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24시간 따라다니며 돈에 대한 생각 확 달라졌죠"
[이영광 기자]
지난 9일부터 EBS와 E채널에서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12부작)가 시작됐다. EBS와 E채널이 공동 제작하는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는 부와 성공을 이룬 '진짜 부자'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삶과 철학, 성공 비결을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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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 제각진인 E채널의 박소현 PD, 그리고 EBS 한가름, 김민지, 김동영 PD |
ⓒ EBS 홍보부 제공 |
-방송 나간 후 반응은 어떤가요?
한가름 PD(이하 한): "첫 방송부터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첫 회 최고 시청률이 2.1%가 나왔을 정도로 주목을 많이 받았어요. 부자나 부에 관한 이야기가 요즘 사람들이 관심있어 하는 주제였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소셜 미디어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어요."
-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는 어떻게 기획한 프로그램인가요?
김민지 PD(이하 민): "작년에 이 프로그램 기획을 시작했어요. 우리 모두 돈에 대한 관심이 참 많잖아요. 누구나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죠. 그 때 문득 '진짜 부자'란 어떤 사람인가를 질문해 보게 됐어요. '우리는 얼마를 벌어야 행복할까?', '돈이란 어떤 의미일까?' 이런 다소 철학적일 수 있는 질문에 대해 성공한 부자의 답을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았어요. 우리 사회에서 부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고요. 그 길에 E채널도 합류해 함께 기획을 도모해 왔습니다."
민: "<곽준빈의 기사 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이 ENA와 같이 공동 제작 했던 경험이 있지만 기획 단계부터 같이 공동 제작을 시작한 케이스는 저희가 처음인 것 같아요. 시너지가 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게, EBS가 교양적인 강점을 가지고 제작한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제작하면 좋은 거잖아요. E채널은 예능 콘텐츠에 굉장히 특화돼 있는 채널이죠. 어떻게 보면 교양과 예능의 시너지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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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영 PD |
ⓒ EBS 홍보부 제공 |
김동영(이하 동): "확실히 콘텐츠 문법 자체가 다르니까 낯선 것도 있는데 평소에 즐겨보던 예능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저희 입장에서 큰 기회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저는 예능 제작이 처음이라 제작 단계부터 많이 충격을 받았었어요. 기획 단계부터 다큐 준비할 때와 예능 준비할 때가 너무 다른 거예요. 근데 막상 제작하다 보니까 예능과 교양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생각도 또 들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재미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 예능과 교양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나요?
박소현 PD(이하 박): "예전에 예능은 웃음으로 소구하려는 목적성이 강했다면 지금은 웃음에서 뭔가를 얻고 싶어하는 욕망이 더 커진 것 같아요. 그래서 예능도 뭔가 사람들에게 우리의 말을 전파하는 방법으로 예능과 교양을 적절히 섞어서 내보내는 게 요즘의 트렌드인 것 같습니다."
- PD님들은 프로그램 준비하면서 누가 '진짜 부자'라고 생각하세요?
동: "섭외하면서 (출연자에게) 선생님은 부자라 생각하시냐고 물어보고 저희끼리도 어떤 사람이 부자일지 고민 많이 해보잖아요. 제 나름대로 고민 해본 것으로는 인생에서 무언가를 선택할 때 돈에 구애를 안 받는 사람이 부자인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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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현 PD |
ⓒ EBS 홍보부 제공 |
민: "부자를 다룬다고 하니 돈 잘 버는 방법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냐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아니에요. 오히려 부자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인생에서 이분들이 가져온 삶에 대한 철학이나 가치관 같은 것이, 물질적인 부분보다 더 위대하다고 느껴질 때가 굉장히 많거든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철학과 지혜 등 우리에게 들려줄 수 있는 좋은 이야기들을 가진 부자를 찾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숫자로 증명되는 부자가 아니라, 삶의 가치로 증명되는 부자가 '진짜 부자'인 것 같습니다."
-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있죠. 차별화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 같은데.
동: "보통 돈에 대한 콘텐츠를 다루면 돈 버는 법 같은 걸 다룬다고 생각하시잖아요. 근데 저희는 성공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는 인생의 인사이트나 관점 등도 배울 수 있어요. 그것이 다른 콘텐츠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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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지 PD |
ⓒ EBS 홍보부 제공 |
민: "서장훈씨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국보급 센터 농구선수였고 지금은 또 연예인으로서 대중들에게 굉장히 사랑 받고 있죠. 하지만 그게 절대 한 순간에 이루어진 게 아니라 치열하게 자기 관리 하고 노력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성공한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또 다른 의미의 '이웃집 백만장자'인 거예요. 그런 분이 진행자로 나서면 우리가 만나게 될 백만장자들의 이야기에 조금 더 공감하고 몰입하고 교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섭외하게 됐어요."
- 제작 발표회 때 출연진 섭외가 어려웠다고 하셨는데.
민: "섭외가 제일 어려웠어요. 물론 모든 프로그램 섭외가 어렵지만, 특히나 부자 섭외는 난이도가 훨씬 높았어요. 왜냐하면 이분들은 자기가 갖고 있는 자산을 일정 정도 노출해야 되는 거잖아요. 특히나 저희는 숨은 백만장자들을 발굴하는 거다 보니, 방송에 한 번도 출연 안 하셨던 분들도 꽤 있고요. 이 프로그램이 자산의 규모만을 부각시키는 프로그램은 아니잖아요. 부자의 성공 스토리가 시청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고 그런 이야기들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겠다고 하는 저희 의지를 굉장히 많이 피력했어요. 그 진심을 읽어주셨고, 결국 마음의 문을 열고 출연해 주신 것 같아요."
- 녹화할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동: "저는 '와플대학' 편을 연출했어요. 주인공 분하고 신촌 지역을 간 적이 있거든요. 이분이 옛날에 노점상 하셨던데를 살펴보자는 마음으로 갔었는데 현장에 막상 도착하니까 이분이 장사했던 시절을 생각하시면서 눈물을 글썽거리시더라고요. 예상치 못했던 의외성을 현장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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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름 PD |
ⓒ EBS 홍보부 제공 |
민: "부자가 될 수 없겠다는 걸 깨달았어요(웃음). 물론 저희도 나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부자들을 보고 있으면 경이롭다고 해야 되나요? 그분들이 걸어온 인생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고 위기의 순간에도 현명하게 돌파해 가셨어요."
박: "그분들 인생에 약간의 공통점들이 있더라고요. 본인이 어떤 일이든 시작했을 때 그 일을 일반적인 보법으로 하지 않으셨어요. 내가 지금 당장 돈이 없는 거에 좌절하지 않으셨던 부분들이 있었어요. 저는 너무 핑계 대면서 살지 않았나란 반성도 많이 했어요. 누구나 시작점이 다르잖아요. 어떻게 보면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시점은 누군가 정해주지 않고 내가 개척해 나가야 된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동: "부자에 대해 오해가 많아요. 원래 태어날 때부터 부자일 것이라거나 아니면 운이 단순히 좋아서 돈을 벌었을 수도 있다는 오해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근데 그런 걸 다 떠나서 이분들도 저희랑 완전히 동떨어진 세계에 살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저희랑 똑같은 보통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요?
박: "저희는 우선 12부로 첫 시즌을 시작했는데, 다른 출연자들을 섭외할 수 있는 길이 많이 열릴 것 같아요. 백만장자 분들이 방송을 보고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괜찮겠다'고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이 방송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신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더 많은 부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앞으로 레귤러로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요. 다양한 부자들을 만나기 위한 여정을 계속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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