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김정현·최규현의 부상 투혼, '승패승패승패승' 안양의 좀비 축구

[풋볼리스트=안양] 김희준 기자= 선수들의 부상 투혼 속에 FC안양이 추구하는 '좀비 축구'가 제대로 빛을 발했다.
26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10라운드를 치른 안양이 제주SK에 2-1로 이겼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안양은 리그 5위(승점 15)까지 올라섰다.
안양은 2주 전인 4월 12일부터 사나흘에 한 번씩 경기를 치러왔다. 12일 포항스틸러스 원정에서 1-2로 패했고, 16일 세종SA와 코리아컵에서는 1-0으로 이겼다. 19일 수원FC와 홈경기는 3-1로 승리했고, 23일 울산HD와 홈경기는 졌다. 이번 제주전 결과에 따라 빡빡했던 4월 일정이 좋은 분위기로 끝날지, 아쉬운 분위기로 끝날지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안양은 끈끈한 조직력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안양은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울산전과 비교해 김영찬과 김다솔을 제외한 선발진 전원이 교체됐다. 그럼에도 안양은 5-3-2 수비 전형과 모따와 마테우스를 앞세운 빠른 공격으로 제주를 위협했다. 전반 13분에는 마테우스의 패스를 받은 채현우의 슈팅을 김동준 골키퍼가 위로 쳐내자 모따가 수비를 이겨내고 세컨볼을 받아낸 뒤 터닝 발리슛으로 골문에 공을 꽂아넣었다. 후반 5분 유리 조나탄에게 헤더 실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후반 16분 김정현의 공 소유에 이은 야고의 크로스를 최규현이 쇄도하면서 정확한 인사이드 슈팅으로 마무리해 2-1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날 결승골에 관여한 두 미드필더 중 김정현은 제주전 당일까지도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김정현은 수원FC전 이후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2경기 결장이 예상됐다. 안양 입장에서는 다행히 이틀 전부터 몸 상태가 빠르게 호전됐고, 제주전 풀타임 출장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관련해 유병훈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현 선수는 오늘 오전까지도 몸 상태가 100%는 아니어서 고민을 했다. 3일 동안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체크를 했고 뛸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결승골을 넣은 최규현은 울산전부터 발목 통증을 안고 경기를 뛰었다. 최규현은 동계 훈련 때부터 발목 부상으로 인해 결장과 출장을 반복해왔다. 유 감독은 "최규현 선수는 근육 부상이 아니라 발목 부상이었다. 발목은 축구 선수 대부분이 조금씩 문제를 안고 있다. 붓기는 빠졌지만 통증은 조금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두 선수를 넣을 수밖에 없었다. 에두아르도와 리영직이 상기한 일정에서 쉬지 않고 경기를 뛰는 상황이었다. 유 감독은 체력 관리를 고려해 김정현과 최규현을 복귀시킬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 유 감독의 선택은 실패로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두 선수의 활약으로 안양이 승점 3점을 챙겼다. 김정현은 경기 내내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미드필더로서 상대와 경합하고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했다. 최규현은 적재적소에 공을 잡고 순환시키며 공격 전개에 도움을 줬고 결승골을 넣으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다행히 두 선수는 큰 이상 없이 경기를 마쳤다. 김정현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몸 상태가 8, 90% 정도 올라온 것 같다며 "MRI 찍어봤을 때 이상이 없었다. 약해서 그런 거라 이겨내야 한다는 마인드였다. 나약했던 것 같다. 이겨낸 것 같다"라며 "우리 닥터 선생님들이 치료도 많이 해두고 개인적으로 따로 마사지 등 관리도 받았다"라며 빠르게 복귀할 수 있던 비결에 대해 전했다.
최규현은 기존 부상이 완벽히 회복되려면 멀었지만 추가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다. 수훈선수 기자회견에서 "지난 번에 복귀했다가 포항전 타격을 입어 인대를 다쳤다. 더 쉬어야 했는데 그보다 빨리 들어오게 됐다. 지금도 좋다고는 할 수 없는데 참고 경기를 치르고 있다"라고 밝혔다.
두 선수는 안양이 이번 시즌 주창한 좀비 축구를 정신적으로 보여줬다 할 만하다. 당연히 선수가 완전히 회복하고 경기를 소화하는 게 최상이지만, 시즌을 치르다 보면 때때로 잔부상을 안고 경기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의료진의 관리와 코칭스태프의 관찰 속에 두 선수는 이번 경기 풀타임을 소화해 팀에 승리를 안기며 스스로 유 감독에게 신뢰받는 이유를 증명했다.

안양도 리그 첫 4경기 1승 3패로 아쉬웠던 흐름을 어느 정도 뒤집었다. 리그 기준으로 '승-패-승-패-승-패-승'이다. 결과조차 '넘어질지언정 쓰러지지 않는다'라는 안양 좀비 축구를 보여주는 듯하다.
경기 중에도 쓰러지지 않으면 더욱 완벽하다. 이번 제주전에 동점골을 내주더라도 다시 앞서가는 골을 넣었듯 비길 경기를 이기고, 질 경기를 비겨야 한다. 유 감독도 "2라운드 로빈부터는 승점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김정현도 "비길 경기를 지는 건 아직 아쉽다"라며 무승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양의 좀비 축구는 K리그1에서 살아남는 법을 성공적으로 체득하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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