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의 사람사진] '독서 선동가' 김미옥의 반란
"마이너의 아우성이 나의 힘"

김미옥은 거의 매일 페이스북에 서평을 올린다.
이 서평으로 잊힌 책, 숨겨진 책, 폐기 직전 책이 되살아난다.
이른바 책의 심폐소생술, 출판계에선 이를 ‘김미옥 현상’이라 한다.
이래서 세상은 그를 서평가라 하지만, 그는 자신을 독서 선동가라 한다.
" 세간의 서평은 늘 유명 작가의 책에 집중돼 있었어요. 독자의 시선으로 볼 때 기울어진 운동장이죠. 그래서 작은 출판사, 알려지지 않은 작가, 그러나 좋은 작품의 서평을 시작했어요. 작가는 잊히면 안 되거든요. "
그가 서평으로 독서 선동에 나선 건 사명감보다 욱하는 심정 때문이었다.
" 세상은 메이저만 존재하는 게 아니잖아요. 갈수록 양극화되는 현실에서 마이너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저항해야죠. 저는 책으로 저항을 시작했어요. 저 또한 마이너니까요. "
이렇듯 그는 자신이 읽음으로써 남을 읽게 하는 ‘독서 선동가’다.
대략 하루 한 권을 읽고, 한 편의 서평을 쓴다.
" 퇴직하면 오로지 읽고 쓰기만 하겠다는 꿈이 있었어요. 2019년 공무원 퇴직하고 나서는 시간 나는 대로 읽었죠. "
김미옥은 한때 1년에 800권을 읽은 적도 있다.
그가 이토록 책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 너무 가난하고 아팠던 엄마는 뱃속의 저를 떼려고 했나 봐요. 그런데도 나온 저는 존재 가치 없는 잉여 인간이었죠. 자주 전학을 다닌 터라 친구조차 없었어요. 오직 책밖에 없었죠. "
미옥에겐 책만이 탈출구였고 해방구였다.
이렇게나마 학교에 다닌 것도 초등학교 6학년 1학기가 끝이었다.
어머니가 돈 벌어 오라며 미옥을 캐러멜 공장에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공장에 다니고, 입주 가정교사를 하면서도 그는 책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김미옥은 스스로 읽는 사람이 되었다.
김미옥은 독서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을 공감 능력으로 꼽는다.
결국 그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세상을 위해 독서 선동에 나서는 게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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