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동차 관세 완화...중복 빼고 환급도
[한국경제TV 고영욱 기자]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고율관세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관세를 일부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철강 등 다른 관세와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하고 이미 부과된 관세는 환급해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고 기자, 먼저 자동차 관세 조정안 내용 정리해주시죠.
<기자> 미국이 외국산 자동차에 부과하고 있는 25% 관세에 다른 여러 관세가 중첩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이 전한 소식이고요.
이에 따라 자동차 회사들은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등 다른 관세를 추가로 납부하지 않게 됩니다.
이번 조치는 소급 적용될 예정이고, 이미 납부한 관세는 환급됩니다.
다음달 3일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던 자동차 부품 150개에 대한 25% 관세도 완화합니다.
1년간 미국산 자동차 가치의 최대 3.75%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고, 2년 차엔 2.75%로, 이후 점차 폐지될 예정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앞서 3월 12일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 당시, 이 소재로 만드는 차체나 범퍼, 서스펜션 등의 자동차 부품에는 관세를 물리지 않았습니다.
소재 함량을 기준으로 추후 부과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 큰 틀이 잡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관세가 아직 발효되지 않았던 만큼 우리 자동차 기업 가운데 자동차 관세와 중복으로 부담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9일 미시간 디트로이트에서 여는 취임 100일 기념행사 전 이 같은 방침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이번 관세 완화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겁니까?
<기자> 자동차에 부과된 높은 관세 때문에 생산과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미국 내 자동차 업계와 노동계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GM과 토요타, 현대차 등을 대표하는 산업 단체 미국자동차혁신연합(AAI)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에게 “대부분의 자동차 공급업체는 갑작스러운 관세로 인한 중단에 대응할 자본이 부족하다”며 “많은 업체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생산 중단, 해고 및 파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 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자동차 관세 완화에 관한 성명에서 “이번 합의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업체들에 보상하고 미국에 투자하고 국내 제조를 늘리겠다는 약속을 표명한 업체들에게 발판을 마련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 대통령 통상정책의 중대한 승리”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런데 사실 지금 알려진 내용이 러트닉 장관이 말하는대로 투자에 대한 보상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현대차그룹처럼 투자한 기업만 특별히 혜택을 주겠다는 내용이 아니거든요.
다만 추가적인 조치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자동차 관세에 대한 일부 구제를 검토 중입니다.
현지시간으로 30일 수요일, 미국 투자를 약속한 현대차, 도요타, 엔비디아, 존슨앤존슨 등의 고위경영진 20명이 백악관에 방문할 예정이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내 투자를 강조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자동차 관세가 완화되면 국내 자동차 기업들의 영향은 어느 정도 수준이 됩니까.
<기자> 증권가에선 처음부터 25% 자동차 관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는 게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1기 때처럼 먼저 공격적인 관세율 발표한 후 미국 투자를 유도하거나 교역조건 협상에 활용할 것이란 설명이고요. 예상대로 가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산 자동차 관세가 5%로, 멕시코산은 15%로 낮아질 것이란 가정을 기준으로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이 시나리오에서 현대차는 올해 추정 영업이익의 7.5%인 1조290억원을 관세로 부담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기아는 9% 수준인 1조1160억원을 부담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자동차 부품사의 경우는 현지화율이 높은 현대모비스는 사실상 관세 부담이 없다고 전망했고요.
한국산 부품에 15%, 멕시코산에 25%가 부과되는 최악의 경우에도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완성차보다 낮은 13.8%에 불과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멕시코 매출 비중이 높은 한온시스템과 현대위아는 이 경우 부담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 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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