김문수 후보가 “당이 후보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며 일정 중단을 선언했다. 누구로 단일화해도 이 후보에게 뒤진다는 게 여론조사 결과다. 파격적인 변화가 없는 한 패색이 짙다는 얘기다. 판을 흔들 만한 담대한 전략을 마련해야 하나 내부 분란조차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말로만 “대선에 실패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권영세 비대위원장)이라고 할 뿐이다.
지금 한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관세전쟁에 몰린 경제는 물론 안보도 안심할 수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현대전을 경험한 북한군은 실질적인 위협이 됐다. 반면에 우리 군은 공군기 민가 오폭 등 기강이 우려스러운 모습이다. 미국이 4성 장군을 20% 감축하기로 하면서 현재 4성 장군인 주한미군사령관이 3성 장군 기능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미연합사 체제에 혼란을 줄 만한 사안이다. 국정 공백이 큰 현실에서 주요 대선후보라도 진중한 대안을 제시해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으나 지금은 온통 당리당략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지난 20대 대선 한 달 전에도 이 후보는 사법 리스크가 있었고, 국민의힘은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이슈였다. 그래도 후보들은 미국 유력 인사를 만나고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제시하는 등 유권자의 관심에 다가서려는 노력을 보였다.
아무리 대통령 파면으로 갑자기 치르는 선거라 해도 이렇게 철저히 당내 문제에만 매달리니 한심하기만 하다. 양대 정당이 국가 운영 비전 대신 후보 단일화와 재판 일정에만 ‘올인’하면 국민은 뭘 보고 투표해야 하는가. 양당 모두 찍을 이유는 안 보이고 안 찍을 이유만 넘치는 최악의 선거가 돼가고 있다. 남은 27일 안에도 민심의 바다는 얼마든지 격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후보들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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