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외 고객입니다... '먹통' 핸드폰에 한국 가야 하나요
[오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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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산한 출국장, 붐비는 SK로밍센터 5월 1일부터 엿새간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앞둔 4월 3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SK텔레콤 로밍센터에서 출국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SK텔레콤은 유심칩을 무료로 교체해준다고 했다. 그런데 해외에 있는 나한텐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직접 갈 수도 없고, 택배로 받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대리인을 통해 수령하려면 위임장과 여러 서류를 보내야 한다는데, 문제는 대리점마다 요구하는 게 다 다르다는 거였다. 어떤 곳은 신분증 사본만 받는다 하고, 어떤 곳은 인감증명서까지 요구한다니 말이다. 전화를 돌리고, 조건을 확인하고, 서류를 맞춰야 하는 이 과정이 너무나 번거롭고 막막했다. 애초에 해외 체류자는 고객으로도 안 보이는 건가 싶어서 화가 났다. 큰 사고를 벌여 놓고, 정작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는 아무런 현실적인 대책도 없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었다.
그러다 남편은 급한 마음에 유심 보호 서비스라는 게 있다고 해서 급히 신청을 했다. 그런데 이게 또 다른 함정일 줄이야. 서비스를 신청하자마자 로밍이 차단되면서 핸드폰이 그야말로 '먹통'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무엇에도 쓸 수 없는 상태가 된 거다. 그걸 신청하라고 설명 없이 안내한 건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기준으로만 안내문을 만든 거 아닌가. 인터넷뱅킹도, 정부 사이트 접속도, 다 핸드폰 인증이 필요한데 지금은 아무것도 못 하게 되어 버렸다. 안전을 위해 한다던 조치가 오히려 나한텐 고립을 안겨줬다.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이 구조 속에서, 우린 지금 아무 데도 연결되지 않은 채 멈춰 있는 거다.
남편은 어차피 5월에 있을 부재자 투표 때문에 아틀란타 영사관에 갈 예정이니 그때 본인 인증 서류를 만들어서 한국에 보내자고 했다. 그런데 그건 시기도 너무 늦는 거 같고 대리점마다 요구하는 게 다르다는데 이게 통할지도 의문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서류가 '아무 소용 없었다'는 결과로 돌아올까봐 두렵고 그 조차도 확신 없이 해야 한다는 게 더 허탈하다(참고로 페덱스를 통해 국제 서류를 보내면 20만 원 가까이 든다).
한국에선 지금 유심 품절 사태라 난리라고 들었다. 그래도 한국에 있는 사람은 어떻게든 대리점을 찾아가고, 택배라도 받아볼 수 있다. 그런데 해외에 있는 나는 그냥 여기서, 아무 데도 못 가고, 누구에게 도움도 못 받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고, 무기력하다. 이런 걸 겪고 있자니 진심으로 '한국에 그냥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심 하나 바꾸자고, 본인 인증 한 번 받자고 비행기를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라니. 너무 서글펐다.
SK텔레콤에 묻고 싶다. 이 정도 사고를 냈으면 최소한의 대응 시스템은 있었어야 하지 않나? 글로벌 기업이라고 자부하면서 해외 체류자에 대한 대책은 왜 하나도 없는 건가? 국내 거주자 기준으로만 작성된 매뉴얼, 엉성한 안내, 연결되지 않는 고객센터… 도대체 이게 제대로 된 기업 대응인가? 고객을 보호하겠다며 내놓은 서비스는 오히려 더 많은 고객을 고립시켰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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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에서 보낸 안내 문자 - 별다른 안내 사항 없이 유심 보호 서비스를 유도하고 있다. |
| ⓒ 오영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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