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일간 조업정지 후 영풍석포제련소 뒷산에 나타난 변화
낙동강 최상류 오염공장으로 악명높은 영풍석포제련소가 지난 2월 말부터 4월 24일까지 58일간 조업정지 행정처분으로 공장문을 닫았습니다. 공장을 가동하면 자연스레 발생하게 되는 아황산가스도 없고,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오폐수도 없는 시절이 두 달간 이어진 것입니다. 그 결과 나타난 변화를 살폈습니다. 이 공장이 폐쇄하거나 이전하게 되면 나타날 변화상을 미리 살펴본 것입니다. 첫 편으로 영풍석포제련소 뒷산의 식생(나무와 풀)의 변화상을 살폈습니다. <기자말>
[정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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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24년 12월 영풍석포제련소 뒷산의 황폐한 모습. 제련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황산가스로 인해 뒷산이 초토회된 모습이다. 산 자체가 산성화되어 흘러내리고 있다. 산 아래에서 바라 본 모습이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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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풍석포제련소가 뿜어올리는 아황산가스로 인해 고사한 제련소 뒷산의 나무무덤 가운데서 산철쭉이 연분홍 꽃을 피웠다. 영풍석포제련소 2달간의 조업정지 결과가 피어올린 결과물이다 |
| ⓒ 정수근 |
서낭골이라 불리는 골짜기를 통해 '남부지방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가 관리하는 임도를 따라 차량을 타고서 한참을 올랐다.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여느 심산유곡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끼고 울창한 산림을 자랑하는 숲이었다. 공기도 상쾌했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 영풍제련소 뒷산의 정상 부근에 다다랐다.
나무 무덤 영풍석포제련소 뒷산을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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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사한 금강소나무군락지 사이로 산철쭉이 연분홍꽃을 피워올리고 있다. 영풍의 2달간의 조업정지 결과가 이룬 빛나는 성과다 |
| ⓒ 정수근 |
"지난해까지만 해도 철쭉꽃이 이렇게 만개하지는 않았다. 봉우리가 맺히긴 했지만 이내 시들어버렸는데 올해는 정말 다르다. 아마도 두 달간 제련소가 가동을 하지 않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
그랬다. 지난 2월 말부터 4월 24일까지 영풍은 역사상 최장의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아 이행해야 했기 때문에 공장을 가동하지 못했다. 100여 개가 넘는 굴뚝에서 일제히 뿜어내던 아황산가스가 지난 두 달간 나오지 않으니 뒷산의 식생들에도 변화가 온 것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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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소나무가 고사한 현장에 고사리가 드문드문 올라왔다. 놀라운 생명력이다. 조업 정지 2달의 결과로 보인다. |
| ⓒ 정수근 |
"고사리가 올라오는 것도 참 신기하다. 그런데 정상은 아닌 것 같다. 고사리 줄기가 길게 쭉쭉 올라와야 하는데 올라오다 갈라지지 않나. 이런 건 상품이 되기 어렵다. 완전한 정상은 아닌 것 같다."
그제서야 곳곳에 보이는 고사리 줄기가 올라오다 줄기가 갈라지면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들이 필자의 눈에도 들어온다. 그러나 아황산가스 폭탄이 내린 이곳에서 고사리를 보게 될 줄을 몰랐던 필자로서는 정말 놀라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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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부지방산림청에서 내건 간판이다. '석포지역 산림피해 복구를 위한 토양개량 및 식생적응력조사' 간판.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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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성화된 영풍석포제련소 뒷산에 토양개량 및 식생적응력조사를 위해서 새로 심겨진 소나무 묘목. 심겨진 지 4년이 된 소나무가 아직 제대로 활착이 되지 않아 보였다 |
| ⓒ 정수근 |
곳곳에 보이는 푸릇푸릇한 소나무 어린 개체들은 그렇게 해서 심겨진 것으로 이곳의 토양에 한창 적응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그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진 않는다. 신 대표의 설명이 이어진다.
"심어둔 지 4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활착이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 어떤 녀석들은 아직 제대로 자라지도 못했고, 잎사귀가 타들어가는 것도 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곳 토양의 ph 측정값이 3이 나왔다. 불산도 구미 불산 사태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측정됐다. 이 일대가 심하게 산성화되었다는 거다."
신 대표가 가리키는 어린 소나무는 정말로 잎사귀가 붉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이미 죽은 개체도 보였다. 이곳의 토양을 개량을 했다지만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반세기 동안 아황산가스로 산성화된 토양이 하루아침에 정상으로 돌아오기는 어려운 것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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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풍석포제련소 뒷산의 나무무덤과 산성화돼 산 자체가 흘러내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장. 저 멀리 울창한 초록의 산과는 완전히 대조가 되는 풍경이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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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무덤으로 변한 영풍석포제련소 제1공장 뒷산. 제련소에서 뿜어내는 아황산가스로 인해 허연 줄기만 남긴 채 소나무들이 고사해 버렸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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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자체가 산성화되어 흘러내리고 있다. 영양분이라고는 전혀 없어 식생이 들어와 자리잡을 수가 없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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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봉우리를 경계로 제련소의 아황산가스를 직접 받는 오른쪽 사면은 소나무들이 집단 고사했다. 반면에 반대편 사면의 소나무들은 살아남았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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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련소의 아황산가스를 직접 받는 능선 오른쪽 사면의 나무들은 모두 고사해버렸다. |
| ⓒ 정수근 |
"저 금강소나무들은 얼마나 숨이 막혔을까? 저렇게 온몸이 타들어 갈 정도로 아황산가스라는 독가스를 마시고 서있을 수밖에 없는, 저들의 절망과 공포는 과연 어땠을까?" 그 깊이를 헤아릴 길이 없는 필자는 고개를 죽여 그들의 명복을 빌 뿐이었다.
영풍으로 인해 죽어가는 심산유곡 산천을 되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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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 최상류 협곡을 따라 영풍석포제련소 제 1, 2, 3 공장이 차례로 들어서 있다. 발원지에서 불과 20킬로미터 하류에 위치해 있는 낙동강 최상류 지역이다. |
| ⓒ 정수근 |
자신들의 막대한 이윤을 포기할 수 없었던 영풍은 이렇게 산하를 초토화시켜온 것이다. 2025년도인 아직까지 말이다. 공장에서 나오는 카드뮴과 비소 등의 중금속으로 인한 낙동강 오염의 역사도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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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생적응력조사를 위해 심어둔 소나무 어린 묘목이 그대로 고사해버렸다 |
|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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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풍제련소 봉화군대책위 신기선 대표가 산성화되어 붉게 변한 화강암 바위를 살펴보고 있다 |
| ⓒ 정수근 |
신 대표의 간절한 바람이다. 신 대표의 바람처럼 새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이 오래된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줘야만 할 것 같다. 그것이 응당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이기 때문에 말이다. "영풍이 낙동강을 떠날 날이 머잖았구나" 혼잣말을 하면서 산을 내려왔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로 지난 16년 동안 낙동강을 비롯 우리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그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글들을 갈무리해 지난해 10월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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