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똑같이 아파하게…'서해 알박기'에 '해양과학기지' 맞불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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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과학조사기지 등 검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종합정책질의에서 중국의 구조물 설치에 비례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의 질문에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실효적 대안을 검토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어 ‘중국이 이미 양식장용 구조물을 설치한 만큼 구조물을 설치해야 비례적 조치가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조 장관은 “그것은 경제적 타당성 등 다른 고려할 요소가 있다. 그것을 할지, 해양과학조사기지를 할 것인지, 또 다른 용도의 어떤 구조물을 할 것인지를 다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실효성 있는 비례적 대응 원칙을 밝혀왔지만, 고위 당국자가 구체적으로 해양과학조사기지를 대응 방안의 하나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 정부 소식통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국가안보회의(NSC)를 중심으로 수년 간 중국의 구조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해왔다. 우리도 근해 비슷한 지점에 부유식 해양과학기지를 설치하는 방안이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잠정조치수역 내에 상시적으로 해양 오염 상황을 감시할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도 또 다른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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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시설은 실익 없어 배제
정부는 중국이 PMZ 안에서 무단 운영 중인 부유식 심해 어업 시설인 선란 1·2호와 유사한 양식용 구조물을 설치하는 건 애초에 선택지에서 배제했다고 한다. 한국이 유사 시설을 만들더라도 중국이 선전하는 것처럼 실제로 연어를 대량 수확하기는 어렵다는 게 해양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중국이 해외에서 들여왔다는 양식 기술을 한국이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며, 연어 양식 경험이 없는 한국이 굳이 이런 방식을 모방할 실익도 이유도 없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무엇보다 경제성이 낮은 구상에 민간 업계가 응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중국이 설치한 서해 구조물 3기도 명목상으론 모두 민간 시설이다. 중국은 지난 23일 열린 '3차 한·중 해양협력대화'에서 서해 구조물 3기에 대한 한국 측 철거 요구를 거부하며 "민간이 투자한 시설"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물을 경고성으로 본보기 설치해봤자 오히려 중국이 선란과 같은 구조물을 늘려 나가는 명분을 제공하는 역효과만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비례 대응의 핵심은 ‘상대도 똑같이 아프게 한다’인데 실익이 없는 셈이다.
조 장관이 이날 야당의 공세에 "실효적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별개의 사안이지만 2018년 정부는 PMZ 안에 중국의 대형 부이(buoy)를 발견하고 이에 상응한 대형 해양관측용 부이를 설치했지만, 본질적 대응책은 되지 못했다.
현재로써 정부의 1차 목표는 PMZ에서 중국이 구조물을 철거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설사 정부가 PMZ와 중첩되는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해양과학기지를 비롯한 새 구조물을 설치하더라도 이는 고정식일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해양 환경에 영구적인 물리적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유엔 해양법 협약 위반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은 PMZ에서는 일방적인 현상 변경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중국 구조물 철거를 요구해왔는데, 스스로 이를 어기는 모순이 될 수도 있다.
중국 측 설명에 따르면 선란 1·2호는 수온 변화에 따라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부유식 구조물이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2022년에 석유시추선을 개조해 만든 또 다른 구조물도 영구 고정식은 아니라고 한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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