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한국 사법제도의 기묘한 대조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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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영기 |
| ⓒ 김성수 |
아무리 영국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도, 나는 자주 한국이 그립다. 한국의 문화, 냄새, 심지어 소음까지도 그립다. 전에 가족과 함께 한국에 갔다. 그런데 한국에 머무는 동안, 이번에는 영국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영국의 문화, 풍경, 심지어 영국의 날씨까지도 말이다. 이상하게도, 영국에 있을 땐 한국이 그립고, 한국에 있을 땐 영국이 그립다. 어쩌면 나는 욕심쟁이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중국적자'는 아니지만 분명히 '이중감정자'다.
하지만 그게 바로 나다. 삶이 힘들고 슬플 땐, 우리는 평화로운 천국을 그리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설령 평화로운 천국에 있더라도, 우리는 이 바쁘고 소란스러운 삶이 그리워질 수도 있다. 자, 이제 그러면 내가 느끼는 한국 사법부의 문제점을 나누고 싶다. - 기자 말
5월 1일, 대한민국 대법원은 가장 당선이 확실시 되는 대선후보 이재명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항소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다시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선출권한은 국민이 아닌 판사에게로 넘어갔다. 한마디로, 정치의 심판을 유권자가 아닌 대법원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이었다면 어땠을까. 한 영국대법관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정치인의 말이 거짓이더라도, 그것을 판단할 기회는 유권자의 몫이다. 거짓말을 법정에서 가릴 생각이라면, 정치인 절반은 감옥에 있어야 할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대법원은 실로 근엄하다. '거짓말'이 공직후보의 자격을 박탈할 정도로 무서운 죄가 된 단다. 물론 영국과 한국의 사법제도는 역사적, 문화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사법의 본질이 정의와 시민의 권리수호에 있다는 점에서, 이 두 나라의 대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법정인가, 연극 무대인가? 한국 대법원의 기묘한 연출
영국에서는 사법부의 독립성이 거의 종교적 신념처럼 여겨진다. 판사는 대중과 언론, 그리고 정당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사법이 흔들리는 순간, 왕조보다 먼저 무너지는 게 법치라는 걸 그들은 안다. 반면 한국 사법부는 점점 더 '정치적 시간표'에 맞춰 움직이는 듯 보인다. 선거 한 달 전,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당선이 유력한 야당 후보에 대한 판결이 속전속결로 나오는 상황이다.
사상가 함석헌은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가? 대법원이 대선을 좌우하고, 유권자의 판단을 가로막고, 정의를 정치에 맡겨버리는 상황을 보면서도 말이다. '법'이라는 이름으로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이 판결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것이 민주주의 파괴와 가까워 보이는 건, 비단 나뿐일까.
영국 사법체계는 그야말로 '역사와 품격의 총합'이다. 정치적 논란 속에서도 법은 제 갈 길을 간다. 심지어 판결문은 말장난 하나 없이 간결하고, 명쾌하며, 비문이 없다. 우리 대법원의 판결문처럼 '언어의 유린'으로 번역될 필요도 없다.
"법대로 하자"는 말의 뜻
영국에서 "법대로 하자(Let's go by the law)"는 약자를 보호하자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 말이 "너 이제 끝났어"라는 협박처럼 들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한국의 사법이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정치권력과 동일 선상에서 작동할 때가 있음을 의심하게 한다.
이제 우리는 되묻는다. 대한민국의 법은 정말 정의로운가? 혹은, 사법이 정치보다 더 위험한 정치가 된 건 아닌가? 유권자의 손에서 정치를 빼앗고, 정의의 얼굴을 가면극으로 만든 지금. 대한민국은 대법원이라는 '거울' 앞에서 서글픈 얼굴을 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권위는 낮은 데서부터, 고통 받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법원은 어디에서 그 권위를 얻고 있는가? 고통 받는 시민들의 목소리에서, 아니면 권력자의 '스케줄표'에서?
'정치하지 않는 사법'과 '정치를 결정하는 사법'
영국 사법부는 정치와 일정 거리를 유지한다. '정치적 문제는 의회의 몫'이라는 입장은 사법부가 민주주의의 균형자로서 작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윤리다. 그러나 한국 사법부는 너무 자주 스스로 정치적 플레이어가 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선거 한 달 전, 당선이 압도적으로 예상되는 유력 대선 후보의 정치생명을 좌우하는 판결을 내리는 것 자체가 그 증거다.
영국의 법정은 느리지만 안정적이다. 목적지까지 돌아가더라도 결국 도달한다. 한국의 사법제도는 최신 스마트폰처럼 빠르고 다기능이다. 하지만 때로는 너무 빨라 폭발하기도 한다. 그 속도 속에 중요한 민주주의 원칙과 가치가 무너진다.
사법의 진정한 목적은 '정의의 수호'다. 그러나 한국의 법원은 때때로 정의보다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것처럼 보여 우려된다.
법원이 들어야 할 목소리는 유권자의 목소리다!
우리는 이제 감히 유권자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오만한 판사들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빠른 판결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왜 정치의 가장 중요한 심판을 국민이 아닌 판사들 당신이 하는가? 그리고 이 모든 법적 움직임 속에서 약자의 권리는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가?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손에 있다. 사법부의 판사들이 그것을 빼앗을 때, 우리는 '정치가 사법화'된 생지옥과도 같은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 법원 판사들이 들어야 할 목소리는 유권자의 목소리임을 가슴 깊이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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