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 없이도 시청자 사로잡은 '군대 드라마'

양형석 2025. 5. 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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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NA 월화드라마 < 신병3 >

[양형석 기자]

지난 29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 신병3 >가 3.3%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지난 2023년에 방송됐던 < 신병2 >의 최고 시청률 3.6%보다는 살짝 낮았지만 직전에 방송됐던 <라이딩 인생>의 최고 시청률과 같았고 수도권 시청률(3.6%)은 오히려 <라이딩 인생>(3.1%)보다 높았다. '군필 남자'라는 타깃 시청층이 분명한 드라마라는 점을 고려하면 < 신병3 >의 선전은 더욱 돋보였다.

비슷한 또래의 젊은 남자들이 모여 있는 군대의 특성상 군대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는 필연적으로 '빌런'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군드라마에서 빌런은 타락한 장교나 간부가 될 때도 있고 악명 높은 선임병이 될 때도 있으며 군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병이 될 때도 있다. 앞선 두 시즌에는 확실한 빌런들이 등장했는데 < 신병3 >는 확실한 빌런 없이 유쾌한 군대 이야기를 보여주며 마무리됐다.

강찬석-성윤모-오승윤으로 이어진 <신병>의 빌런들
 시즌1의 강찬석 상병은 사단장 아들 박민석조차 신경을 쓰지 않던 최고의 빌런이었다.
ⓒ 시즌 화면 캡처
<신병> 시즌1에서는 1회부터 빌런으로 보이는 캐릭터가 등장했다. 바로 3생활관의 '악마선임' 강찬석 상병(이정현 분)이었다. 강찬석은 김동우 일병(장성범 분)을 상대로 지속적인 악행을 저지르며 김동우의 군 생활을 지옥으로 만든 원흉이고 정의로운 성격의 동기 김경태 상병(장영준 분)과 사사건건 마찰을 일으켰다(심지어 부모님이 돌아가신 김경태에게 입에 담기 힘든 혐오 발언을 날리기도 했다).

사단장 아들 박민석 이병(김민호 분)이 부대에 전입 왔을 때도 취침 시간에 3생활관으로 박민석을 불러 간부를 통해 몰래 빼돌린 술을 먹이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중대 내 최고참 심진우 병장(차영남 분)은 세제통을 들고 3생활관으로 찾아가 강찬석을 향해 세제를 뿌리며 "짬 먹고 해 인마"라고 일침을 날렸다. 결국 강찬석은 신병을 폭행하고 그가 쓴 마음의 편지(소원수리) 때문에 영창에 갔다.

그러나 강찬석을 영창에 보내고 타부대로 전출시킨 신병은 강찬석을 능가하는 빌런이었다. 바로 < 신병1 >의 '최종 보스' 성윤모 이병(김현규 분)이었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관등성명을 외치며 강렬하게 등장한 성윤모는 자신을 가볍게 밀친 강찬석을 영창에 보냈고 1생활관으로 옮긴 후에도 마음의 편지를 남발하다가 폭발한 김상훈 일병(이충구 분)을 영창에 보내며 부대 전체를 큰 혼란에 빠트렸다.

단순한 군대 부적응자로 보였던 성윤모의 정체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수사망을 피해 군대로 도피를 온 범죄자였다. 지나치게 어리바리했던 성윤모의 행동은 모두 연기였던 셈이다. 모두가 속을 뻔 했던 성윤모의 연기는 통화 내용을 녹취한 1분대원들의 활약과 지호진 중대장(신담수 분)의 카리스마에 들통이 났다. 결국 성윤모는 그린캠프에서 헌병에게 체포돼 법무부 소속 교도소에 수감된다.

시즌2에서는 김지석이 연기한 2중대의 새 중대장 오승윤 대위가 빌런 역할을 맡았다. 육사 출신으로 지독한 원칙주의자인 오승윤 중대장은 부대 내 부조리를 고치겠다며 상병장들의 휴가를 제한하고 벌점을 부과하면서 병사들의 불신을 조장했다. 급기야 오승윤 중대장은 병사들에게 "모든 일과를 완전군장 상태로 임하라"는 불합리한 지시를 했다가 불시에 연대장이 방문하면서 타 부대로 전출을 갔다.

조백호도, 문빛나리도, 전세계도 아니었다
 오대환이 연기한 조백호 대위는 "충성,사랑합니다"라는 경례 구호를 만든 2중대의 천사 중대장이다.
ⓒ ENA 화면 캡처
앞선 두 시즌을 통해 많은 이야기가 소개된 만큼 < 신병3 >에서도 어떤 새로운 빌런이 등장할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컸다. 실제로 <신병3>에는 이름부터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조백호 중대장(오대환 분)을 비롯해 박민석을 능가할 법한 신병 캐릭터 문빛나리 이병(김요한 분)과 전세계 이병(김동준 분)이 새로 투입됐다. 여기에 성윤모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고 1생활관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 신병3 >에는 어떤 캐릭터도 빌런이 되지 않았다. 조백호 중대장은 외관에서 느껴지는 강인함과 달리 구보는 물론이고 '전방에 힘찬 함성'까지 생략하는 천사 중대장이었다. 조백호 대위는 단순히 병사들을 편하게 해주는 중대장일 뿐 아니라 꼼꼼하게 병사들의 병영 생활을 챙겼다. 특히 후반에는 전역을 앞두고 영창에 갈 위기에 처한 최일구 병장(남태우 분) 대신 징계위원회에 출석하기도 했다.

2022년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생활관에 수류탄을 투척하고 선임병에게 총기를 난사했던 편상호 일병을 연기했던 김요한은 < 신병3 >에서 공황을 앓고 있는 신병 문빛나리 이병 역을 맡았다. 문빛나리는 휴지가 든 전투복을 세탁기에 돌리고 불이 난 분리 수거장에서 발작을 일으키며 '폐급'으로 낙인 찍혔다. 하지만 최일구와 김상훈, 성윤모 등 선임들의 따뜻한 관심 속에 서서히 군 생활에 적응했다.

김동준이 맡은 전세계 이병은 국민 배우 출신의 신병으로 뛰어난 외모와 바짝 든 군기, 성실한 자세를 겸비했을 뿐 아니라 현역 걸그룹 멤버를 면회 오게 만들며 선임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전세계는 지나치게 자주 행사에 불려 나가고 오해할 만한 통화 내용을 박민석이 들으면서 새로운 빌런이 되는 듯 했지만 알고 보니 편찮으신 어머니를 살피러 가기 위해 장교들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준 효자였다.

이 밖에도 시즌1의 '중간보스'였던 강찬석은 예비군 훈련 에피소드에서 최일구를 괴롭히는 예비역들을 단숨에 제압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시즌2를 건너뛰고 시즌3에 다시 등장한 성윤모도 완전히 개과천선 하면서 고참들에게 용서를 받았다. 최일구가 전역한 < 신병3 >는 하사 계급장을 달고 부대에 복귀한 최일구와 박민석을 놀라게 한 김현욱이라는 신병의 등장과 함께 시즌4를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신병3>는 "신병은 '다시' 돌아오는 거야"라는 자막으로 시즌4에 대한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 ENA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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