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산불 최초목격자 “멀리서 연기 나더니 순식간에 번져”

“밭일하던 도중 멀리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봤습니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휴대전화가 없어 근처에 있던 주민에게 빨리 신고하라고 했어요.”
지난 28일 오후 2시 1분쯤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최초 목격자인 권모(63·노곡동)씨의 말이다. 29일 낮 12시 산불발화지점 아래 밭에서 만난 권씨는 “경북에서 지난달 발생했던 대형 산불 피해가 떠올랐다”며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불길이 내려오는 게 보였고, 대피문자를 받자마자 급히 대피했다. 다시 돌아와보니 밭과 비닐하우스 등 큰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북구에 따르면 발화지점은 해발 250m 정도로 함지산 중간 능선쯤이며, 인근 마을과 600m정도 떨어져 있다. 산불이 발생한 함지산은 지난 1일부터 입산 통제가 됐지만, 산불발화지점까지는 좁은 산길이 형성돼 있어 충분히 사람이 오를 수 있었다. 실제 이날 농로를 따라 걷다가 30분 정도 산길을 오르다 보니 산불발화지점 일대에 도착했다. 현장은 모조리 불에 타 발화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아직 곳곳에선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인근에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작업의 흔적도 보였다. 여러 개의 묘지와 비닐하우스도 있었다. 권씨는 “산악자전거를 타러 많이 오고, 주민이나 등산객도 들락날락한다”며 “충분히 실화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북구에서는 전날 산불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발화 지점을 확인했으나 담배꽁초 등의 실화 흔적을 찾지 못했다. 북구 관계자는 “산불 발생 소식을 듣고 발화 지점까지 올라가서 조사했으나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며 “소나무 재선충 방제 작업의 경우 발화지점 일대에선 이날 이뤄지지 않았고, 1㎞ 정도 떨어진 산속에서 작업이 있었으나 작업자조차 산불이 난지 몰랐을 정도로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북구에 따르면 폐쇄회로TV(CCTV)도 마을 초입에만 있어 산불 용의자 특정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산불 관련해 용의자를 목격했다는 신고도 아직 접수된 게 없다.
대구시는 산불 원인을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지난 1일부터 산불이 난 함지산을 비롯한 지역 전역의 산에 대해 입산 통제 조치 중이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농로를 타고 좁은 산길을 들어가는 것까지 공무원을 배치해 감시하는 건 여건상 어렵다”며 “만약 산불 용의자가 검거되면 입산 통제 구역에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과태료 처분 등 처벌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함지산 산불은 발생 23시간 만인 이날 오후 1시 진화됐다. 이번 산불의 산불영향구역은 260㏊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재산 피해는 조사 중이다. 다만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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