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르 에이전트 체포" 맨유 첼시 운명 바꾼 '수백만 파운드 뒷돈 거래 확인'

한준 기자 2025. 4. 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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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아자르(벨기에 축구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에이전트의 부정 행위가 없었다면 에덴 아자르는 첼시의 레전드가 아니라 알렉스 퍼거슨 감독 체제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도 있었다.


2012년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벨기에 천재 미드필더 에덴 아자르 영입을 눈앞까지 두고 있었다. 프랑스 릴과 이적료에 합의했고, 아자르 개인 조건까지 모두 맞췄다. 그러나 이적은 막판에 물거품이 됐다. 이유는 단 하나, 당시 에이전트였던 존 비코가 요구한 '비밀 수백만 파운드'의 뒷돈 때문이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비코는 맨유 측에 "구단 명의로 100만 파운드, 구단주 명의로 수백만 파운드를 따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 요구는 공식 회계에서 제외되고 UEFA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회피하는 방식이었다. 맨유는 이를 단칼에 거절했고, 결국 아자르의 맨체스터행은 무산됐다. 당시 아자르가 이러한 요구를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황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비코는 다른 구단과의 협상을 시작했고, 마침 챔피언스리그 우승 직후였던 첼시가 아자르 쟁탈전에서 승리했다. 아자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첼시 이적을 직접 발표했고, 이적료는 약 3,200만 파운드(약 612억 원)로 알려졌다.


사실 맨유는 이 해 여름 아자르를 영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당시 유소년 책임자였던 지미 라이언은 아자르가 15살이던 시절부터 릴에서 그를 지켜봤고, 퍼거슨 감독 또한 2012년 3월 리옹과의 경기를 직접 보러 프랑스까지 날아갔다. 이 경기는 맨유가 웨스트 브롬과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그만큼 맨유는 아자르를 '그 여름의 핵심 영입'으로 점찍고 있었다.


하지만 이적이 좌절되면서 퍼거슨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신지 가가와로 눈을 돌렸고, 가가와는 아쉽게도 맨유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다.


아자르가 첼시에 입단한 이후의 행보는 모두가 알다시피 찬란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2회 우승, 유로파리그 2회 우승, 2014-2015 시즌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며 세계 최고의 윙어로 군림했다.


한편, 당시 뒷돈을 요구했던 존 비코는 이후 다수의 금융 범죄 혐의로 벨기에 당국에 수배됐다. 2023년 아랍에미리트 후자이라에서 체포돼 지난해 10월 벨기에로 송환됐고, 현재 자금세탁과 문서 위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그의 이름은 '키프로스 컨피덴셜' 문서에서도 언급되며,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한 조세회피처 회사가 2013년 비코에게 약 700만 유로를 두바이 회사를 통해 지급한 정황이 드러났다.


프랑크 리베리를 발굴한 인물로 유명한 에이전트 비코는 결국 2014년 아자르과 대리 관계를 끝내고 결별한 바 있다.


에덴 아자르(왼쪽, 당시 첼시). 게티이미지코리아

첼시는 아자르뿐 아니라 윌리안, 사무엘 에토오 등 2010년대 초반 여러 이적에서 비슷한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이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23년 UEFA는 첼시의 과거 FFP 위반에 대해 약 1,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했고, 현 구단주인 토드 보엘리 체제는 아브라모비치에게 지급할 인수금 중 1억 5천만 파운드를 보류하며 조사에 대비하고 있다.


첼시는 공식 입장에서 "새로운 구단주는 인수 절차 중 과거 재무 보고의 불완전성을 인지했고, 모든 규제 기관에 자진 보고했다"며 투명성과 협조의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나 첼시의 이전 구단주였던 아브라모비치나, 이적 실무를 담당했던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이아는 이번 의혹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때 맨유 유니폼을 입을 뻔했던 아자르. 그러나 축구판의 어두운 뒷거래는 그의 미래를 런던으로 이끌었고, 맨유는 오랜 시간 그를 놓친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이 이적 비화는 단순한 영입 실패가 아니라, 축구 이면의 복잡한 권력과 돈의 흐름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한 편의 드라마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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