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는 무역수단 아닌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전략"
[안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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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연하는 강승희 테이바랩스 대표 28일 강승희 테이바랩스 대표가 하나증권이 주최한 '트럼프 관세 대응 전략' 글로벌 세미나에서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해외시장분석'을 주제로 발표한 모습. |
| ⓒ 안채린 |
하나증권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IFC CGV에서 '트럼프 관세 대응 전략'을 주제로 진행한 글로벌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선 강승희 퀀트 리서치 전문회사 테이바랩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금융시장과 투자전략에 미칠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단했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은 초강경 관세정책을 내세웠지만, 중국의 맞대응과 시장 충격, 동맹국 반발로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는 한발 물러섰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관세정책의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강 대표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단순한 무역 수단이 아니라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과 미국 패권 강화를 위한 장기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관세는 금융시장 전반의 가치평가 체계를 바꾸는 구조적 요인"이라며 "미국은 관세 수입 확대와 제조업 부활을, 중국은 소비를 늘려 내수 기반 확충을 목표로 경제 구조의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온쇼어링(생산시설 국내 이전)과 북미 지역 생산기지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중국은 '쌍순환' 전략을 통해 내수 시장 확대, 기술 자립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 전환은 글로벌 투자자들도 주목하는 흐름이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주요 투자은행은 최근 중국 소비재 업종의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으며, 미국 내 제조업 관련 기업들도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강 대표는 "미국과 중국이 이른바 '뷰티풀 리밸런싱(Beautiful Rebalancing)' 시도 중"이라며 "양국 모두 무역 불균형 해소와 경제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부채 누적과 생산성 정체 등 구조적 한계로 인해 기술 혁신과 산업 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세전쟁과 함께 부상하는 미중 빅딜 기대감
관세정책의 여파로 미중 관계는 다시 한번 갈림길에 섰다. 최근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강경책과 동시에 미중 간 '빅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관세 인하와 협상 재개를 잇달아 시사하면서, 증시 역시 빅딜 기대를 반영해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미나 현장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강 대표는 "최근 시장은 빅딜 기대 쪽으로 힘이 넘어간 것 같다. 종가에 강세가 이어진 것은 시장이 빅딜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라며 "베선트 재무장관이 교체되지 않는 한 시장은 빅딜 기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강경파 인사가 다시 전면에 나설 경우 관세전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관세정책과 미중 관계 변화는 금융시장에도 즉각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변동성이 커졌고, 미국 증시도 관세정책 발표 직후 급락했다가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반등했다.
강 대표는 "현재 주가 수준은 전 저점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조정 시 분할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중 갈등이 다시 격화될 경우 풋옵션 매수나 선물 포지션 숏(Short) 전략 등 방어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풋옵션 가격이 여전히 높아 직접적인 파생상품 매매보다는 현금 비중 조절 등 보수적 리스크 관리가 더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리스크는 투자 실패 가능성이 아니라 언서턴티(불확실성) 그 자체"라며 "수익을 많이 내는 것보다 손실을 적게 관리하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자의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변동성이 큰 자산은 보유량을 줄이고,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폭을 낮추는 식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금리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강 대표는 "금리는 모든 자산의 현재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라며, "관세 인상은 수입 물가 상승을 유도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금리 인상 기대를 불러와 시장 전체에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최근 장기금리 급등의 배경에 대해서는 "중국·일본의 채권 매도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더 본질적인 원인은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청산"이라고 분석했다. 장단기 금리차를 활용한 스프레드 전략(3개월물과 10년물 금리 차이 롱숏 포지션)도 변동성 방어에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2기 관세정책과 미중 관계 변화는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시장에 큰 변동성을 불러오고 있다. 미국 제조업과 중국 소비재라는 새로운 투자 방향이 부상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구조 전환과 협상 시그널, 그리고 리스크 관리에 더욱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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