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높이 160m'...제주도 고도 완화, 원도심 해결책 될까
'상권 쇠퇴.공동화현상' 원도심 상업지역 40층까지 허용
"도시관리측면 새로운 접근"..."한라산 조망, 경관 훼손 우려"

제주특별자치도가 24일 공개한 '제주형 압축도시(Compact city) 조성을 위한 고도관리방안'은 30년간 유지해 온 고도지구 규제를 대폭적으로 완화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고도 제한의 빗장을 30년만에 풀겠다는 것이다.
고도제한 완화는 도시계획 공간 전역을 대상으로 하나, 신제주권과 더불어 원도심권에 집중된 상업지역에 대해서는 최고 160m(40층)까지 허용한다는 구상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는 이러한 고도완화가 체계적 도시관리 차원 뿐만 아니라 원도심 활성화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과 역작용 측면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 새롭게 구상된 고도관리 방안, 주요 내용은?
현재 제주도가 검토 중인 고도관리방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다소 파격적 수준이다. 문화유산보호구역과 비행안전구역 등 필수지역만 현행과 같이 유지하고, 나머지 고도지구는 전면 해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고도 관리 정책에 있어 지금까지는 고도지구를 통한 건축물 높이 규제가 이뤄져 왔다. 행정시별.지역별.용도지역별 차이는 있으나, 제주시 동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주거지역은 15~45m, 준주거지역은 35~45m, 상업지역은 35~55m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용도지역과 상관없이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최대 140%까지 완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이번에는 종전과 비교해 대폭적으로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시됐다.
새로운 고도관리 방안은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에 대해 '기준 높이'와 '최고 높이' 이원화 체계를 도입해 적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준 높이'는 현재 용도지역 최고높이로 개별법에 의한 건축이 가능한 높이를 말한다. '최고 높이'는 한라산 조망, 비행안전구역, 적정 건폐율 건축계획, 타 도시 사례 고려한 최고높이 설정을 의미한다.
이 경우 '기준 높이' 범위에서는 별도의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없이 건축이 가능해진다.
개편안에서는 '기준 높이'를 △주거·준주거지역 45m △상업지역 55m로 제시했다. 이 범위 내에서는 별도의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없이 건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고 높이'는 △주거지역 75m(25층) △준주거지역 90m(30층) △상업지역 160m(40층)로 제시됐다. 물론 최고 높이로 건축하기 위해서는 완화 심의 또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전제돼야 한다.
제주도내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대부분이 고도지구로 지정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개편안은 고도 제한 규제가 일거에 풀리게 된 것이다.
현재 해안변에서 한라산 3부능선 조망은 50~150m, 제주공항 비행안전구역 높이제한은 10~220m, 주건지역 적정 건폐율 건축계획 높이는 75m 내외이다. 타 지자체 용도지역의 높이제한 사례는 25층~50층이다.
고도지구는 1994년 제주도 종합개발계획과 1996년 경관고도 규제계획에 따라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됐으며, 30여년간 유지돼 왔다.
지난 해 12월 말 고시된 '2030년 제주시, 서귀포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에 따르면, 도내 주거․상업지역 261개소(62.3㎢) 중 83%인 51.7㎢가 고도지구로 지정됐다. 이는 전국 평균(7.8%)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주거지역 219개소(55.7㎢)와 상업지역 42개소(6.6㎢)가 있다. 고도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나머지 지역은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건축물 높이가 관리되고 있다.
이번 고도관리 개편이 이뤄질 경우 주거지역에서도 최대 25층, 준거지역지역에서는 최대 30층, 그리고 상업지역에서는 무려 40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 이번 개편안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고도 완화의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된 곳은 상업지역이라 할 수 있는데, 도내 상업지역(42개소 6.6㎢)은 신제주권(연동.노형동 상권)을 제외하면 원도심에 집중돼 있는 점이 주목된다.

