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이희준·문혜인, 전주국제영화제서 연출자로 시선 전환 [D:영화 뷰]
배우에서 감독으로. 연기와 연출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의 도전이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어진다. 올해 코리안시네마 섹션에는 배우 이정현, 이희준, 문혜인의 연출작이 초청돼, 배우로서 축적한 경험이 어떻게 창작의 동력으로 전환됐는지, 또 감독의 시선으로 기존 연출자들과는 다른 감정의 결을 어떻게 빚어냈는 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배우가 감독을 겸하는 흐름은 이미 국내외 영화계에서 익숙한 움직임이다. 김윤석·이정재·하정우·이제훈·박정민·손석구·최희서 등 다양한 배우들이 연출에 도전, 단편이나 독립영화를 통해 자신만의 시선과 감각을 확장하려는 시도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역시 이 같은 양상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초청작들이 의미를 갖는 지점은, 배우 출신 연출자들이 전주국제영화제라는 실험적 플랫폼에 진입하며, 자신의 시선을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했는 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데 있다. 단순한 커리어 확장이 아니라, 연기를 통해 체득한 감정의 언어를 연출로 어떻게 전환시켰는 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정현의 첫 연출작 '꽃놀이 간다’는 암 말기 어머니와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삶의 가장 슬픈 순간에 '꽃놀이'라는 테마를 가져온 설정이 눈에 띈다.
이희준은 각본과 연출을 겸한 '직사각형, 삼각형'으로 두 번째 연출작을 선보였다. 가족모임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오래된 갈등이 서서히 드러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한정된 장소 속에서 배우들의 밀도 있는 감정을 끌어낸 점에서 주목된다. 연극적인 리듬과 현실적인 정서가 공존하는 방식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문혜인은 전작 ‘트랜짓’(2022)으로 전주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번에 '삼희: 더 어드벤처 오브 쓰리 조이스'(삼희 : The Adventure of 3 Joys)를 다시 전주에 올렸다. 이 작품은 수중 사고 이후 번아웃에 빠진 배우 혜림이 양주로 이주해 ‘삼희 아파트’를 통해 고립된 일상에 작은 모험을 시작하는 이야기로 자아 해방과 지역성이라는 주제를 실험적으로 풀어냈다는 전주국제영화제 측 평이다. 배우로서 체득한 감각을 독립영화적 형식 안에 녹여내며 고유한 스타일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창작자 중심과 형식 실험을 중시하는 영화제로, 화제성보다 작품의 독립성과 완성도에 방점을 찍어왔다. 이번 초청 역시 '배우 겸 감독'이라는 이력보다는, 각 연출자가 만들어낸 서사적 밀도와 장르적 실험, 연출적 감각에 대한 평가로 해석할 수 있다.
연기에서 연출로 나아가는 배우들의 움직임은 개인의 창작 영역을 넓히고, 산업 내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흐름이다. 이러한 시도가 창작 구조 안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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