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나면 폭력 일삼는 남편, 더 놀라운 아내의 반전

이준목 2025. 5. 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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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JTBC <이혼숙려캠프>

[이준목 기자]

 JTBC <이혼숙려캠프> 방송화면 갈무리
ⓒ JTBC
이혼만은 안 된다며 아내를 협박하고 폭력을 일삼은 남편, 이혼하고 싶어서 남편을 노예처럼 부리고 괴롭히는 아내. 서로가 서로를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는 부부의 참담한 사연이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5월 1일 방송된 JTBC <이혼숙려캠프>에서는 11기 '절약부부'의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부부는 2년 차 재혼 커플로 남편은 초혼이었고, 아내에게는 한 번의 이혼 경험과 아들이 있었다. 먼저 이혼을 원한 것은 아내였지만, 사연을 신청한 것은 남편이었다.

남편은 연애 시절부터 아내에게 잘 보이기 위해 SNS 사기와 다단계와 사채까지 일삼으며 막대한 채무를 지게 됐다. 아내는 반복되는 남편의 금전 관련 거짓말과 막대한 채무를 지게 되면서 극단적일 만큼 절약에 집착하게 됐고, 남편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

심지어 남편은 부부싸움을 하다가 화가 나거나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면 돌변해 이성을 잃고 분노를 드러냈다. 심지어 아내에게 흉기를 들고 자살 협박을 하거나 폭력을 일삼기도 했다. 패널들과 다른 부부들도 남편의 비정상적인 행태에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영상을 지켜보면 아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끝내 오열하며 녹화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아내 말에 복종하며 사는 남편

그러나 이어진 남편 측 증거 영상에서는 또다른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 측 패널인 진태현은 "남편만의 잘못이 아니더라. 이 사태가 고조되는 데 아내가 맞장구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뼈 있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아내는 "오랫동안 남편 때문에 고통받고 지쳤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과연 부부의 또다른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의의로 남편은 정작 평소에는 아내의 말에 뭐든지 복종하는 사실상 '노예' 생활을 하고 있었다. 부부는 현재 둘 다 무직이었음에도, 아내는 집안일과 육아를 일절 하지 않고 모든 일을 남편에게만 지시하며, 일거일투족을 사사건건 통제했다.

남편은 그런 아내의 눈치를 보며 매사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 했고,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거나 혼이 나기 일쑤였다. 앞서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남편의 위험한 분노와 폭력성을 확인했던 패널들은, 그럼에도 남편을 거침없이 머슴처럼 부리고 학대하는 아내의 반전 모습에 놀라워했다.

알고 보니 남편의 급발진은,오직 '이혼'이라는 금기를 건드린 경우에만 발동된 것이었다. 남편은 이혼만은 안 된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아내도 "내가 너를 이렇게 너를 싫어하고 막 대하는데 이혼 안 해? 그럼 '내가 시키는 대로 다 해'라는 마음이 있다"며 복수심에서 비롯된 고의적 행동임을 인정했다.

서장훈은 "아까 아내 측 영상을 봤을 때는 아내가 너무 안됐고 가여웠다. 그런데 이제 보니 이 부부는 서로의 필요와 이익에 의해 지금까지 살아온 게 아닐까 싶다. 아내가 남편의 사용 방법을 알고 이용하는 느낌"이라며 아내의 이중성을 지적했다. 아내는 부인하지 않고 "맞다, 하기 싫으면 나가 떨어져, 이런 느낌이다"라고 인정했다.

부부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남편은 나름 아내가 시키는 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어떤 행동도 아내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그럼에도 아내가 가장 원하는 이혼만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완강한 태도를 고수했다. 패널들은 부부의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우려했다.

급기야 아내는 남편을 "우리집 잔반처리기"라고 지칭하며 먹다 남은 음식들을 강제로 먹이기도 했다. 남편은 부부싸움을 피하기 위해 억지로 남은 음식들을 먹고 심지어 바닥에 떨어진 것까지 주워먹어야 했다. 패널과 부부들은 일제히 경악을 금치 못 했지만, 정작 아내는 절약과 남편의 식탐을 내세워 본인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심지어 아내는 극단적인 절약을 이유로, 남편이 온수를 쓰지 않는 찬물 샤워를 하는지 감시했고 변기의 물을 내리는 것까지 일일이 통제했다.

또한 폭력을 저지른 것은 남편이 먼저였지만 이제는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아내 측 영상에서 먼저 공개된 부부싸움 사건 당일 먼저 손찌검을 시작한 것은 사실 아내였고, 그동안 참던 분노가 폭발한 남편이 응수하며 벌어진 '쌍방폭행'이었음이 드러났다.

