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봄배구 좌절' 기업은행, 임명옥 품었다

양형석 2025. 4. 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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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9일 도로공사와의 트레이드 통해 임명옥 리베로 영입

[양형석 기자]

V리그 최고령 선수이자 현역 최고의 리베로 임명옥이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는다.

IBK기업은행 알토스 구단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현금 트레이드(금액은 비공개)를 통해 리베로 임명옥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기업은행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탄탄한 조직력과 강화된 수비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영입 배경을 밝히며 임명옥의 영입을 환영했다. 아울러 "이번 시즌 임명옥 선수의 맹활약이 우승을 향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1986년생으로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는 노장이 됐지만 임명옥은 2019-2020 시즌부터 2024-2025 시즌까지 6시즌 연속 리베로 부문 베스트7에 이름을 올린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최고의 리베로다. 임명옥은 트레이드 후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 양 구단에 감사 드리며, 새로운 시즌 IBK기업은행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6시즌 연속 리베로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된 임명옥은 다음 시즌 도로공사가 아닌 기업은행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 IBK기업은행 알토스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리베로의 경험

기업은행은 작년 6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리베로 신연경을 보내고 흥국생명의 미들블로커 김채연을 영입했다. 사실 양 선수의 무게감을 보면 기업은행 이적 후 네 시즌 연속 주전 리베로로 활약했던 신연경이 아까운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FA 이소영과 이주아를 영입하는데 11억 원을 지출한 기업은행으로서는 연봉 상한선에 부담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단 정리가 필요했다.

마침 2023-2024 시즌 후반기 신연경이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 백업 리베로 김채원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고 기업은행은 연봉 총액 2억1000만원의 신연경 대신 7000만원의 김채원에게 후위 수비를 맡겼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신연경은 프로 데뷔 후 세 번째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고 김채원이 주전 리베로로 활약한 기업은행은 네 시즌 연속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사실 주전 첫 시즌임을 고려하면 김채원의 활약은 상당히 준수했다. 뛰어난 순발력을 바탕으로 세트당 4.6개의 디그(4위)를 기록한 김채원은 수비(세트당 리시브+디그) 부문에서도 전체 4위에 오르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김채원은 리시브 효율 30.39%로 전체 13위에 머물면서 서브 리시브에서 약점을 보였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리시브 부문 10위 안에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24-2025 시즌이 끝나고 흥국생명의 우승 리베로 신연경과 현역 최고의 리베로 임명옥이 나란히 FA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1년 전 트레이드로 내보냈던 신연경을 더 비싼 몸값을 주고 영입할 수는 없었다. 여기에 2024-2025 시즌 연봉 총액이 무려 3억7000만원이었던 임명옥도 일찌감치 영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렇게 기업은행은 내부 FA 육서영과 김채연을 붙잡으며 조용히 FA시장을 마감했다.

그렇게 다음 시즌에도 김채원에게 주전 리베로를 맡기는 듯 했던 기업은행에게 뜻밖의 변수가 발생했다. 6시즌 연속 리베로 부문 베스트7에 빛나는 최고의 리베로 임명옥이 도로공사와 1년 총액 1억5000만원(연봉 1억+옵션 5000만)이라는 헐값(?)에 계약한 것이다. 아무리 임명옥이 만39세 노장이라도 양효진(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이 8억 원(연봉 5억+옵션 3억)에 재계약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액수였다.

강해진 IBK의 수비, 주전 리베로는 문정원?
 추가적인 외부영입이 없다면 다음 시즌 도로공사의 주전 리베로는 문정원이 될 확률이 높다.
ⓒ 한국배구연맹
도로공사는 작년 FA시장에서 최대어 강소휘를 3년 총액 24억 원에 영입하면서 강소휘를 비롯해 배유나, 임명옥, 문정원, 이윤정까지 1억5000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5명이나 됐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25억9010만 원에 달하는 연봉 총액을 지불하고도 17승19패로 5위를 기록하며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따라서 다음 시즌 연봉 총액을 줄이기 위해 임명옥과 저가에 계약하고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하지만 나머지 구단들은 모두 확실한 주전 리베로가 있었고 결국 기업은행이 임명옥 영입에 성공했다. 물론 임명옥이 합류하면 GS칼텍스 KIXX에서 방출된 후 실업 배구를 거쳐 기업은행에 재입단해 힘들게 주전 자리를 차지한 김채원 리베로는 다시 벤치 멤버가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주전 임명옥, 백업 김채원'이라는 7개 구단에서 가장 강력한 리베로 라인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한편 도로공사는 수비의 핵심이었던 임명옥이 떠나면서 팀의 최대 장점이었던 끈끈한 팀컬러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2024-2025 시즌 도로공사의 백업 리베로는 2023-2024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수련 선수로 입단한 김미진 리베로였다. 하지만 김미진 리베로는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공식 경기에서 1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만큼 도로공사에서 임명옥 리베로의 존재감이 매우 컸다는 의미다.

따라서 향후 추가적인 외부 영입이 없다면 다음 시즌 도로공사의 주전 리베로는 '수비형 아포짓' 문정원이 맡게 될 확률이 높다. 문정원은 지난 시즌 강소휘와 타나타 쑥솟은 물론이고 전새얀,김새인에게도 밀리며 주로 원포인트 서버로 활약했다. 하지만 불안정한 경기 출전 속에서도 48.57%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뛰어난 수비를 자랑하기 때문에 리베로로 활약하기에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지난 28일 현대건설에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로 이적한 고예림의 보상선수로 아웃사이드히터 이예림을 지명한 데 이어 29일에는 현역 최고의 리베로 임명옥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오는 5월 5일부터 10일까지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025 KOVO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가 열릴 예정이다. FA시장은 다소 조용하게 막을 내렸지만 V리그 여자부의 비 시즌은 여전히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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