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사태는 사법폭거... 2심법원 대선 이후로 재판 연기해야"

이영광 2025. 5. 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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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최영승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전 대한법무사협회장)

[이영광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 입장해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이흥구, 조대희 대법원장, 오경미.
ⓒ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해 논란이다. 사실 4월 29일 대법원이 선고 예고할 때만 해도 파기환송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지 9일 만의 선고이기 때문에 2심을 확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10:2로 의견이 갈리며 파기환송 되었다. 그런데 유죄의견을 낸 대법관 10명이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됐고 나머지는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것으로 알려지며 정치 재판 아니냐는 논란으로 확대됐다. 이번 대법원의 파기환송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5일 최영승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최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5.1. 사태, 사법부의 헌법상 정치적 중립의무에 정면 배치"

-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소송에서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파기환송 했는데 어떻게 보세요?
"대법원 하면 지금까지 국민들은 최후의 법의 보루로서 믿고 또 믿고 싶었죠. 하지만 법적 안정성을 중시하는 대법원이 지금 대놓고 절차적 정당성을 저버리면서까지 막가는 행동을 했죠.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행한 일련의 재판 진행 과정을 보면 어떻게든 대선에 적극 개입하여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후보를 유죄로 만들어 떨어뜨리려는 저의가 엿보여요."

- 어떤 부분이 그런가요?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면 적어도 전원합의체답게 최소 몇 차례 기일 열어서 신중하게 심리해야 해요. 이 사건은 1심과 2심 판단이 극명하게 엇갈린 사건이고 이재명 후보가 유력 대선 주자잖아요. 그래서 국민적 관심사가 굉장하거든요. 그런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올렸다면 국민들은 적어도 신중하게 재판하려나 보다 선의로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결과론적으로 보면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후보를 유죄로 만들어 떨어뜨리려는 저의가 있다고 보는 거죠."

- 만약 상고기각 했다면 문제없나요?
"소부에 회부된 날 즉시 전원합의체 회부를 했잖아요. 그리고 2차례 심리 후 그다음에 선고했어요. 2심대로 무죄를 유지했다면 일면 그게 이해가 갈 법도 해요. 그런데 이것은 1심과 2심이 극명하게 서로 판단이 엇갈리는 사건에서 2심을 대법원에서 순간적으로 완전히 뒤집은 것이잖아요. 이것은 누가 봐도 이해할 수가 없죠."

- 가장 큰 문제는 전원합의체로 회부하고 9일 만에 선고한 거잖아요. 문제 삼는 측은 9일 만에 사건기록 6만 페이지를 어떻게 다 읽느냐는 거고 문제없다는 측은 3월 28일 이후 대법관들이 볼 시간 충분하다는 것 같은데.
"우선 대법원 상고심 일자별 과정을 한번 짚어보면요. 3월 28일 대법원 접수, 4월 10일 검찰 상고이유서 제출, 4월 22일 대법원 소부 배당, 당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전원합의체에 회부했죠. 그리고 그날 즉시 1회 심리를 진행, 4월 24일 2회 심리 진행 후 5월 1일 선고했어요. 그러니까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6만 페이지를 다 봤다고 주장한다면 공식적으로 볼 수 있었던 날은 아마도 전원합의체 회부 이후부터가 아닌가 해요. 그날부터 선고 전일까지 8일인데 그 사이에 6만 페이지를 다 봤다고요?

2016년 박시환 전 대법관이 대법원 상고사건 처리에 대해 쓴 논문에는 대법원 재판이 재판연구관과 주심 의견에 따라 진행된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어요. 심리기일에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 상고이유서, 답변서를 대법관 전원에게 배부해서 주심 대법관이 요약 보고 하면 다른 대법관들은 비로소 사건의 내용을 파악한다고 해요. 그래서 사전에 다른 대법관들이 기록을 다 본다는 건 있을 수 없어요. 또 대개 전원합의체 사건에서 1건당 1시간을 넘기기 어렵다고 하고 있어요. 현실에 비추어 보면 6만 페이지는 도무지 말이 맞지 않아요."

