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통일 50주년, 캄보디아·라오스 군 퍼레이드까지 동참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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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통일 50주년 기념 공식 로고 |
| ⓒ 베트남 문화관광체육부 |
베트남 현지에서는 통일 50주년을 맞이해 시민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경제 대도시 호찌민시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시민들은 대규모 퍼레이드와 각종 문화 행사, 기념식 준비에 참여하며, 통일 이후 베트남이 걸어온 발전의 발자취를 자부심으로 삼고 있다. 특히 '통일'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되새기며, 국가의 단합과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짙게 흐르고 있다. 퍼레이드에 참여할 시민들은 대부분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행사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나타내며, 기념일을 맞아 더욱 단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이번 통일 50주년 행사를 주목하고 있다. 경제 수도 호찌민시에 거주하는 김성민(45)씨는 "통일 50주년은 베트남 사람들에게 단순한 국가 행사 그 이상인 것 같다"며 "거리 곳곳이 국기로 장식되고, 시민들 표정에서도 큰 자부심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민 사업가인 조태호(53)씨는 "퍼레이드 리허설 때문에 도로 통제도 너무 많아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지만, 베트남 국민들의 단결력과 역사의식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교민 사회에서는 최근 베트남의 경제 성장과 국제적 위상 강화 흐름 속에서, 국가 통합의 상징성을 재조명하는 분위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반응들이 대체로 많았다.
자국 군대 퍼레이드까지 동원한 이웃나라 캄보디아·라오스, 공식 방문 확정
라오스 인민혁명당 총서기 겸 라오스 대통령인 통룬 시술릿(Thongloun Sisoulith) 대통령이 이끄는 대표단은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하며, 캄보디아에서는 훈센 캄보디아인민당(CPP) 총재 겸 상원 의장이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 소식은 캄보디아의 영자 신문인 <크메르 타임스>를 통해 전해졌으며, 양국의 외교적 동향과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베트남정부는 통일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며, 특히 4월 30일 오전 6시 30분(현지시각)부터 호찌민시에서 약 1만 3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퍼레이드가 예정되어 있다.
인도차이나 전통 연대 속 현대 외교 재확인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 현 상원 의장)와 통룬 라오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단순한 기념행사 참석을 넘어, 세 나라의 정치적 관계를 재확인하는 성격을 띤다.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은 모두 과거 인도차이나 전쟁과 냉전 구도 속에서 긴밀한 연대를 유지해왔다.
특히 라오스와 베트남은 '형제국'이라 불릴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베트남은 라오스 내 공산주의 세력(라오인민혁명당) 육성에 핵심적 역할을 했으며, 1975년 이후 두 나라는 정치·군사·경제 전반에 걸쳐 '특수관계'를 유지해왔다. 물론 국경 획정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마찰이 있었지만, 이를 외교적으로 관리하면서 지금까지 동남아 지역 내 가장 안정적인 국가 간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캄보디아와 베트남 사이에는 여전히 복잡한 감정이 남아 있다. 1979년 베트남군이 캄보디아를 침공해 크메르루즈 정권을 몰아낸 사건은, 한편으로는 캄보디아를 대학살로부터 구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권 침해로 인식돼 민간 차원의 반감이 남아 있다. 이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훈센 상원 의장은 자신이 젊은 시절 베트남 망사를 통해 쌓은 인연을 바탕으로 양국 정부 간 전략적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개인적 경험과 정치적 선택이 캄보디아-베트남 관계를 일정 수준 이상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된다.
미중 경쟁 속 인도차이나 3국 외교적 균형 주목
이번 행사 참석은 단순한 축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미중 경쟁이 심화되면서 동남아 국가들의 외교적 공간이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차이나 3국의 연대는 지역 안정을 위한 중요한 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외교전문가들은 베트남이 미국, 일본 등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과의 경제 협력도 일정 수준 유지하는 절묘한 균형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는 중국에 맞서면서도, 경제 교류는 꾸준히 이어가는 전략적 노선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이를 입증한다.
라오스는 전통적으로 베트남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적극 수용하며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으로 건설된 고속철도 등 인프라가 라오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베트남과의 균형에 미묘한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캄보디아는 훈센 전 총리(현 상원 의장) 시절부터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해왔다.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는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면서, 아세안 내에서는 친중 노선을 대표하는 나라로 꼽힌다. 그러나 동시에 아세안 틀 안에서는 베트남, 라오스와의 관계도 일정 수준 유지하려는 외교적 균형을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인도차이나 3국은 과거 인연을 기반으로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중 경쟁이라는 현대적 환경 속에서 각자의 생존 전략을 세심하게 조정해 나가고 있다. 이번 베트남 통일 50주년 기념행사 참석은 그러한 복합적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 라오스, 캄보디아 국방부가 공식 초청을 받아 군인들을 파견하여 퍼레이드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는 베트남과 이들 국가 간의 국방 협력과 우호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로 평가된다.
중국의 참석 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베트남과의 외교적 긴밀함을 고려할 때, 중국이 행사에 대한 공식적인 참여를 검토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면, 한국과 미국 등 과거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국가들의 공식적인 참석 여부에 대한 정보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뉴욕 타임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미국 관리들에게 베트남의 기념행사 참석을 자제하도록 지시했다는 보도에 대해 팜 투 항 대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이 해당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북한의 참석 여부에 대한 공식 발표도 아직 없는 상황이다.
과거 인도차이나 전쟁과 냉전 시기를 거치며 형성된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 세 나라의 관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경제 성장, 외교 다변화, 미중 전략 경쟁이라는 복합적 환경 속에서 이들 3국은 전통적 연대를 유지하는 한편, 각국의 이해관계에 맞춰 외부 관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베트남 통일 50주년 행사에 캄보디아와 라오스가 고위급 대표단이 대거 참석한 것은, 세 나라가 과거의 유산을 존중하는 동시에 이웃나라들과 함께 미래 협력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분석한다. 인도차이나 3국이 과거와 현대를 잇는 외교 전략을 어떻게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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