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의 갑작스런 태세 전환...이재명 파기환송이 기회?

곽우신 2025. 5. 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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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부족하다, 변하겠다" 이전과 다른 모습...이 후보 향한 "국민의 정치적 심판" 호소

[곽우신, 남소연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바뀌겠다. 부디 이재명 세력의 폭주를 막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라."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하고 연일 비난의 날을 세우고 있다. 대법원이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이를 정치적 반전의 계기로 삼기 위해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타이밍'을 잡았다는 듯 2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갑작스레 국민께 '변화'를 약속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보느라 공개적인 사과를 자제했던 당 지도부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뒤늦게 '태세 전환'에 나선 셈이다. 이재명 후보에게 표를 던지기 머뭇거리는 중도층을 포섭하겠다는 전략으로 이해된다.

"이재명 세력의 '셀프사면 프로젝트', 실현 가능한 재앙... 정치적 심판 필요"

권 원내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대법원은 대한민국의 법치와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라며 "편향적이었던 2심 판결을 바로잡고, 허위사실유포로 유권자를 기만했던 이재명 후보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고 김문기씨와 그 유가족에게 보내는 뒤늦은 위로이며, 권력자의 거짓말로 고통받은 무고한 공직자들을 위한 사법 정의의 외침"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그는 "하지만 사법의 정의는 국민의 정치적 심판이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라며 "190석 초거대 의석과 진영논리에 사로잡힌 인사들이 결탁한다면, 겨우 살아난 정의의 불꽃은 언제든 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대법원 판결 직후 쏟아진 민주당의 극언들을 보시라"라며 "실제로 이미 이재명 후보는 공직선거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라고도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는 "만에 하나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 자기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헌재를 채운다면, 해당 공직선거법 조항을 위헌으로 만들어 법조문 자체를 폐지할 수 있다"라며 "즉, 법의 폐지로 재판을 완전히 박살내는 '법재완박'"이라고 명명했다. "현재 이재명 후보는 현재 8개 사건, 12개 혐의로, 5곳의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라며 "하나하나가 파렴치한 범죄 의혹으로, 공직선거법 재판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라고도 직격했다.

이어 "따라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법재완박 셀프사면 프로젝트'를 강행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라며 "나아가 1심 재판 중인 사건들에 대해서는 극좌 성향의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고, 친민주당 성향의 검사들을 동원해 공소취소까지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검찰을 해체한 뒤 공소청으로 분리하고, 공소청의 공판검사 자리에 좌파 성향 법조인을 대거 임명해 직무유기를 유도함으로써 무죄 판결을 받는 시나리오도 있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경제부총리와 검찰총장을 동시에 탄핵하고, 대법관 전원에 대해 탄핵 겁박조차 마다하지 않는 세력인데, 무엇이 불가능하겠느냐?"라며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를 폐지하는 법안도 이미 제출했다. 이는 '범죄 후 형이 폐지되면 벌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즉, 면소판결하는 형사소송법 규정을 악용한 흉계"라고도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이처럼 이재명 세력의 '셀프사면 프로젝트'는 실현 가능한 재앙"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대법원의 판결은 국민의 정치적 심판이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온전한 정의와 법치로 완성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국민들이 표심으로 민주당을 심판해달라는 취지로 읽힌다.

사과 제대로 못하던 국힘, 이제 와서 "부족했다... 이재명 폭주 막게 힘 모아 달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그간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은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에 '민주당'이 있다며 '남 탓'으로 일관했다. 내란사태가 불거진 이후 명확하게 사과하기를 주저했고, 오히려 당내 비판 목소리를 억압해 왔다. 반면, 윤씨를 옹호하는 당내 인사들의 극언은 사실상 묵인·방조해 왔다.

당은 윤씨가 파면된 이후 '디커플링'(분리)을 시도해 왔지만, 윤씨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 탓에 애매한 입장을 유지했다. "죄송하다"라는 현수막 문구의 의미를 묻는 <뉴스타파> 기자의 손목을 강제로 붙잡고 끌고 가는 등 폭행 혐의가 불거졌고, 당의 공식 싱크탱크를 책임지는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직접 대선 정강·정책 연설에서 고개 숙였지만 이를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인정하지 못하는 촌극이 이어졌다.

이런 입장을 견지하던 권 원내대표는 이날 관련 모두발언 말미에 "국민 여러분, 저희가 부족했다"라며 "그러나 그 부족함이 이재명 세력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국민의힘이 바뀌겠다"라며 "부디 이재명 세력의 헌정 테러 폭주를 막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라"라고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후 발언의 맥락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다. 권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조금 더 오만했거나 일방적이었던 자세를 낮고 겸손하게 가면서 국민의 뜻을 잘 이해하고 받들겠다"라며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을 국민에게 잘 설득하고 전달하는 역할에 더 충실하겠다"라는 뜻이라고 해설했다.

그는 "다시 말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일반적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특별한 해석을 경계했다. 이재명 후보의 선고 이후 당의 전략이 바뀌는지에 대한 물음이 이어졌지만, 권 원내대표는 "특별히 무슨 선고 때문에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거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한 것은 없다"라고 거리를 뒀다. "우리가 잘못한 건 깨끗이 인정하고, 잘할 수 있는 부분은 국민에게 알려서 우리 당을 믿고 함께할 수 있게끔 하겠단 일반적인 이야기"라고도 부연했다.

다만, 여전히 '잘못한 것'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대신 "아시다시피 우리 당이 많이 부족하고 아직도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권 남용을 아직 국민들이 많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입법독재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이런 일당독재의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경우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 생활에 어떤 피해를 줄 것인지 좀 더 설득력 있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집권할 경우 우리 당의 비전과 정책을 홍보하고, 결국 우리 중도·보수가 하나가 돼야 한다"라며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바깥에 있는 반(이재)명 세력과 함께하는 틀과 전략을 만들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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