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100일 만에…119% 뛴 한화에어로, -14% SK하이닉스

올해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 동안 한국 기업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보호무역 강화 흐름 속에서 조선·방산 업종은 수혜를 입은 반면, 관세 영향권에 든 자동차·철강·전자 업종은 주가 하락세를 이어갔다. 28일 중앙일보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날까지 한국 주요 기업들의 주가 성적표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 100일새 한화오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5만1800원에서 8만9300원으로 72.4% 뛰었다. 미국의 대중 견제책과 미국 내 조선업 강화 움직임이 글로벌 불확실성을 키웠지만, 국내 조선업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한화오션은 이날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529억원) 대비 389% 늘어난 258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동종 업종인 HD한국조선해양 주가는 9.2%, 삼성중공업은 12.3% 상승했다. 이들 조선3사는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국 해운·선박 견제 조치 이후 잇달아 해외 선사와 계약 수주에 성공하는 등 호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방산 업종도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방위비 경쟁이 확대되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 트럼프 취임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37만7500원에서 82만7000원으로 119.1%나 급등했고, 현대로템(100%)·LIG넥스원(52.4%)·한국항공우주(51.9%) 등 다른 방산 기업들도 상승세를 탔다.
반면, 관세 직격탄을 맞은 업종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현대차 주가는 이 기간 20만8500원에서 18만9000원으로 9.4% 떨어졌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3조6300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지만, 증권사들은 오히려 현대차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수요의 저성장 속 주요 성장 동력이었던 미국 시장에서 관세 부과에 따른 이익 훼손과 경쟁 심화 가능성”(하나증권) 등 부정적 전망이 더 컸기 때문이다. 기아 주가도 12.2% 하락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은 ‘역대급 실적’마저 주춤하게 만들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100일 사이에 21만2000원에서 18만2000원으로 14.2% 하락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을 냈지만, 대외 여건이 주가를 떨어뜨렸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익 성장성과 수익성을 고려하면 역사적 고점을 부여해도 크게 무리가 없지만, 관세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도 “3, 4분기 이후 수요 조정에 따른 실적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외에도 LG전자(-15.6%)·LG디스플레이(-5.4%)·삼성SDI(-22.7%)·SK이노베이션(-25.9%) 등 주요 전자·배터리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수직 하강했다.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홀딩스 주가도 3.1% 하락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은 대미 수출 성적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대미 수출은 303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 줄었다. 자동차 수출이 11.2% 감소했고, 철강판도 26.5% 하락했다. 이외에 기타 기계류(-50.9%), 건설기계(-29.4%) 등에서도 감소했다. 관세 여파가 본격화된 이달 1~20일 대미 수출은 벌써 10.1% 줄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미 협상이 진행되면서 상호관세가 기존 예고(25%)보단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미 발표된 자동차·철강, 그리고 발표 예정인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에서 한국 부담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나상현·이수정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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