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협곡의 영풍석포제련소, 그곳 생명들이 던지는 물음
낙동강 최상류 오염공장으로 악명높은 영풍석포제련소가 지난 2월 말부터 4월 24일까지 58일간 조업정지 행정처분으로 공장문을 닫았습니다. 공장을 가동하면 자연스레 발생하게 되는 아황산가스도 없고,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오폐수도 없는 시절이 두 달간 이어진 것입니다. 그 결과 나타난 변화를 살폈습니다. 이 공장이 폐쇄하거나 이전하게 되면 나타날 변화상을 미리 살펴본 것입니다. 첫 편에서 이어진 두 번째 이야기로 영풍석포제련소의 입지적 근본 문제점을 살펴봅니다 <기자말>
[정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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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 협곡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저런 물돌이지형에 영풍석포제련소가 들어서게 된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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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풍석포제련소 전경. 낙동강 협곡을 끼고 왼쪽부터 제1, 2, 3공장이 들어서 있다. |
| ⓒ 정수근 |
백천계곡을 따라 강물은 협곡을 이루어, 그 청정 옥계수는 육송정삼거리에서 다시 태백 황지연못에서 발원해 흘러오는 낙동강과 만나게 된다. 짐작되듯 이 일대는 모두 협곡이다. 산과 산 사이 협곡을 따라 낙동강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곳 육송정삼거리에서부터는 제법 너른 협곡이 시작되어 그 협곡을 따라 강물은 다시 유유히 흘러가다가 3㎞ 하류에서 너무나 낯선 풍경을 만나게 된다. 처음 이곳을 찾은 이들은 협곡 사이에 갑자기 나타난 이 낯선 풍경에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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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성정삼거리에서 낙동강 협곡을 따라 내려오면 갑자기 거대한 중화학공업단지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하게 하는 영풍석포제련소와 만나게 된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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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곡을 끼고 들어선 위험한 공장 영풍석포제련소. 제1공장 뒷산의 초목이 초토화되어 산마저 흘러내리고 있다. |
| ⓒ 정수근 |
낙동강 협곡 사이에 불쑥 나타난 영풍석포제련소
지난 2일엔 경북 봉화군 석포면의 골짜기 마을 서낭골로 해서 영풍석포제련소 뒷산을 올라 그곳의 초토화된 식생을 통해 이 위험한 공장의 실태를 살펴봤다면(관련 기사: 58일간 조업정지 후 영풍석포제련소 뒷산에 나타난 변화 https://omn.kr/2dca3), 3일엔 육송정삼거리에서부터 승부역까지 낙동강을 따라 15㎞ 정도 협곡을 둘러보면서 이 협곡 사이에 난데없이 들어선 이 위험한 공장의 실태를 살펴봤다.
3일 아침부터 제법 많은 비가 몰아쳐 비가 갠 정오 무렵 겨우 육송정삼거리에서부터 백천계곡과 낙동강이 만나는 합수부 쪽으로 들어가 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오전 내내 비가 내린 탓인지 강물이 제법 불어있었다.
강물에 손을 넣으니 손이 제법 시릴 정도로 강물이 찼다. 봄이 왔지만 강물에선 전혀 봄을 느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시린 손을 참고 바위를 하나 들춰봤다. 바위 밑에선 반가운 친구가 나타났다. 바로 다슬기였다. 아직 덩치가 작은 어린 친구였다. 몇 개를 더 뒤집어보니 바위마다 한두 마리의 다슬기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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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송정삼거리에 본 백천계곡과 낙동강이 만나는 합수부. 이렇게 세찬 강물이 흘러간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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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에서 바라본 영풍석포제련소의 모습. 제1공장 뒷산이 민둥산 수준으로 초목이 초토화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
| ⓒ 정수근 |
그러나 이날 공기는 맑았다. 두 달간의 조업정지도 있었고, 아침에 내린 비의 영향으로 이곳을 찾은 이래 "이곳에서 이렇게 맑은 공기를 마신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맑은 공기였다. 맑은 공기에 힘입어 그 처참한 풍경을 뒤로 하고 낙동강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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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풍석포제련소 앞 낙동강변에서 발견한 수달의 배설물. 이곳에도 수달이 살고 있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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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면가 바윗돌에 새까맣게 두꺼비 올챙이들이 들러붙어 있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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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옆 작은 웅덩이에 새까맣게 두꺼비 올챙이들이 몰려 있었다 |
| ⓒ 정수근 |
마치 "저 공장을 빨리 없애 주세요. 그래야 우리가 안전하게 살아요" 하는 듯했다. 그랬다. 아무리 심각한 공해를 일으켜도 그곳에서도 생명들이 살아가고,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엄중한 진실, 그 처절한 생의 질서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낙동강 협곡, 이곳은 바로 이들의 영토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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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 협곡의 아름다운 모습. 낙동강 상류는 이런 아름다운 협곡이 길게 이어진다. |
| ⓒ 정수근 |
그 협곡을 따라 펼쳐진 봄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고 싱그러웠다. 그렇게 승부역까지 12㎞ 협곡을 따라가는 길은 너무나 싱그러운 생동감이 넘쳐났다. 이 풍경이야말로 이곳의 원 풍경일 터이다. 2㎞에 이르는 영풍석포제련소만 들어낸다면, 이곳은 첩첩산중의 협곡으로 대자연을 힐링하는 명소로 거듭날 그런 곳인 것이다.
2일 영풍제련소 뒷산에서 만났던 '영풍제련소 봉화군대책위' 신기선 대표는 말한다.
"영풍석포제련소는 구제불능이다. 빨리 이곳에서 들어내야 할 공장이다. 왜냐하면 이곳의 하늘과 땅과 강물 그리고 공기마저 오염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 바닥에 묻은 폐슬러지와 공정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오염수 그리고 100개가 넘는 굴뚝에서 일제히 뿜어져 나오는 아황산가스가 이곳 산천을 뒤덮어 초토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영풍은 최근에 두 차례의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이행해야 했다. 21년에는 2018년 발각된 수질오염행위로 10일의 조업정지를 당했고, 25년에는 2019년 발각된 오염행위 때문에 2달간의 조업정지를 당했다. "그것은 그간의 누적된 구제불능의 오염행위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으로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없어 이런 행정조치가 계속 반복될 것"이란 신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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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풍석포제련소인해 초토화된 제련소 뒷산. 이런 곳에서도 산양이 살고 있었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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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풍석포제련소에서 나오는 아황산가스로 초토화된 뒷산 능선에서 만난 산양의 배설물 |
| ⓒ 정수근 |
그랬다. 그것은 제련소 앞에서 만난 두꺼비 올챙이와 수달 그리고 제련소 뒷산 산양이 우리에게 심각하게 던지는 물음인 것이다. "제발 이곳을 더 이상 망치지 말고, 우리 함께 더불어 살 수는 없나요?" 하고 말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로 지난 16년 동안 낙동강을 비롯 우리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그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글들을 갈무리해 지난해 10월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펴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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