서장훈은 아무리 남편에 대한 실망 때문이라고 해도 아내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발끈한 아내는 말을 끊고, 여전히 남편 탓만 거듭하며 본인이 고통받은 마음을 알아달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답답해진 서장훈은 "여기 저랑 싸우려고 나오신 거냐?"고 언성을 높이며 "지금 아내는 영상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느끼나? 남편이 난리를 쳤으니까 우리가 아내의 행동에 공감만 해주기를 바라는 건가?"라고 질타했다.

서장훈은 "절약하려는 아내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본인도 하다하다 선을 넘는다"고 지적하며 "아내가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 이런 식은 안 된다. 남편에 대한 복수도 안되고 아내의 인간성만 이상해진다, 제발 멈춰야 한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아내는 "제가 생각해도 저는 바닥이다. 내가 이런 행동을 하는 걸 모르지 않았고 왜 저랬지 싶다가도, 동시에 '난 남편이 엄청 싫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가사조사를 하면서 이혼의사가 더 확고해졌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남편이 결혼 전부터 벌인 거짓말과 문제들을 증거자료가 없어 제출 못한 것도 정말 많다. 제 행동을 정당화하려는건 아니지만, 저의 억울함과 화는 가라앉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부부의 극심한 갈등 속에 희생양이 된 것은 죄없는 아이였다. 상처받은 아들은 "엄마 아빠가 둘이 똑같다. 제 머리가 쓰레기통이 된 것 같다"고 울먹이며 "변했으면 좋겠다. 안 싸우는 마음으로"라고 호소했다.

아이의 모습을 보고 부부는 깊은 고민에 잠겼다. 하지만 부부는 가사조사를 마친 후에도 마음을 열지 못했고, 급기야 심야에 숙소에서 극심한 부부싸움을 벌이며 제작진이 두 사람을 분리시켜야 했다.

부부는 다음날 심리상담을 받았다. 이호선 상담전문가는 남편에게 "이 부부의 문제는 남편만이 아닐 수 있다. 이 관계가 지속되면 부부의 미래는 파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 결혼이 건강한 결혼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는 부부를 위해 이혼의 선택지도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또한 이광민 정신과 전문의는 "아내가 남편을 가스라이팅하는게 있다"라고 진단하며 "남편은 그렇게 능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다른 사람(아내)에게 휘둘리며 남편이 스스로 집중력을 쓰지 못하고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전문가의 위로에 눈물을 흘렸다.

이호선 전문가는 아내와의 상담에서 "이 부부는 수평적인 부부관계가 아니다. 아내가 남편을 대하는 방식은 '처벌'에 가깝다"고 진단하며 "남편이 답답해서 교정하려는 마음은 알겠으나, 아내의 방식은 너무 엄격하고 그 과정이 두려울 정도"라고 우려했다. 아내도 본인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막연히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심각한 문제 인식은 느끼지 못했다.

어린 시절 아내는 엄격하고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성장했고,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마음대로 웃지도 못했다고. 이에 이호선 전문가는 "아내가 아빠의 폭력성을 복사하듯이 답습해 남편을 대하고 있다"면서 "아내의 처벌 방식은 앞으로 남편이 아니라도 반복될 수있다. 이건 남편이 아니라, 아내 자신과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부부는 함께 상담을 받던 도중, 아내는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더니 급기야 꾸벅꾸벅 졸기까지 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다. 이호선 전문가는 "아내가 졸린 이유는 하나다. 이 이야기가 듣기 싫기 때문"이라며 본인이 듣기 싫은 말을 온몸으로 차단하는 신체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는 "남편이 어린 아이 같다고 생각하지만, 아내도 그렇게 성숙하지 않다"고 일갈했다.

전문가는 "남편과 이혼해도 좋다. 하지만 남편에게 결혼 유지에 대한 기회와 권리가 있다"고 제안했다. 솔루션을 수용한 아내는 "확실한 게 좋다. 1년만 더 살아보겠다"는 조건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이혼 유예 기간을 받아들였다. 남편은 단비같은 마지막 기회에 기뻐하며 변화를 다짐했다. 또한 전문가는 아내에게 "아내는 웃지 않는다. 분노가 차 있는 사람같다.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를 자유로워지시라"고 당부했다.

부부는 심리극 치료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부부의 아들도 함께 참여하며, 세 가족은 서로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전하고 다시 노력해볼 것을 다짐했다. 과연 이 부부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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