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위기의 시대에 희망을 묻는다

유도진 2025. 5. 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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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우리 사회는 유례없는 정치적 공백과 사회적 위기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그들이 곧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정치, 경제, 사회의 제반 위기는 아이들의 내일과 직결된다.

그렇다고 해서 냉소와 체념에 머무른다면, 위기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동시에 찾아온 이 특별한 시점은, 분열과 위기 속에서도 우리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본질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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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진 기자]

2025년의 우리 사회는 유례없는 정치적 공백과 사회적 위기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의 계엄 선포 시도와 권한 남용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판결로 이어졌고, 그 여파로 국정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다. 단절된 정책 연속성과 국제 신뢰 하락은 경제 전반을 흔들어 놓았으며, 국민연금 개혁 법안이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하긴 했지만, 그 후폭풍은 재정부담과 세대 갈등으로 이어져 긴 해결 과정을 예고하고 있다. 의료 분야는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사직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수도권 부동산 투기는 규제를 풀었다 되돌리는 혼선을 반복하며 청년과 무주택층의 박탈감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다 초저출산 고착과 기후위기 대응 지체까지 겹치면서, 국가의 제도와 공동체가 동시에 흔들리는 다층적 혼돈이 가시화되고 있다.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만나는 특별한 의미

이 혼란의 와중에 맞이한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은 겉으로 보기엔 잔잔한 축제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의미는 무겁고도 깊다. 어린이날은 흔히 가족 나들이와 행사 중심으로 인식되지만, 본래 취지는 어린이가 존엄한 사회 구성원임을 환기하기 위함이다. 그들이 곧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정치, 경제, 사회의 제반 위기는 아이들의 내일과 직결된다. 한편 석가탄신일은 불교에서 가장 경축하는 날로서 자비와 연민의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된다. 모든 생명을 동등하게 바라보며, 차별 없이 서로를 돌보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오늘날 갈등과 분열을 마주한 사회가 되찾아야 할 가치다. 어린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부처님의 가르침이 만나는 순간,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도 인간다움과 포용의 길을 재확인하게 된다.

동심과 자비가 어우러진 희망의 길

헌정 질서 붕괴와 연이은 권력 공백이 주는 혼란 속에서도, 아이들의 빛나는 눈빛은 어른들에게 엄중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세상을 우리가 어떻게 가꿔나가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단순히 정치적 해법이나 경제 지표만으로는 답하기 어렵다. 연금 부담과 의료 갈등, 부동산 규제 재도입, 초저출산과 기후위기까지 문제의 스펙트럼이 넓고 깊기에, 어느 한 영역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그것은 공동체 전체가 가치관과 태도를 바꾸는 데서 시작한다. 부처님의 자비 정신을 어린이들의 동심과 겹쳐 볼 때, 우리에게 주어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분열과 냉소 대신 공감과 돌봄을 택해야 하고, 당장의 이해득실보다는 다음 세대가 살아갈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권력의 제도적 틀만 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근본 태도를 돌아봐야 한다.

미래를 향한 시민사회의 과제

조기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약 한 달의 기간 동안 정치적 혼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해서 냉소와 체념에 머무른다면, 위기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히려 아이들의 웃음을 아이들의 미래로 확장시키기 위해, 시민들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행동해야 한다. 정책 공백으로 인한 의료·복지 문제를 해결하고, 기후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을 지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누가 집권하느냐' 이상의 질문, 즉 '어떤 가치로 사회를 운영하고 함께 살아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동시에 찾아온 이 특별한 시점은, 분열과 위기 속에서도 우리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본질을 일깨운다. 그것은 결국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간 존엄 기반 연대와 공감이며,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켜내는 데 온 사회가 책임을 나누는 일이다. 혼란이 깊어질수록 시민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때, 위기의 시대를 넘어서는 희망의 길이 열릴 것이라 믿어 본다.

덧붙이는 글 | 유도진 기자는 극동대학교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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