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이구아나 집사 많은데… 법적 보호 미비해 파충류 900마리 폐사 [멍멍냥냥]

이해림 기자 2025. 4. 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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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충류의 반려동물로서의 존재감이 대중적으로 부족한 탓에 법적 보호망이 부족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반려동물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개나 고양이, 햄스터와 같은 포유류를 떠올리지만, 양서류나 파충류, 조류와 같은 특이동물을 기르는 반려인들도 많다. 특히, 도마뱀이나 이구아나, 거북이 등을 다루는 파충류 시장은 나날이 성장하는 추세다. 전국에서 파충류 박람회가 매달 3개 정도씩 개최되고, 희귀 개체의 값이 수억 원을 넘어설 정도다.

그러나 파충류의 반려동물로서의 존재감이 대중적으로 부족한 탓에 법적 보호망이 부족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에 있는 한 파충류 사육 사업장에 화재가 발생해 900마리에 이르는 도마뱀이 폐사했다. 부족한 법적 보호망이 사고 피해를 키웠다. 동물보호법상 파충류는 반려동물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의 생산·판매 등 영업을 하는 사업장에 동물의 특성에 맞는 시설·인력 기준을 요구하며 동물권 침해를 규제한다. 사업주는 화재 안전 기준에 적합한 소방 시설을 설치·관리할 의무도 진다. 그러나 동물보호법이 보호하고 있는 반려동물은 ▲개 ▲고양이 ▲토끼 ▲페럿 ▲기니피그 ▲햄스터 등 6종으로 파충류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그간 파충류 사업장에서 일명 ‘랙 사육장’이라고 불리는 촘촘한 서랍 형태의 사육장이 일정한 기준 없이 활용되거나 충분한 시설이나 관리 인력이 미비한 경우가 많았다. 소방 당국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도 렉사가 촘촘하게 설치돼 비상 상황에 동물을 대피시키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파충류와 같이 법적 사각지대에 놓인 동물을 보호하고자 환경부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를 위한 법률(야생생물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마련했다. 올해 12월부터 야생동물 생산·판매 행위 전반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법에 따라 야생동물을 20마리 이상 보유하거나 기르며 판매하는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며, 판매 또는 전달할 때 직접 전달하거나 전문 운송 업체를 통해야 한다.

다만, 동물 복지 전문가는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한국 사회에서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나 제도가 아직은 개나 고양이에 중점을 둬, 그 외 동물의 복지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이제 야생동물 관련 영업 기준이 마련되기 시작하는 만큼 법령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영업 기준과 함께 안전 관리 기준 등도 꼼꼼하게 고려해 상황이 단계적으로 개선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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