- 그럼 절차상 문제는 없나요?
"전원합의체 사건이라면 대법관들이 기록을 다 보는 게 맞죠. 그런데 이번에 이런 6만 페이지 기록을 다 보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그 속사정이 까발려지고 있어요. 저는 이미 논문을 통해 아닐 것임을 확인했고요. 논문 대로라면 그 대단하게 보이는 전원합의체가 속 빈 강정과 같은 느낌이 들어요. 1, 2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2심을 완전히 번복한 사건을 만약 자신들 주장과 달리 기록을 보지 않고 단 9일 만에 파기환송했다면 판결의 정당성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 대법원이 판결 보충 의견에서 선고를 빨리한 이유를 밝혔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판결 보충 의견에서 2000년 당시 미국 대선에서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관련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결정한 재검표 결정을 연방대법원이 3~4일 만에 중단시켜 혼란을 종식했다는 내용을 말하는 것인데요. 오래된 외국 판례를 이 사건에 끌어들이는 건 적절치 않아요. 미국의 경우 이미 투표가 끝나고 당선을 확정 짓지 못한 상태의 혼란을 종식하기 위한 긴급한 결정이 필요했던 반면 이번 사건은 아직 후보로 활동하는 단계로 긴급성도 없으며 선출직 공무담임권 자체를 가로막는 정치 개입 행위라는 면에서 다르다고 봐야 해요."

"2심 법원의 재판 진행 과정 철저히 감시해야"
 최영승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최영승 제공
- 민주당에서는 대법관 10명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던데 탄핵은 중대한 위헌 위법 사례가 있어야잖아요. 탄핵 사유가 될까요?
"이 사건은 공직선거법 사건입니다. 피고인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유력 대선 주자입니다. 그런 사건인데 국민이 보기에 판결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소부에 회부한 날 대법원장이 직접 전원합의체에 회부해서 그날 또 1회 심리기일 진행했다는 것이잖아요. 일련의 과정들은 시민들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에요.

우리가 아는 정상적인 대법원의 경우 대선 관련 사건으로 특히 대선 기간 중이라면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해서도 심사숙고하고 오히려 소극적 절차 진행이 예상되는 모습이죠. 그래서 헌법은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사법권과 법관의 직무상 독립을 보장하고 있고요. 이번에 5.1. 사태는 사법부의 헌법상 정치적 중립의무에 정면으로 배치되어 중대한 헌법위반이라고 봐요."

- 탄핵을 소추한다면 헌재가 받아들일까요?
"이 정도라면. 국회의 소추를 헌재가 받아들일지 100% 장담은 못 하겠지만 사법부 구성원인 법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중대한 위반에 해당하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파기환송심이 5월 15일로 잡혔잖아요. 상당히 빠른 것 같은데.
"굉장히 빨리 잡힌 것이죠. 더 큰 문제는 지금 대통령 선거 후보자 등록이 5월 10일과 11일이에요. 그때부터 6월 3일까지 대통령을 뽑는 중대한 시기입니다. 후보자에게 공무담임권을 위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운동 기회를 보장해야 해요. 이 중대한 시기에 이 사건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고 급한지 선거기간 중인 5월 15일로 지정한 것, 이건 아니라고 봐요. 거기다가 소환장도 인편으로 송달했다잖아요. 잘 짜인 각본에 맞춘 것인지 모르겠지만 문제가 있다고 봐요."

- 파기환송심은 보통 얼마나 걸려요?
"사안마다 다르겠지만 지난번 삼성 이재용 사건에서는 1년 6개월 정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에서는 6개월 정도 소요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 사건은 접수되자마자 뭐가 그리 급한지 쫓기듯 상고심 선고 후 불과 15일 만에 파기환송심 기일이 잡혔어요. 물론 일단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고 나면 대통령 재직 중 불소추특권으로 인해 재판이 정지될 수 있다고 봐요. 그렇지만 후보자의 자유 평등한 선거운동 기회 보장을 절대로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했으니, 상급심에 하급심이 귀속된다고 해도 재판기일과 형량 문제는 전적으로 2심법원의 몫이거든요. 그래서 형량을 정하기 위해서는 사실관계 확정을 위한 어느 정도의 심리가 필요할 수 있어요. 최소한 수회 심리기일을 열어서 심리하는 것이 정상으로 보여요."

- 민주당이 선거운동을 이유로 미뤄달라고 했는데.
"재판도 재판이지만 더 중요한 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시점이라는 사실이죠. 그것도 직전 대통령이 내란 혐의 등으로 탄핵 파면됐잖아요. 지난해 불법 비상계엄 이후 국내외 혼란 상황이 말이 아닙니다. 이런 혼란을 타개하고 국민 통합할 적임자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간인데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어요. 이는 후보자에 대한 자유롭고 공평한 선거운동 기회보장에서 가능한데 민주당의 재판 연기 신청 이유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봐요. 이런 경우 신청에 앞서 법원 스스로 결정해 주는 것이 맞죠. 미국의 경우 법원이 대선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성 추문 입막음' 사건 선고를 대선 이후로 연기한 사례가 있어요"