◇ 용적률 낮추되, 지구단위계획 통해 인센티브 제공
이번 새로운 도시관리 방안에는 대규모 건축물에 대한 관리체계도 포함됐다.
용적률은 인센티브제 활성화를 위한 '기준, 허용, 상한' 3가지 유형의 용적률 체계를 도입한다.
기준용적률은 입지여건을 고려해 용도지역 용적률 범위 이내에서 정하는 용적률, 허용 용적률은 기준용적률에 인센티브제 용적률을 추가하는 것, 상한 용적률은 허용용적률에 공동시설 설치 및 제공시 추가하는 용적률을 말한다.
100세대 이상이거나 대지면적 3000㎡ 이상 공동주택, 주거복합‧숙박시설(5000㎡ 이상) 등은 조례상 용적률을 낮추고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인센티브가 부여되는 대상은 녹지 및 보행공간, 녹색건축물, 지능형 건축물, 재생에너지 및 임대주택 등이다.
이러한 사항을 적용할 경우 현행 250%인 용적률을 적용받는 2종 일반 지역에서는 기준용적률은 230%로 강화되는 반면, 허용용적률은 250%로 현행과 같고, 여기에 공공시설 설치나 기부채납 시 추가 완화하는 상한 용적률이 적용된다.

◇ 스카이라인 재설정, 기대 효과와 과제는?
이번 고도관리 방안은 2023년 11월 도시기본계획에서 고밀‧복합형 압축도시(Compact city)를 도시관리 방향으로 설정하고, 지난해 5월부터 진행해 온 '압축도시 조성을 위한 고도관리방안 수립용역'에서 제시된 내용이다.
제주도는 "도내 광범위한 고도지구 지정은 낮은 스카이라인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으나, 일부 도시관리 해결 과제도 함께 나타났다"면서 "건축물 높이 제한으로 도심 내 고밀도 개발이 제한되면서 상대적으로 지가가 저렴한 녹지와 비도시 지역으로 개발 수요가 이동했고, 이 과정에서 외곽의 자연환경 보전 문제와 기반시설 확충에 따른 도시 관리비용도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도심 내 재개발 활성화가 어려워지면서 원도심은 인구가 빠져나가고 상권이 쇠퇴하는 공동화 현상이 심화돼 제주 도시관리 측면에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게 됐다"면서 이번 관리방안이 원도심을 활력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창민 제주도 15분도시추진단장은 "이번 고도관리방안으로 도시 외연 확산을 방지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기존 시가지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원도심 인구 유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가 촉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도가 생각하는 기대효과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이다. 하나는 원도심 지역의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인구 유입과 더불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 다른 하나는 그리고 '압축도시' 조성을 통해 택지개발 등으로 도시 외연이 평면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자연환경 보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 도심권 외곽지역으로 택지 개발 등이 확장되고 있고, 첨단과학단지 및 중산간 등으로 개발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압축도시'와 같은 형태의 도시관리 방향도 일정부분 명분은 있다.
원도심 지역의 구역을 중심으로 한 재개발 내지 재건축에 대한 논의는 탄력이 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원도심 지역에 고층 빌딩이 한라산 조망권의 문제와 경관 훼손 논란, 그리고 정주권 훼손 및 도시 정체성 약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앞으로 논의 진행과정에서 경관 관련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고도관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원도심 지역의 부지 매입이 쉽지 않은 상황 등을 감안하면 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투자자가 선뜻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고도 완화가 답보상태에 있는 원도심 문제를 풀어나가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에 의문도 제기된다.
이창민 단장은 "주거.상업지역 내 주요 경관축과 경관구역 설정 등 지역 여건에 맞는 시가지 경관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도시관리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고도지구 해제에 따른 도시경관 저해 우려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책도 함께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번 고도관리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내년에는 고도지구 해제, 용적률 조정 등 도시관리계획 정비와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추진해, 2027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28일부터 5월 19일까지 도민 의견을 수렴하고 6월 중 전문가 토론회 및 도민 설명회를 통해 최종안을 확정해 나갈 계획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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