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Live] '사우디에서도 퇴물' '충격적인 찬밥 신세' 보도에 시달린지 두 달, 피르미누가 ACLE를 씹어먹는다

김정용 기자 2025. 5. 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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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베르투 피르미누(가운데, 알아흘리).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제다(사우디아라비아)] 김정용 기자= 호베르투 피르미누는 유럽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갈 때도, 사우디에서의 입지도 여러모로 찬밥 신세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지금 경기력은 어느 스타보다도 뛰어나다.


4일(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결승전이 알아흘리(사우디)와 가와사키프론탈레(일본)의 대결로 열린다. 올해부터 도입된 파이널 스테이지 제도는 8강부터 제다에 모여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이다.


파이널 스테이지 최고 선수가 피르미누다. 대회 전체 득점랭킹에서 피르미누는 6골로 그럭저럭 준수한 수준이다. 하지만 파이널 스테이지에서는 8강 부리람유나이티드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가장 어려운 경기였던 4강 알힐랄전에서도 득점해 최고 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피르미누는 냉정하게 볼 때 사우디로 건너온 스타 선수 중 최고 수준이 되지 못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카림 벤제마(알이티하드) 등이 더 화려하다. 팔팔한 20대 전성기인지 따진다면 아이반 토니(알아흘리), 존 두란(알나스르) 등이 더 돋보이며 피르미누는 34세로 노장이다. 게다가 유럽 생활 막판에는 리버풀에서 부상과 부진을 번갈아 겪으며 기량이 명백히 감퇴하는 중이라고 평가 받았다. 그래서 지난 2023년 사우디 무대로 올 때나 그 이후에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게다가 올해 초에는 '퇴물'이라는 보도가 유럽에 쫙 퍼졌다. 사우디 프로 리그에 선수 등록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알아흘리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포르투 소속 윙어 갈레누를 5,000만 유로(약 793억 원)나 들여 사 오면서 피르미누의 자리를 지워버린 것이다. 사우디 리그 구단은 외국인 선수 중 연령제한 없는 8명과 21세 이하 2명을 보유할 수 있다. 외국인이 꽉 찼는데도 추가 선수를 데려오면서 한 명을 제외해야 했는데 그게 피르미누였다.


하지만 전화위복이 됐다. 사우디 리그는 뛰지 못하지만 ACLE는 외국인 선수 규정이 아예 없기 때문에 출전에 지장이 없었다. 지난 2월부터 ACLE에 전념하면서 체력을 충분히 비축했다. 2월부터 현재까지 단 6경기만 소화했다. '리그용' 공격형 미드필더가 가브리 베이가, 'ACLE용'은 피르미누였다.


피르미누는 원래 리버풀 주전으로 맹활약할 때도 폭발적인 운동량과 헌신적인 플레이가 가장 큰 장점이었다. 체력 고갈로 헉헉거리는 노장 피르미누의 가치는 적었다. 그런데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보여주는 '푹 쉰 피르미누'의 모습은 전성기 리버풀 시절 못지않다. 폭발력과 집중력으로 상대의 빌드업과 수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게다가 부리람전에서 일찌감치 1골 1도움을 올린 자신의 활약에 힘입어 69분 만에 교체아웃되면서 최근 두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지도 않았다.


알아흘리를 이끄는 마티아스 야이슬레 감독은 전방압박을 중시하는 젊은 전술가다. 늙은 스타의 개인기량에 의존해야 하는 사우디 무대와 완벽하게 맞는 지도방침은 아니었다. 이런 문제를 외국인 선수 과포화와 체력 비축으로 해결한 꼴이 되면서 파이널 스테이지 최강팀으로 떠올랐다. 피르미누는 감독의 전술에 딱 맞는다. 상대팀 가와사키의 하세베 시게토시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알아흘리는 아주 조직력이 좋다. 완벽한 팀"이라고 인정했다.


호날두도, 벤제마도, 네이마르(전 알힐랄)도 해내지 못한 아시아 정복까지 가장 근접한 선수는 두 달 전 퇴물 취급을 받았던 피르미누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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