- 아까 대선 이전에 대법 선고 안 나올 거라고 했는데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능하다던데.
"제가 말씀드린 건 법 규정과 법원이 재판을 진행할 때 지켜온 불변의 절차를 말한 것인데요. 지금 항간에 2심 판결선고 후 재상고 기간 7일, 재상고 이유서 제출 기간 20일을 합한 27일에 대하여 말이 많고 국민적 불안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 같아요. 법적으로 어떤지 정확히 알고 지나갈 필요가 있어 보여요. 상고기간 7일은 판결에 대한 당사자의 구제를 위한 불변기간입니다. 재상고 이유서 제출 기간 20일도 불변기간으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도 그렇고, 상고심은 상고이유서에 포함된 사유에 대하여 심판하도록 하고 있어요. 대법원 판례도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을 주지 않고 재판한 것은 위법임을 명백히 밝히고 있는데 상고심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부동의 불변기간인 것이죠.

아마도 말씀하신 서 교수님은 지금까지의 대법원 행태에 비추어 일말의 불안감에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닌가 해요. 그런데 법 수호의 최후 보루인 대법원이 이런 불변 부동의 기간까지 무시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대한민국 사법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리는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봐요."

- 마음먹고 이재명 후보 피선거권 박탈하려고 했다면 대법원에서 파기자판하지 않았을까요?
"대법원은 법률심으로 원심을 파기하는 경우 원심으로 되돌려 재판하게 하는 파기환송이 원칙이고 스스로 재판하는 파기자판은 예외입니다. 파기자판은 소송기록과 원심법원이 조사한 증거로 판결이 충분한 경우에 할 수 있어요. 그런데 6만 페이지 방대한 자료를 가지고 형량까지 정하는 파기자판은 불가능했을 거라고 봐요. 한편, 이 사건에 대해서만 파기 자판하여 유력 후보를 탈락시키는 데 대한 국민적 분노 부담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이고요.

추측해 보면 대법원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대선 전에 끝낼 수 있다는 플랜A를 생각했거나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재직 중 재판을 강행하여 자격을 박탈하는 플랜B를 생각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우선 법을 정확히 알고서, 이번 사법 폭거와 같은 뒤통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당장 2심 법원의 재판 진행 과정에 대해 놓치지 않고 지켜보며 철저히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어요."

- 대선 전 선고가 안 된다면 대통령 당선 이후 바로 대통령 취임하기 때문에 헌법 84조를 두고 논란일 것 같은데.
"중요한 문제인데요.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사소추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이 조항이 왜 생겼냐 하면요. 국가 존립 기반과 안위를 위태롭게 하는 내란․외환죄를 제외한 일반범죄에 대해서는 대통령 재직 중에 그 직무에 충실케 하자는 입법자의 의사가 담겨 있어요.

그 의미를 정확히 알려면 형사소송법으로 가야 해요. 공소는 검사가 제기하여 수행한다는 국가소추주의 조항이 있는데 여기서 소추가 나와요. 검사의 공소제기가 '소'이고 공소 수행이 '추'를 의미해요. 소추는 이 둘을 동시에 말하는 용어입니다. 그리고 수사의 목적은 기소이고 기소의 목적은 재판인데요. 그래서 수사-기소-재판은 일체로 움직이고 그 정점에 재판이 있어요. 때문에 검사의 공소 수행 없는 재판은 있을 수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련의 사법 폭거는 상상을 초월한지라 이 역시 조희대 대법원을 믿을 수 없어 그냥 재판을 진행하여 끝내버리는 위법을 저질러도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차제에 이에 대해 더 이상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아예 입법으로 명확히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그런데 윤석열 정부 때 나온 얘기가 소추가 기소를 못 한다는 거지 수사를 못 한다고 한 건 아니라고 민주당에서 주장했는데.
"기소를 못 하도록 만들어 놓으면 엄밀히 따져볼 때는 기소와 재판만 못 한다는 것이지 수사는 하되 기소만 안 하면 될 것 아니냐고 생각해볼 수 있어요. 그런 차원에서는 수사는 가능해 보이는데 이론상은 그럴 수 있죠. 그러나 큰 맥락에서 보면 기소 못 하게 해서 아예 재판 못 하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라면 수사 자체가 무의미하고 자칫 인권침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론적으로 수사를 할 수는 있다해도 현실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5․1사태는 사법폭거입니다. 이를 환송받아 재판하고 있는 2심법원은 5월 15일 기일을 미국처럼 대선 이후로 무조건 연기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에서 후보에게 공평한 선거운동 기회를 보장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법원의 명백한 대선개입 행위로 여겨져 헌법상 중대한 정치적 중립위반으로 탄핵 사유에 해당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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