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임기 내 차별금지법? 이재명 "사회적 합의 필요"

복건우 2025. 4. 2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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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순회 경선 끝나고 취재진 질의응답서 "많은 부분 논쟁과 오해 있어...천천히 생각해 볼 것"

[복건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4.26 [공동취재]
ⓒ 연합뉴스
"좀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논쟁들과 오해들이 있다"며 "더 많은 대화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파면 이후 조기 대선 국면에서 이 예비후보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다.

이 예비후보는 2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3차 합동연설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 5년 내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할 생각이 있나'라는 <오마이뉴스> 질문에 "좀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하겠다"라고 짤막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다른 기자들의 질의응답이 진행된 이후 이재명 경선 캠프 대변인인 강유정 민주당 의원이 "이 정도로 질문을 마무리하겠다"라며 백브리핑을 마치려고 하자, 이 예비후보는 차별금지법을 다시 한번 언급하며 추가 설명을 내놨다.

"차별금지법, 이런 의제들에 대해 말씀들을 자주 하시는데 차별이야 없는 것이 당연하죠. 그런데 그런 문제들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논쟁들이 있습니다. 오해들도 있고. 더 많은 대화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김경수·김동연 예비후보가 차별금지법에 대해 밝힌 유보적 입장과 결을 같이한다. 두 후보는 지난 21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각각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제정해나가야 한다고 본다"(김경수), "법률 제정은 아직 이르다고 본다"(김동연)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 중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한 후보는 현재까지 권영국 정의당 후보와 김재연 진보당 후보뿐이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대선 후보 시절 때도 차별금지법 제정이 '사회적 합의 사안'이라고 얘기했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2022년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와 한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해야 한다고 본다"라면서도 "사회적 합의라고 하는 얘기를 (제정을) 미루는 요소로 쓰기도 하지만 저는 실제로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인권위 권고 19년째... 차별금지법과 민생 분리하는 민주당

이 예비후보와 민주당은 그동안 차별금지법을 민생과 당면 정치 현안과 분리하면서 국회 차원의 차별금지법 논의와 추진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해 10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 "훨씬 시급하고 중요한 당면 이슈들이 넘쳐난다"라며 "아직 발의도 안 된 가상의 법을 두고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일은 없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차별금지법 두고 민주당 "훨씬 시급하고 중요한 이슈 넘쳐나" https://omn.kr/2aqcd)

당시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동성결혼 합법화와 차별금지법에 대한 당 입장을 묻는 <오마이뉴스> 질문에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 상황이고 그걸 어떻게 잘 토론하고 정리해 나갈 것인가는 정치권과 사회·종교계를 포함해 모든 주체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이지,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의 유보적 입장은 최근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민주당 인권위원장과 최고위원을 맡았던 주철현 의원은 지난 2월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차별금지법보다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이라며 "민주당은 차별금지법을 추진한 적이 없고 추진하고 있지도 않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최우선 과제는 내란 위기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이고 교계의 반대가 극심한 차별금지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이후 2월 26일 조 수석대변인은 국회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묻는 질문에 "차별금지법 논의는 당내에서 진행되고 있지 않다"라며 "22대 국회가 구성되고 공식 입장을 논의하거나 정리한 게 없다. 당내엔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혼재돼 있다"라고 답한 바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별·장애·성적지향·출신국가·인종 등을 근거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다. 인권위는 2006년 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했고, 지난해 6월에는 22대 국회에 차별금지법 법제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2023년 1월 한국 정부에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개선 등을 권고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법안', '평등에 관한 법률',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안'이라는 이름으로 4건이 발의됐으나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번 22대 국회에선 발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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