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이 띄운 '21조 효과', 주민들에겐 '소음 폭탄'

뉴스사천 강무성 2025. 4. 3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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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 소음대책협의체 첫 회의.. "법 사각지대에 주민 피해 심각"

[뉴스사천 강무성]

 사천시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 소음대책협의체가 29일 첫 회의를 열고 KF-21 '보라매' 전투기 시험비행 소음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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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사천=강무성 기자] 경남 사천시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 소음대책협의체가 지난 29일 첫 회의를 열고 KF-21 '보라매' 전투기 시험비행 소음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주민대표들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소음에 고통받고 있지만, 법적 보상 체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천시는 지난 2023년 하반기 KF-21 소음대책협의체 위원들을 위촉했으나, 우주항공청 개청 이슈와 여러 정치적 상황 등으로 공식 회의를 한 번도 열지 못했다. 이에 기존 위촉한 위원의 임기(2년)가 완료되면서, 새롭게 위원을 위촉하고, 대화 창구 마련에 나섰다.

소음대책협의체 위원은 사천시 부시장, 주민대표, KAI 관계자, 시의원, 소음과 갈등 조정 전문가 등 20명으로 꾸려졌다. 이날 첫 회의에는 방위사업청과 경남도 관계자, 임철규 도의원 등도 참석해 소음 민원 상황을 청취했다. 위원장은 김제홍 부시장(당연직)과 유동연(축동면 예동마을) 이장이 맡았다.

이날 회의는 위원 위촉, KF-21 시험비행에 따른 소음영향지역 의견 청취, 소음 대책 건의 순으로 진행됐다.
 KF-21 시제기 비행모습.(사진=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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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뜨면 전화도 못해, 살기 어렵다"

"비행기가 뜨면 전화 통화도 못합니다. 아무것도 안 돼요. 지나가면 다행인데, 저 F-21이 한 시간 동안 뜬다면 살지 못합니다."

한 주민대표는 회의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사천읍 수석 2리 이장인 신인식씨는 "KF-21이 뜰 때면 나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귀가 멀어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며 "법 개정 이전이라도 주민들의 고통을 달랠 실질적인 보상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공군 부대 정문 앞 마을인데 비행기가 뜨는 활주로와 가깝다. 임대 등 세를 놓아도 시끄러워서 사람들이 금방 떠난다. KF-21 시험비행 이후 소음 고통은 더 커졌다"고 밝혔다.

법적 보상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

KF-21 보라매는 2022년 7월 첫 시험 비행 이후 지난해 11월 1000소티(출격 횟수)를 기록했으며, 2026년 6월까지 약 2200소티의 시험비행이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현행 '군용비행장 및 군사격장 소음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군소음보상법)에서는 KF-21 시제기를 군용항공기로 인정하지 않아 주민들이 법적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국민신문고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는 집단고충민원이 잇따랐다. 국민권익위 면담, 사천비행장 소음피해 대책 간담회 등도 잇따랐으나, 큰 성과는 없었다. 2022년 하영제 의원 등이 군소음보상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에서 표류하다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21대 국회 임기 종료로 폐기됐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군소음보상법상 소음 영향도 3종 구역으로 지정돼도 한 달에 3만 원 보상받는 수준"이라며 "소음 피해로 땅값은 하락하는데 보상은 미미해 실질적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동연 축동면 예동마을 이장(협의체 대표)은 "군소음 보상법에서 KF-21은 인정되지 않는다. 소음 기준치보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피해보상책 마련에 관계기관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천시와 주민들은 국민권익위와 국민신문고 등에 소음피해 집단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사진은 KF-21 비행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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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 이전이라도, 피해 보상방안 강구해야

소음 피해는 주민 뿐 아니라 가축에게도 심각하다. 곤양면 축산농가 김현수 씨는 "동물은 사람보다 소리와 진동에 더 민감하다. 어느 순간 소리가 팍 나서 소를 키우는데 난산도 하고 유산도 한다"며 "너무 아침 일찍 전투기 비행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소음 측정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현행 소음 측정은 일주일 평균치를 측정하는데, 이는 순간적인 고강도 소음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한 주민은 "제일 소음이 심한 것이 KF-21인데, 그걸 빼고 소음 측정을 하니 실질 소음 피해 정도가 나타날 리 있느냐"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소음영향도 조사를 위해 비행 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관계기관들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KAI는 국책사업으로 정부 책임을 강조했고, 공군은 시제기 소음민원과 피해배상은 KAI 측 책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개발사업 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방위사업청은 법 개정을 통한 피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KAI 측은 이날 회의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회사 입장에서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렵다"며 "주민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천시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 소음대책협의체가 29일 첫 회의를 열고 KF-21 '보라매' 전투기 시험비행 소음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천시는 KF-21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지속하고, 필요시 법 개정을 위해 국회에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다.
ⓒ 뉴스사천
주민들은 KF-21 개발사업 규모(8.8조 원)와 경제적 파급효과(생산유발 16.5조 원, 부가가치 5조 원)를 고려할 때 피해 주민들에 대한 성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KF-21로 21조 원 이상의 수익을 볼 텐데, 시민들이 소음으로 고통받는데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내년에 개발이 종료되는데, 지금까지 피해 보상이 없다면 최소한 법이 만들어질 때 소급해서라도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천시는 KF-21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지속하고, 필요시 법 개정을 위해 국회에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다. 김제홍 부시장은 "어렵게 소음대책 협의체가 발족한 만큼 민원창구 역할과 함께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한 관계기관이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천시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 소음대책협의체가 29일 첫 회의를 열고 KF-21 '보라매' 전투기 시험비행 소음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소음대책협의체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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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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