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후 尹부부 포위한 검·경·공 수사망…10개 의혹 동시 수사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임기 2년 11개월 만에 물러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기다리는 건 겹겹이 쌓인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망이다. 현직 대통령 시절 고소·고발장이 접수되거나 의혹이 불거져도 실체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의혹 사건들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거나 재수사 결정이 내려진 데 이어 건진법사·삼부토건 등 추가 의혹까지 꼬리를 물면서다. 세 수사기관이 현재 수사 중인 주요 의혹 사건만 최소 10건에 달한다.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윤 전 대통령의 목을 겨누는 최대의 사법 리스크다. 지난 1월 검찰의 기소 이후 이달 들어 서울중앙지법의 형사재판이 본격화했고,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은 공소 유지와 함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추가 기소를 준비하고 있다. 대통령 불소추특권으로 인해 기소 대상 범죄 혐의에 포함하지 못했던 비상계엄과 관련한 직권남용 범죄사실을 정리해 조만간 추가로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할 예정이다.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尹부부 소환만 남아

다만 전직 대통령 부부에 대한 검찰청 소환 조사일 뿐 아니라 시기적으로 대선을 한달여 앞둔 탓에 소환 시점 조율에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김 여사는 검찰 수사가 확대되자 최근 변호인을 선임해 검찰 측과 소환조사 문제를 논의했는데, 이후 구체적인 일정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채 공전하고 있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겨누는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물증과 진술들이 순차적으로 확보되고 있을 뿐 아니라 30일엔 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부가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와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도이치 사건 재수사, 삼부토건 의혹도 검찰로
김 여사가 연루된 각종 의혹 사건들도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거나 기존 의혹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경우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서 무혐의 불소추 결론을 내렸지만, 고발인인 최강욱 전 의원의 항고 이후 서울고검이 지난 25일 재기수사를 결정했다. 지난 3일 대법원에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비롯한 주가조작 관련자 전원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된 만큼 유일하게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김 여사에 대해서도 수사 결론을 다시 점검하기 위해 재수사 결론이 내려졌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이외에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 사건은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에 연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란 메시지를 보냈단 사실이 알려지며 주가조작 의혹으로 불거졌다. 이 전 대표가 단체대화방 멤버 등에게 김 여사와의 친분을 강조했고, 실제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등의 호재성 소식이 잇따르며 2023년 상반기에 주가가 1000원에서 5500원으로 5배 이상 뛰었다. 이 사건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에 따라 대검찰청이 지난 25일 서울남부지검에 사건을 배당했다.
이외에도 서울중앙지검에선 김 여사의 허위경력 기재 의혹과 윤 전 대통령의 대선 허위사실 공표 및 국민의힘 당무 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허위학력 기재 의혹의 경우 김 여사가 국민대 등 5개 대학에 허위경력이 담긴 이력서를 제출해 취업했다는 내용으로 2022년 9월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서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고발인의 이의신청으로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권성희)에서 추가 검토를 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내 아내는 (도이치모터스 투자로) 손해만 봤고, 계좌도 남에게 맡긴 적 없다”고 발언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조민우)에서 수사중이다. 또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김기현 의원을 국민의힘 당대표로 당선시키기 위해 당무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같은 부서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체포영장 집행 방해' 수사…순직해병 수사도 재개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서울 신사동 등에 불법 대선캠프를 운영했다는 의혹 사건도 수사가 재개됐다.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최근 대선캠프가 꾸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화랑의 소유주 2명을 불러 조사했다. 공직선거법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채 별도의 선거 캠프를 운영하는 것은 불법이다.

공수처는 비상계엄 수사로 일시 중단했던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 수사를 재개했다. 이 사건은 2023년 실종자 수색작전 도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해병대원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국방부 등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내용이다. 공수처는 30일 임 전 사단장이 출석한 가운데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을 재개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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