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쩍쩍 갈라져, 평생 고통”… 전 세계 ‘300명’ 앓는 ‘이 희귀질환’ 뭘까?

오랫동안 물을 마시지 않거나 입을 벌리고 있으면 입안이 건조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때 물을 한 모금만 마시면 대부분 입안이 다시 촉촉해진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이런 상황이 아니어도 평상시에 혀가 갈라지는 증상을 보인다. 이들이 겪는 희귀질환인 ‘멜커슨 로젠탈 증후군(Melkersson-Rosenthal Syndrome)’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멜커슨 로젠탈 증후군은 안면 신경에 영향을 주는 희귀 신경계 질환이다. 이 질환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보인다. 입술 주변에 얼굴 부종이 나타나며, 안면 근육이 마비되고 혀 표면이 갈라져 주름이 발견된다. 환자들은 대부분 증상이 1~2가지만 나타나며,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패턴이 반복된다. 환자 중 8~18%는 세 가지 증상을 모두 겪는다고 알려졌다.
멜커슨 로젠탈 증후군은 1928년 스웨덴 신경과 의사 어니스트 멜커슨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멜커슨은 당시 입술 중심으로 얼굴 부종이 나타나고, 안면 근육 마비를 겪는 35세 여성의 사례를 보고했다. 이후 1931년 폴란드 신경과 의사 커트 로젠탈이 혀 표면이 갈라지는 증상과 이 질환의 연관성을 파악해 질환 이름에 두 의사의 성(姓)이 들어갔다.

미국 희귀질환기구(NORD)에 따르면 환자 중 30~90%는 안면 근육 마비도 겪는다. 환자들은 주로 얼굴 부종이 발생한 후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안면 근육 마비는 한쪽 얼굴에만 나타날 수도, 양쪽에 나타날 수도 있다. 질환이 진행되면서 안면 근육 마비는 더 자주 발생하며, 환자에 따라 영구적인 마비로 이어기도 한다. 드물지만 다른 뇌신경에도 영향을 줘 머리의 다른 근육이나 목 근육에도 마비가 와 얼굴을 못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멜커슨 로젠탈 증후군은 대표적인 세 가지 증상 외에도 여러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NORD에 따르면 환자들은 두통과 이명, 순간적인 어지러움 등을 겪는다.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하거나 과도한 눈물, 설사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반복되는 안면 근육 마비 때문에 안구건조증이나 포도막염(홍채, 혈관 조직, 모양체 등 눈을 싸고 있는 포도막 조직에 생긴 염증), 시력 저하 등을 겪을 위험도 있다.
멜커슨 로젠탈 증후군은 연령대와 상관없이 발병하지만, 보통 유년기에 증상발현이 시작된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자주 발병한다. NORD에 따르면 현재까지 300건 정도의 사례가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이 질환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희귀질환이라 다른 질환으로 오진된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멜커슨 로젠탈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일부 환자가 크론병(면역 체계 이상으로 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전체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만성 질환)이나 유육종증(여러 장기에 결절을 형성할 수 있는 육아종을 동반한 질환)을 공통적으로 앓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에 다른 질환에 영향 받아 멜커슨 로젠탈 증후군이 발병했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졌다. 이외에도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도 발병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한편, 멜커슨 로젠탈 증후군은 자가면역질환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면역계 이상이 아니라 신경계 이상에 의해 여러 증상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멜커슨 로젠탈 증후군은 완치법이 없다. 환자들은 겪고 있는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법을 진행한다. 약물치료를 통해 부종을 가라앉힌다. 입술 부종이 심해 주변 신경을 압박한다면 수술을 시도하기도 한다. 멜커슨 로젠탈 증후군의 기대수명은 환자마다 다르다. 한 가지 증상만 겪거나 증상이 발현하는 시기가 짧다면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정상적인 기대수명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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